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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람들의 죄로 인해 아파하시는 하나님

정현욱 | 2019.04.10 11:46
사람들의 죄로 인해 아파하시는 하나님 너와 네 온 집은 방주로 들어가라/김지찬/생명의말씀사/정현욱 편집인

사람들의 죄로 인해 아파하시는 하나님


들어가면서 

 

2성전 문헌 중의 하나인 에녹서를 보면 거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타락한 천사들이 사람의 딸들과 관계하여 거인들이 탄생한다는 이야기다. 창세기 6장을 근거하여 묵시적 상상력을 동원해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천사들은 헤르몬 산에서 회집하여 동맹을 결성하고 지상 세계에 내려온다. 그들은 인간의 딸들과 결혼하여 거인을 낳고, 인간들에게 의료지식과 저주를 가르친다. 그 외에도 많은 지식을 전수해 주어 인간 문명이 발달하는 토대를 제공한다. 여인들이 낳은 거인들은 땅의 모든 열매를 먹어치우므로 더 이상 그들을 키울 수 없게 되고, 거인들은 사람들을 잡아먹고 포악한 행동을 하기에 이른다. 결국 세상은 다시 심판 아래 놓이게 된다. 경건한 신자라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신화적 이야기인데도 노아의 홍수와 관련된 고대의 이야기는 유대문헌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영화로도 몇 번에 걸쳐 제작된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이번에 출간된 김지찬 교수의 이 책은 이전의 노아 홍수에 관련된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저자는 화란 유학 때부터 가졌던 언약 신학(Covenant Theology)’과 현대 신학계가 관심을 갖고 살피는 시초론(protology; 1-11)’ 때문이라고 밝힌다. 시초론은 고대의 사건을 살펴봄으로 궁극적으로 종말에 대한 이해를 얻으려는 것이다. 종말은 다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지표를 잡아주기 때문에 중요한 신학적 주제가 된다. 더 나아가 노아의 홍수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노아에 대한 바른 이해를 추구하고자 저술한다고 밝힌다. 신약의 저술가들은 예수님의 입을 통해 노아의 때가 이미 도래했으며,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심판의 선고된 종말의 시기에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축복과 저주의 갈림길 사이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이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노아의 내러티브를 읽어 가면서 생길 수 있는 질문을 22개로 만들었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서술해 나간다. 필자는 모든 질문과 답을 정리하지 않고 몇 가지 중요한 이슈를 정리하고 평가하려고 한다.

 

하나님은 후회할 수 있는가?

 

아마 노아 홍수 사건을 시작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하나님이 후회하시는 장면이다.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적 이야기라면 넘어갈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후회하신다는 이야기는 심각한 신학적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만드시고 죄를 범하니 후회하신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저자는 두 번째 질문으로 이 문제와 직면한다. 먼저 하나님이 진노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나님의 진노를 표현하는 아프헤마라는 동사가 노아 내러티브 안에서 나오지 않으며, 진노하셨다는 개념도 없다. 그럼, 하나님은 죄지은 인간들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품지 않으셨을까? 저자는 진노가 아니라 후회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들의 악을 보시고 한탄(나함)하시고, 마음에 근심하신다. 한탄을 한글개역은 후회하셨다고 바꾸어 번역했다.

 

존 월튼이 고민한 것처럼 하나님의 한탄(후회)는 심판을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난제이다. 이것은 단순히 신인동형론적표현일 뿐일까? 저자는 이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한탄을 뜻하는 나함을 살피면서, 그 단어가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꾸셨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그것 역시 난제다. 하나님의 뜻이 바뀐다는 것은 섭리와 작정 등의 모든 신의 속성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1529절에서 하나님은 변개(나함)치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기자는 왜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꾸셨다고 말하는가?

 

하나님의 작정은 변하지 않으나, 섭리는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죄를 지을 때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하나님은 뜻을 돌이켜(나함) 그들을 용서하신다. 저자는 그 근거로 요엘서 213-14절과 요나서 39-10절을 제시한다.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시고(나함) 그 진노를 그치사 우리가 멸망하지 않게 하시리라 그렇지 않을 줄을 누가 알겠느냐 한지라 하나님이 그들이 행한 것 곧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사(나함)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니라(3:9-10).

 

하나님은 요나에게 사십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멸망당할 것이라고 선포하라고 하신다. 그런데 느니웨 백성들은 혹시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내릴 심판을 바꾸실(나함)지 모른다며 회개한다. 하나님은 그들의 회개를 보시고 뜻을 돌이키신다(나함). 4장으로 넘어가면 이러한 하나님을 향하여 분노하며 실망한다. 뜻을 돌이키시는 하나님을 알기 때문에 다시스로 도망가려 했다고 토로한다. 하나님의 작정은 변하지 않으나, 섭리에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탄이나 후회보다는 중립적으로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셨다’(82)라고 번역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는 여기는 끝내지 않고 좀 더 깊이 하나님의 돌이킴을 탐색한다. 비록 하나님께서 중립적으로 뜻을 바꾸셨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탄이나 후회를 제거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다. 나함이란 단어가 정서적인 고통이나 약함을 경험한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83).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보시고, 진노하시기 전에 아파하시고, 근심하신다.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죄악과 인간의 사악한 생각에 대해 마음에 고통을 느끼고 근심하는 분’(85)이시다.

