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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수치에 수치를 주다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07 11:31
수치에 수치를 주다 Ministering in Honor-Shame Cultures/Jayson Georges & Mark D. Baker/IVP Academic/김상일 편집위원

수치에 수치를 주다

 

수치는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없는 곳이 없습니다. 공동체 중심의, 전통적인 사회에서뿐만이 아니라, 서구의 개인주의적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크 베이커와 제이슨 조지스는 그들이 쓴 책 명예-수치 문화권에서 사역하기를 통해서 이 사실에 대해서 아주 설득력 있게 논증합니다. 비록 그들이 주로 초점을 두는 곳이 미국 문화라기보다는, 전통적으로 명예-수치 문화가 강한 문화권에서 복음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베이커와 조지스는 모두 상당한 기간 동안 선교사로 섬겼습니다. 베이커는 혼두라스 선교사로 섬겼으며, 현재는 프레스노 퍼시픽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고, 조지스는 현재도 중앙 아시아에서 선교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두 저자 모두 미국인으로서 미국 문화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입니다. 이런 면에서 명예-수치 문화권에서 사역하기는 단지 명예-수치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선교사들에게만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한 문화권에서 살면서 그 문화권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서구 문화권에도 최근 들어 난민들과 이주민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명예-수치 문화가 더 이상 남의 문화라고 말할 수가 없게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서구 문화 또한 그 자체적으로도 더 이상 죄책 중심의 문화라고 할 수 없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책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문화 인류학, 성경 신학, 그리고 실제적 사역이 바로 그것입니다. 첫 번째 부분(2, 3)에서는 수치와 명예의 기본적인 정의를 내리고, 문화 인류학적인 사실들을 나열합니다. 명예란 어떤 사회에서 개인이 가지는 가치를 말합니다(40). 그렇다면 수치는 무엇일까요? 수치란 사람들의 나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고, 나와 어울리기를 꺼리는 것을 말합니다(42). 명예와 수치를 이렇게 정의한다면, 이 둘은 한 개인의 정체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가치란 곧 그 개인이 어떤 존재이느냐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죄책이 개인이 행한 행동의 잘잘못 여부에 관한 것인 반면, 수치나 명예는 개인의 가치를 언급함으로써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면에서 현대의 자본주의 체제가 사람을 부나 권력의 여부에 따라서 가치를 매기고 나누는 것은 현대 사회 속에서 사람이 수치심을 느끼게 될 여지가 더 많아졌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까닭에 저자들은 수치심이 전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설득력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후 2(4, 5)에서는 성경을 명예-수치 코드로 읽으면서 구원의 서정을 전반적으로 그려내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4장에서는 창세기 1-3장의 창조-타락 기사와 관련해서 디히트리히 본회퍼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수치란 아담-이브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영예를 드리지 못한데서 생겨난 관계의 파열로 인한 감정입니다. “사람은 하나님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분열이 생긴 것을 인식합니다. 그는 그러한 분열을 수치스러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치는 죄책보다 앞서는 것입니다”(68). 만약 죄가 이런 것이라면, 예수께서는 수치심을 궁극적으로 몰아내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그 분의 지상 사역에서 명예를 팔복을 통해서 재정의하십니다. 저자들에 의하면 복이 있다는 말은 명예롭다는 말에 매한가지입니다. 마태복음 5:3-20의 첫 부분을 저자들이 명예라는 단어를 써서 재번역한 성경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특권을 잃은 자들은 명예롭습니다. 왜냐하면 (믿든지 말든지!) 하나님의 모든 명예로운 축복이 그들에게 속해있기 때문입니다”(90).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행하십니다. 마가복음 1장의 문둥병자와의 관계 속에서, 예수께서는 그를 만지셔서 그의 수치를 제거하십니다. 왜냐하면 모든 순결과 거룩의 근원이신 그 분은 문둥병이라는 불결함이 가져다주는 수치를 몰아내시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손가락 하나를 뻗으심으로써 예수께서는 무엇이 깨끗한 것이고, 무엇이 받아들일 만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맥락을 새롭게 써내려 가십니다”(97). 이런 맥락에서 3부에서는 성경적 구원이 두 가지 메타포를 통해서 정의됩니다. 첫 번째는 지위의 역전이며, 두 번째는 공동체에 속하게 됨입니다(167). 예수께서 아버지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아들됨으로써 지위를 잃어버리셨기 때문에 우리가 그 분의 아들과 딸로 양자라는 지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의 가치를 높게 보거나 낮추어 본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명예와 지위 (인간으로서의 우리의 본질적 가치)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지위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해줍니다. 우리의 진정한 가치가 하나님께 사랑을 받은 자라고 하면, 그리고 우리가 진정 그 사실을 믿는다면, 사람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가치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예수를 통해서 우리는 새롭게 하나님의 공동체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 공동체는 구원이라는 지위 역전을 통해서 발생하는 가치의 역전을 살아내도록 도와주는 장입니다. 저자들은 베드로 전서가 바로 그런 점을 역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믿는 자들이 세상에서는 핍박을 받고, 가치없는 존재로 여겨지며, 온갖 수치를 받게 되지만, 그들의 구원, 즉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시는 가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게 되면, 즉 명예가 각 개인의 가치에 관한 것이며, 수치가 각 개인의 가치 없음에 관한 것이라면,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을 현대 문화 속에서 소통하는 작업은 훨씬 더 쉬워집니다. 저자들은 바로 이런 이점을 딛고 실제적인 사역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서 3부에서 자세하게 적습니다. 이를테면 전도나 회심, 공동체, 윤리학과 같은 주제들 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이 책의 주장들이 놀랍도록 현대의 서구 문화 속에서도 잘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대한 한 가지 증거가 바로 뉴욕 맨하탄에서의 팀 켈러의 사역이 될 것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켈러는 복음을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를 통해서 펼쳐냅니다. 켈러의 책 탕부 하나님에서 큰아들과 둘째 아들이 아버지와 가지는 관계에 대해서 했던 얘기가 놀랍게도 수치-명예 문화 코드로 사역하는 것에 관해서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동일하게 나옵니다. 