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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03 17:55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유배된 교회/리 비치/김광남/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일단 제목부터 강하게 끌린다. 2001년에 마이클 호톤의 <세상에 포로 된 교회>(부흥과개혁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기회가 된다면 호튼의 책과 비치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가나안교회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라는 표지 문구가 유배된 교회만큼이나 강열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낯설다. 먼저 저자인 리 비치(Lee Beach)도 낯설고, ‘유배된 교회라는 의미도 아직 낯설다. 서평을 위해 먼저 저자를 찾아보았다. 한글로 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영문으로 검색했다. 책의 원제는 <The Church in Exile: Living in Hope After Christendom>이다. 한글 제목 유배된 교회는 영문 원제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저자에 대한 소개가 너무나 약소하여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소개는 단 한 문장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소재 맥마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을 가르친다. 캐나다의 CMA 교단(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에서 20년 넘게 사역하고 있다.”

 

저자 소개가 너무나 약소하여 맥마스터 신학교에 들어가 저자 소개 글을 살펴보았다. 두 가지 저자의 특징이 보인다. 하나는 20년이 넘는 목회사역이고, 다른 하나는 교수로서 포스트모더니즘 속에서의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서구적 관점과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상당히 개혁적인 측면을 함께 고민한다.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우리는 크리스텐둠(Christendom)’이란 단어를 염두에 두고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이 단어는 한 마디로 기독교국가란 좁은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한다면 기독교 문화와 정치의 영향 아래 있는 기독교쯤으로 받아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현대 교회가 유배된 상태 있다고 전제하며 시작한다. 1부에서 유배 신학이란 제목으로 현대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유배된 상태가 무엇인지 성경 속에서 찾아낸다. 2부는 유배지에서의 실천이란 제목으로 그럼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살펴본다. 우리는 1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1부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유배의 의미들을 주의 깊게 따라갈 것이다.

 

1장에서 저자는 의미심장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는 더 이상 미국이나 캐나다를 기독교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전의 기독교인은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주류였던 기독교는 이제 다양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비주류화 되어 가고 있으며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다. ‘개신교가 소수파로 전락하는 경계’(48)로 밀려 나는 동안 강력한 신흥 종교가 탄생하는데 그 종교의 이름은 소속 없음(unaffiliated)’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를 증대되는 풍요’(51)세속화’(53), 밀려오는 이민자들로 인한 변화하는 사회적 상황’(62) 등으로 돌리고 있다.

 

저자는 2장부터 7장까지 성경 속에서 유배의 의미를 찾는다. 최초의 유배이자 앞으로 일어날 유배의 원형은 에덴동산에서 최초의 부부와 더불어 시작’(71)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유배는 722년의 북이스라엘의 멸망과 587년 바벨론에 의한 남유다의 멸망으로 인해 일어난 유배다. 거의 모든 구약에는 유배 신학이 스며있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시편 23편에서도 다윗의 피난을 통해 유비된 이스라엘이 유배적 상황을 짚어 낸다. 서두에서 부르그만이 언급했던 2장에서 바벨론 유배를 디아스포라’(92)로 확장시킨다. 이것은 곧 신약 교회로의 비약적 연결이다. 유배 또는 디아스포라적 상황은 하나님의 명백한 부재’(93)를 인식시켰고, 그로 인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낳는다. ‘하나님은 패배했는가?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하나님은 아직도 우리를 사랑하는가?’ 등이다. 여기에 유배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덧붙인다.

 

저자는 3장에서 에스더에서 유배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어떻게 역사하시는가를 묻는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셨다. 그러나 버리지는 않았다. 다만 잠깐 유배의 상황으로 몰아가신다. 에스더서는 이방 땅에 숨은 상태로 임재하시는 하나님’(99)으로 설정한다. 숨어 계시어 볼 수 없다. 다만 느낄 뿐이다. 삶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없다면 하나님은 감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종종 유배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를 의심하게 만든다’(105). 다니엘서의 하나님은 기꺼이 그리고 정기적으로 인간의 일에 개입하신다’(121). 바벨론은 지혜의 나라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을 주관’(126)한다.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저작 시기와 그로인한 신학적 의미가 달라지는 요나서에서 하나님은 모든 열방의 운명까지 주관하신다. 요나서의 목적은 그들이 증오하는 적들까지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147)을 보여주신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역할이자 유배된 교회의 사명이다. 저자는 구약에서 끌고 온 유배의 목적이 교회가 특권적 지위를 내려놓고 선교적 본질에 충실할 것을’(152) 촉구한다.

