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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회구조속에 놓인 감정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17 01:47
사회구조속에 놓인 감정 감정시대/이현주, EBS<감정시대>제작팀/월북/문양호 편집위원

좋아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는 방송채널과 TV프로그램이 있다. 그것은 EBSEBS에서 방영하는 EBS 다큐프라임이다. 특히 다큐 프라임은 동 채널의 지식채널과 더불어 좋아하지만 제대로 본적도, 언제 하는 적도 알지 못한다. 그것은 두 프로그램 모두 책으로 먼저 접했기 때문이다-지식채널은 책과 함께 부록으로 달려온 시디로 동영상을 간혹 보긴 했다. 아마도 책이 더 많은 정보와 깊이를 줄 것이라는 선입견도 작용한 것도 원인인 듯 싶다. ‘그런데 EBS는 다른 방송보다 보수적이고 딱딱할 것 같다는 인상과 달리 다큐프라임이나 지식채널은 그 주제나 다루는 지식에 있어 웬만한 공중파보다 훨씬 차별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제선정에 있어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개혁적일뿐더러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한 상당한 깊이와 시사성을 보여주곤 한다.

 

이번에 나온 감정시대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우리 사회속에서 시민들이 겪는 대표적 감정의 문제들을 찾고 분석하는 정도의 가벼움(?)을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대표적 감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사회구조적 문제와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EBS다큐프라임의 감정시대를 읽으며 얼마 전 읽은 앤 보스캠프의 난 더 이상 상처에 속지 않는다가 생각이 났다. 이 책은 간만에 보기 드물게 강한 임팩트를 준 책이었다. 인생의 바닥에서 그 상처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어떻게 치유받았는지를 보여줌만이 아니라 주위에 상처 입은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보여주는 진솔하며 가슴을 흔드는 책이다. 십자가에 대해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말하지만 정작 그 십자가가 자기에게 어떻게 새겨지고 자신을 변화시켰는지, 또 그 십자가를 내 주위에 어떻게 전하고 있는지를 피상적으로 말하는 경우들이 많은 반면, 저자는 이 십자가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부스러뜨림으로써 우리를 치유하셨고, 또 예수 그리스도처럼 부스러짐으로써 우리는 달라질뿐더러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됨을 보여 준다.

 

그런데 종종 이런 기독교 서적들이 갖는 한계성이 있다. 그것은 개인의 문제에는 탁월하고 힘 있게 접근하지만 정작 그런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이 거하고 있는 사회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론 언급한 책은 그러한 문제를 배제하고서라도 필히 읽어볼 만한 책이고 개인적인 상처에 집중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 책을 제외하고서라도 전반적인 기독교 서적들에서 그런 아쉬움이 남곤 하다는 것이다.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는 있지만 그 상처 입게 된 환경과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처난 감정이 사회구조적인 문제나 정의구현이 필요한 사건 속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그 사람을 위로해주는 것만으로는 당장의 위로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상처입고 짓눌려진 상황에서 그 사람을 그냥 방치하고 그 상황 속에서 살아가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무책임하고 잔혹한 행위이기도 하다. 그것이 비록 의도적인 행위는 아니며 구조적 문제를 깨닫지 못함에서 오는 무감각일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우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감정시대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지금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이들이 갖고 있는 감정으로 6가지를 들고 있는데 불안감, 모멸감, 고립감, 좌절감, 상실감, 죄책감을 언급한다. 이 각각의 감정들을 책제목처럼 ‘~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각 감정들이 자리하는 대표적 사회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이것이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한동안 우리에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아들러의 심리학이나 기독교계의 베스트셀러였던 긍정의 힘은 긍정적 마인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환상을 주곤 하지만 감정시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단지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다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거제조선소 파동이나 경제 양극화 현상 등은 우리가 열심을 다해 일한다고 해서 자신이 꼭 도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용불안과 실직, 비정규직이란 암초들 속에서 내가 열심을 다해 일한다고 해서 내 토대를 지키거나 그 위험요소를 피할 수 없음을 이 책은 지적한다.

 

모멸감도 마찬가지이다. 갑질 대한민국이란 말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한국사회에서 그런 갑질로 인한 희생이 인간성의 무시이며 나랑 관계없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나 자식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고찰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립과 좌절은 앞서 불안감이 현실화되어져 실직과 퇴직, 정당하지 못한 임금체계와 차별 속에서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지 못함으로 오는 좌절과 무너짐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런 문제들이 지금 어느 순간 생겨난 것이 아니라 IMF때 경영정상화와 기업살리기란 이름으로 자행된 난파선에서 제비뽑아 던져진 이들에서부터 발생되었고 또 그 버려진 이들을 우리가 의도적으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일깨워 준다.

 

그리고 마지막 두 가지 감정으로 상실감과 죄책감은 특별히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세월호에서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살아남은 학생들과 사람들, 그리고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과 상실감에 대한 접근은 가슴을 짓이긴다.

 

특히나 눈앞에서 또는 잡았던 손을 놓침으로 친구와 가족의 사라짐을 목도한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의 생명은 건졌지만 그들을 자신이 버렸거나 그들 대신 살아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은 그들에게 이미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주고 말았다. 그런데 더 이들을 아프게 만든 것 중 하나는 이렇게 상실과 죄책의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정부와 일부 극우단체들이 행한 행동은 배신과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와 진배없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감성을 상실한 무감각이요.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비인간화의 극한을 보여준 것일 게다.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세월호와 관련한 장은 읽는 내내 눈물을 참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감정을 자극하고자 하는 의도성은 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차분히 써내려가는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저민다.

 

앞서 언급한 앤 보스캠프의 난 더 이상 상처에 속지 않는다는 내 곁에 있는 이를 공감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며 본질적이다. 하지만 그 공감성은 개인과 친구를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에서도 상처 입은 이들에게까지 확장되어져야 한다, 종종 사회개혁은 외치지만 정작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회구조 속에서 아픔을 겪는 이들의 감정을 도외시하고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은 결국 그 구조 속에서 희생양들이 발생해도 개의치 않는 한계성과 비인간성을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그에 반해 이전에 책으로 읽기도 했고 감정시대에서도 잠깐 언급된 정혜신의 사람공부는 자신이 중심된 상담실에서 아픈 이들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주는데 상담자는 아픈 이들이여 오라 하는 종합병원적 차원이 아니라 아픈 이들을 향해가는 119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는 아픈 이들을 위해 그저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픈 이들을 향해 그들의 현장으로 다가가고 또 그들을 품으려 노력하며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들을 인간 자체로서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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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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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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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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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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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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