 

하나님이 아픔은 골고다의 길에서 절정을 이룬다. 저자는 노아홍수에서 갈보리 산상에서 절정에 달했던 하나님의 고난의 시작’(86)을 본다는 헬무트 틸리케의 묵상을 끌고 온다. 그렇다. 하나님의 고통은 십자가의 사랑으로 치환된다. 기타모리 가조는 하나님의 아픔에 대해 이렇게 역설한다.

 

하나님의 아픔 속에 들어갈 때, 우리 자신은 자기 죄의 참모습에 대해 각성하고, 자기를 미워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때 하나님 자신은 이러한 우리를 진실하게 한결같이 사랑하고 계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아픔의 영역도 꿰뚫고 하나님의 아픔도 잊어버릴 정도의 한결같은 사랑이다”(기타모리 가조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 새물결플러스, P.150).

 

뜻을 돌이키신 하나님은 오류가 아니라 사랑이며, 변덕이 아니라 긍휼이다. 노아 홍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하나님은 언제나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애가 크신 하나님’(79)이시다. 어쩌면 하나님의 한탄은 인간을 사랑하시지만 그들의 죄로 인해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초대장일 수 있다.

 

노아 홍수의 정경학적 의의

 

한 가지의 주제를 더 살펴보자. 저자는 8장에서 노아 홍수가 지역적인가 전 지구적인가를 다룬다. 그러나 제목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노아의 홍수가 갖는 신학적 의미를 다룬다. 창조과학에 한 발자국이라도 디뎌본 사람이라면, 아니 창조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이들을 가까이 둔 사람이라면 노아의 홍수 사건이 얼마나 큰 논쟁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젊은 지구론을 비롯해, 화석, 지층의 연대 등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들먹이며 노아의 홍수 사건이 역사적 사건인 것과 전지구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캐럴 힐 등이 공저한 <그랜드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새물결플러스)에서는 많은 사진과 함께 지질학적 관점에서 노아의 홍수를 추론한다. 그런데 그렇게 성경을 읽는 것이 옳을까? 성경은 과학이 아니라고 하면서 유독 과학적 관점으로 노아의 홍수를 바라보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성경이 말하고자하는 맥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아의 홍수 사건에 대해 저자는 우주적인 혼돈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창조 질서의 해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우주적 홍수를 선포하는 담교적 담론’(253)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과학이니 비과학이 하는 성경 외의 관점에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성경의 언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노아의 홍수는 일반적인 비가 아니라 특별한 비(게솀)가 내린다. 비만 내린 것이 아니라 깊음(테홈)의 샘이 터지고, 하늘의 창문이 열렸다. 깊음(테홈)이란 단어는 창세기 1:2에 기록된 깊음과 동일한 단어다. 이 단어는 창조 시에 땅을 덮고 있었던 원시의 바다 혹은 태고의 혼돈의 물’(255)을 가리킨다는 것이 학자들의 정설이다. 궁창을 만드시고 위의 물과 아래의 물로 나뉜 창조가 다시 하나로 합해지는 사건이 바로 노아의 홍수인 것이다.

 

인간의 죄악들은 하나님의 창조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창조가 무질서 질서로, 공허에서 충만으로 나아갔다면, 노아의 홍수는 정확하게 그 반대로 역행한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정확하게 창조의 순서로 창조를 해체하시는 하나님의 무서운 손길’(263)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로 인해 아파하실 뿐 아니라 피조된 세계를 기꺼이 해체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계신다. 역으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하나님은 오직 인간을 위해 세상을 창조하셨고, 창조의 영광으로 여기고 계심이 분명하다. 또한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든지 임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노아의 홍수가 전환점을 맞이하는 부분은 81절에 기록된 하나님의 기억이다. 하나님께서 노아를 기억하심으로 불어났던 물은 줄어들기 시작하고 마침내 방주는 땅에 바닥을 내린다. 구원은 하나님의 기억을 통해 시작된다. 출애굽기에서도 하나님은 족장들과 맺은 언약을 기억’(2:15)하심으로 구원을 시작하신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자 태초에 불었던 바람(루하흐)이 다시 불기 시작한다(8:1). 지나간 세상을 심판하셨지만 방주에 있는 노아의 가족과 동물들을 기억하심으로 혼돈으로 돌아간 세상을 다시 새롭게 재창조’(289)하신 것이다.

 

나가면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가 출판되기 이십 년도 더 오래 전에 김지찬의 <언어의 직공이 되라>가 출판되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수년 후에 필자는 그 주인공 밑에서 구약을 공부했고, 성경을 읽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씩 배워나갔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구약신학을 전공했을 것이다. 히브리어가 갖는 독특성과 신비로움 때문이다. 헬라어가 과학적이고 치밀하다면, 히브리어는 서정적이며 묵시적이다. 이 책은 다시 한 번 언어의 직공이 무엇인지? 왜 언어의 직공이 되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신화적 상상으로만 치부했던 노아 홍수는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지식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긍휼과 아파하심을 읽게 도와준다. 삶의 맥락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이 현재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확하게 짚어 준다. 몇 달 전에 출간된 <룻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감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그보다 더 깊고 웅장한 노아 홍수의 이야기로 초대되어 기쁘다. 노아 홍수의 이야기를 깊게, 그리고 즐겁게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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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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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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