 

6장에서 제2성전기 이후 유대인들은 고토(故土)에 돌아왔으나 여전히 유배 상태에 남겨진다. 저자는 이 문제를 곧장 7장으로 끌고가 베드로전서와 연결시킨다. 베드로전서의 핵심 메시지는 고난 속에서도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는 제국의 길을 거부하고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182)이다. 저자는 베드로전서 속에서 거룩을 독특하게 서술한다. 먼저 세상에 참여함으로 거룩해야 한다. 거룩은 분리가 아니다. 거룩은 참여하여 이루어내는 총체적 명령이다. 거룩함이 이 세상의 현실에서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189). 더 나아가, 선교적으로, 관계적으로 거룩해야 한다. 거룩은 형이상학적 개념이 아닌 매우 적극적이며 실제적인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충실하게 따르는 행위’(190)로 구체화된다.

 

2부에서는 유배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현대는 이교의 문화에 둘러싸인 에스더와 다니엘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타락한 시대 속에서 교회가 거룩하기 위해서는 타협이 아닌 적응이다. 저자는 보다 강력하게 타협 없는 적응’(229)이라고 말한다. 교회가 처한 문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법을 찾도록 돕는 대응신학(a responsive theology)을 적극적으로 계발해야 한다. 대응신학은 교회가 자신의 핵심적인 신학적 정체성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유배적 상황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상황화하도록 이끌어 줄 것’(233)이다. 대응신학은 개인적 경건이 아닌 모든 피조세계에 역사하시는 우주적 하나님 신학에서 찾아야 한다. 이것은 세속 문화에 대해 금욕적이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터툴리안식이 아니라 긍적으로 바라본 어거스틴의 관점이다.

 

하나님이 문화 안에서 그리고 문화를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견해의 핵심 관점은 인간의 문화가 하나님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문화는 그 뿌리를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문화 안에, 그리고 초월적인 하나님과 일시적인 인간 사이의 지속적인 변증법 안에 두고 있다. 하나님은 문화의 궁극적인 창조자이며 인간들이 피조세계를 섬길 때 그들과 창조적인 파트너십을 맺으신다는 점에서 인간의 모든 문화를 주관하는 분이시다”(244-5).

 

저자가 주장하는 대응신학의 핵심은 하나님의 임재로서의 세상 참여이다. 즉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세상에 참여한다. 이것은 정확하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을 요구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이제 세상은 이미 포스트크리스텐덤(post-Christendom) 시대가 되었다. 교회는 더 이상 밀라노 칙령 직후의 초대교회처럼 주도적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 마치 바벨론 유수의 이스라엘처럼 세상에 참여하되 순응되지 말아야 한다.

 

거룩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이다. 그런데 유배된 유대인들에게 거룩이 가능할까? 포로들에게 안식일은 없다. 우상에게 드려지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럼 그들에게 거룩은 무엇일까? 저자는 에스더서에서 거룩을 탐색하며 에스더가 페르시아 문화에 어쩌면 과도하게 휩쓸린 사람의 한 예’(106) 아닐까 추측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방인들의 지배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삶에 정착하는 식으로 유배 생활의 연장에 대비하라는 예레미야의 권고’(107)와 잇닿아 있다. 유배된 상태에서의 거룩은 유배 이전과는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에스더의 거룩은 그녀와 그녀의 공동체와의 관계 안에, 그리고 그녀가 그 공동체를 위해 취한 행동 안에’(110) 있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의 교회가 가져야할 거룩이 관계적 거룩’(257)으로 해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관계적 거룩은 사랑과 순종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실천’(258)이다.

 

저자는 관계적 거룩을 넘어 이야기적 거룩함(narrative holiness)’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종용한다. 이야기적 거룩함은 우리의 삶을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야기를 살아내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거룩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섬김의 방식으로 실현된다.

 

참됨 거룩함은 이런 두 가지 개념들, 즉 세상과 분리되어 사는 것과 세상에 온전히 개입하며 사는 것 사이의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통해 발견된다”(264).

 

저자는 거룩의 의미를 좀 더 혁신적으로 제시한다. 그것은 교회를 대안적인 존재’(265)로 상정(想定)한다. 교회는 세상에 완전히 달라야 한다. 그 기준은 마태복음 5-7장에 기록된 산상수훈이다. 이것을 위해 교회는 기도해야 한다. 기도함으로 순종할 능력을 성령께 수여 받을 뿐 아니라, ‘희망의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것’(267)이 된다. 적응하지만 순응하지 않는 교회는 필연적으로 핍박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거룩한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은 세상과 갈등’(274)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이 산상수훈의 명령처럼 원수를 사랑해야하고, 그들은 용서해야 한다.

 

유배된 상태는 돌아가야 할 집이 있음을 전제한다. 이것은 유배된 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교회가 불가피하게 종말론적인 백성’(316)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상에 섞이지 않음으로 배타적 공동체로 인식될 것이고, 이로 인해 세상은 교회를 낯설고 위험한 어떤 곳으로 인식하여 핍박하게 된다. 교회는 세상을 회복하고 치유해야할 사명과 다가올 심판과 종말을 잊지 않으며 살아가야할 이중적 정체성을 가진다. 저자의 이러한 통찰은 현대교회가 자신의 자리를 재인식하고 종말론적 공동체로서 성실하게 살아가야 할 것을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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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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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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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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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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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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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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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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