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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정현욱 | 2018.11.22 12:59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손성현/포이에마/정현욱 편집위원

모순의 인간, 그대로 사랑하기


 톨스토이의 글이 집에서 기르는 소라면, 도스토옙스키의 글은 야생의 코뿔소이다. 다듬어지지 않는 글, 길들일 수 없는 삶의 처절한 민낯, 포효하는 포식자들이 난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버젓이 신사의 영혼을 지배하는 곳이다. 생존을 위해 글을 썼다. 아니 놀음과 술을 위해 글을 팔았다. 그는 결코 거룩하지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않다. 작부(酌婦)의 음탕함을 숨기지 않고 글로 토한다. 역겨움과 섬뜸함을 참아내지 않으면 읽어낼 수 없다. 이것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다. 빚을 갚기 위해, 자연의 연인을 위해 미친 듯이 글을 썼다. 오타는 얼마나 많았던지, 편집자들은 원고를 수정하고 교정하기 위해 적지 않은 애를 먹어야 했다. 퇴고되지 않은 도스토옙스키의 글, 그렇기에 야생의 짐승처럼 사람들을 휘몰아쳐 간다. 석영중은 도스토옙스키의 이러한 면을 추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한 권의 책을 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그를 천재 작가가 아니라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지구에 몇이나 될까? 반백 살이 가까워 오는 나이지만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도스토옙스키를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 칼 라너의 통찰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폭탄을 던진멋진 사나이 칼 바르트의 친구이며, 그와 함께 변증법적 신학을 발전시킨 인물이자 영혼 돌봄의 개념을 정립하여 목회상담의 이론적인 단초를 놓았던 인물이다.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의 책은 원시적 밀림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길로 인도하는 원주민과 같다. 그는 나의 손을 끌고 거침없이 도스토옙스키의 밀림 속으로 이끌어 간다.

 

작년 큰맘 먹고 읽기 시작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백 쪽도 되지 않는 분량 속에 수십 명의 등장인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름을 수첩에 메모하고 싶은 충동을 수십 번 느꼈다. 아마도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충동일 것이다. 수년 전 <죄와 벌>을 읽은 것 외에는 단 한 권도 읽어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영원한 숙제처럼 날 괴롭혀왔던 도스토옙스키의 책들은 원귀(冤鬼)가 되어 꿈속에서도 읽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이다. 약간의 해석이 필요한 문구지만 제목으로 적절하다. 저자가 말하는 지옥은 무엇인가? 성경이 말하는 지옥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지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신학인 셈이다. 엄밀하게 도스토옙스키의 저작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군상(群像)들을 통해 지옥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한다.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스토옙스키가 그려낸 인물들을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인간론또는 인간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첫 장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2장은 도스토옙스키의 사람들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탐색한다. 아마도 4장은 이 책의 절정이자 가장 중요한 인물인 이반 카라마조프와 대심문관, 그리고 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마지막 5장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란 제목을 붙였지만 아이러니하게 그럼에도 인간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다.

 

그럼에도 사랑해야 한다는 인간들을 누구일까? 아니 도스토옙스키가 그린 인간들은 어떤 부류의 인간들일까? 매우 적절한 구절이 첫 장 첫 페이지에 있다.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맹수들과 마주한 느낌.”

 

그들이 바로 도스토옙스키가 그려낸 인간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은 우리가 모르는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친구이며, 가족이고, 동료들이다. 그래서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얼굴’(p.12)을 하고 있다. 온화하지만 살기를 품고 있는 포악함과 잔인함, 그리고 비열함과 간교함을 숨긴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 평범한 사람들은 베일을 쓰고 있으며, 야성과 본성을 감춘 이중적 존재들이다.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우리는 지옥이라고 말한다. , 어떤가? 이제 그 인간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자백하고 싶지는 않은가? 도스토옙스키의 손가락은 정확히 책을 읽는 독자인 를 향하고 있다.

 

당최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없는 범죄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에게 당신은 어떤 판결을 내리고 싶은가?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 문제는 그 범죄자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 아니 나 자신이라는 것이 문제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타인이 범죄 하면 살인이고, 내가 범죄 하면 무엇인가? 용서해 달라고? 그렇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도스토옙스키는 바로 그런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지옥이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 즉 당신 같은 사람들 말이다. 아니 나 같은 사람.

 

그가 보기에 인간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질문이다. 자기 삶의 근원에 대한 질문, 단 하나의 위대한 질문, 하나님을 향한 질문과 다름없다”(p.67).

 

투르나이젠은 정확하게 간파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질문한다. 그 질문의 본질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이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4장이 답한다. 그는 무신론자이고, 대심문관이다. 그리고 그는 악마이다. 투르나이젠은 도스토옙스키가 교회의 허상과 꼼수, 간교함과 술수를 이반 카라마조프와 대심문관의 입술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낸 장면들을 포착한다. 그것은 소실점의 하나님을 인간의 지성과 예측 가능한 삶의 그림 속에 욱여넣고’(p.109) 있는 인간들의 우상숭배적 행위다. 교회의 우상숭배는 손가락으로 하나님을 가리키고는 있으되 인생의 불가사의함에 대한 질문을 잠재워’(p.109) 버린다.

 

잠깐, 그러니까 투르나이젠이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을 인간의 이성으로 추론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교회를 오히려 무신론자라고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창세기 3장으로 돌아가 보자. 첫 사람들의 타락의 핵심은 하나님을 통제하는 것이다. 모든 주도권을 자신이 쥐려는 것이다. 불순종, 타락, 범죄 등의 단어는 하나님의 계명과 명령을 전제한다. 하나님의 명령, 즉 하나님께서 가지신 통제권을 자신의 손에 쥐는 것이 타락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부정하는 무신론은 악마적이고 사탄적이다’(p.116) 그는 말한다. “그럼 너희들은?” 그래 교회는 하나님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가?

 

인간은 인간이고, 하나님은 하나님이다.” 온갖 모순과 불합리함, 악과 어리석음을 가진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경건 속에 악이 있고, 믿음 안에 악마적 본성이 숨겨져 있다. 그들은 익숙하나 낯설다. 그것이 인간이다. 투르나이젠은 말한다. 그렇기에 용서가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 인간은 모순 속에서 끊임없이 부활갈망’(p.133)한다. 영원하고 완전한 세계로의 환원.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타인에 대한 부정과 악은 모순으로 가득 찬 인간을 정죄하거나 신격화’(p.133)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을 붙잡고 씨름’(p.141)한다.

 

이 정도면 인간의 이성으로 하나님을 난도질한 자유주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이지 않는가? 칼 바르트가 왜 투르나이젠과의 사귐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것 같다. 칼 바르트는 2판 서문에서 이렇게 투르나이젠을 칭송한다.

 

특히 투르나이젠은 갓 완성된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평가해 주었으며, 원고의 내용을 더욱 깊고 명료하고 예리하게 만들어 주는 제안을 많이 해주었다. 나는 그의 제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이런 그의 헌신적인 노력은 숨겨진 기념비가 되었다”(손성현이 번역한 복있는사람출판사판을 인용).

 

이뿐 아니라 키르케고르와 도스토옙스키에게 배운 것이 많다고 말하며 특별히 에두아르트 트루나이젠의 암시가 내게 깨우침을 주었다고 에두르지 않고 말한다. 보수적 장로교회의 목사로서 칼 바르트는 곁눈질로 바라볼 필요도 있겠지만,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는 이 책은 아멘으로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참으로 멋지고 귀한 책이 번역되어 모두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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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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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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