전혀 다를 것이 없는 같은 해석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켈러의 그런 해석이 현대 도시 문화권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맨하탄에서 사는 고학력자들에게 잘 먹혀든다는 겁니다. 이게 뭘 말하는 걸까요? 일단은 다른 무엇보다도 현대 서구 문화권이 수치-명예 문화 코드가 아주 강력하게 작동하는 문화가 되었다는 말이 될 겁니다. 그 외에도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저의 학자로서의 연구에서 이런 점들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 서구 문화가 명예-수치 문화 코드로 완벽하게 이해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실 어떤 문화도 한 가지 문화 코드로 완벽하게 이해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느꼈던 점은, 명예-수치 문화 코드에서 받아들이는 것들 중에 서구 문화권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는 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비근한 예로, 조지스는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선교 사역을 하면서 정부 관청에서 문서를 신청해야 할 일이 있었을 때 관리들에게 초콜렛을 선물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것은 사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은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김영란 법이 통과된 이후, 약간은 주먹구구식일 수 있고, 규정된 법보다는 관계 중심의 문제 해결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서구인들이 이런 문화적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곧 명예-수치 문화 코드가 죄책 중심의 문화 코드보다 열등하다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사실 저자들은 서구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런 자문화 중심주의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명예-수치 문화권에도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은 존재하며, 서구 문화권의 그것이 무조건 여타 문화의 윤리보다 더 우월하다고 은연중에라도 믿는 것은 문화 이기주의의 발로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를 고려해서인지 저자들은 명예-수치 코드 속에서의 윤리에 대해서 한 챕터를 할당하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저자들에 의하면, 명예-수치 문화권에서의 윤리의 핵심은 이웃의 명예를 관계 속에서 높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죄책의 문화권의 윤리가 타락할 여지가 높은 만큼이나 타락하게 될 여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하나님께서 정의하시는 명예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하나님이 기준이 되시지 않는다면 명예의 구체적인 내용이 애매해지게 되기 때문에 타락하게 될 여지가 많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예-수치 코드를 바꾸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제자도의 중심이 됩니다”(216).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제목처럼 명예-수치 문화 속에서 사역하는 것에 관한 아주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성경을 읽는 새로운 관점으로써의 명예-수치 코드를 발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교적 맥락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보니 서구 문화권의 명예-수치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부족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명예-수치 코드로 읽어내기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준 것은, 급변하는 서구 문화권에 그만큼 성경의 내용을 소통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흐뭇했습니다. 신학생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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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주요 임무는 영혼을 구령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자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영혼 구령하는 일에 최우선권을 두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고 말씀하셨고, 이어서 죽은 영혼들을 다시 살리는 것을 아버지와 자신의 일로 언급하셨다. 그러므로 “죽은 영혼을 살리는 일”, 이것은 그야말로 지상에서 최고의 영예로운 사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처럼 급박하고도 중차대한 영혼 구령보다는 매주일 설교를 준비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목회자의 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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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유독 비판을 많이 듣고 또 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목회자들이다. 그들은 교회의 인도자이기 때문에 세상 모든 리더가 그렇듯 비판의 포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교회 전체를 위한 결정을 다수의 인도자 그룹과 함께 결정 내려도 모두 그 결정에 만족할 수 없고, 불만이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불평과 판단의 말이 대표인 목회자를 향하게 된다. 또한 완벽한 목회자는 없기 때문에 목회자가 가지고 있는 결점이나 약점 등이 비판의 내용이 될 때도 있다. 사역의 규모나 은사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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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한 교리 차이의 경중을 책정하는 “신학적 선별작업”(theological triage)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교회의 하나 됨을 추구하려는 선한 목적과 교리의 정결함을 추구하려는 선한 목적이 끊임없이 재고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사실 성경의 모든 가르침은 소중하다. 중요하지 않은 교리는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별이 필요한 이유는 성경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필요한 분열을 막기 위해서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과 이루신 아름다운 연합을 제자들이 닮기를 원했다: “우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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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과 기분에 따라 이뤄지는 일 처리는 당사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불신을 동반한다. 변화에 따른 융통성과 대처 능력은 중요하지만,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의 계획과 원칙에 따른 집행은 필수다.   세심하게 구성된 법은 개인에게 의무로서 작동하기 이전에 공동체를 세우고 풍성하게 한다. 율법의 핵심이자 요약으로서의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주신 선물이다.   그동안 새로운 관점으로 신선한 통찰을 준 피터 레이하트(Peter J. Leithart).십계명은 딱딱한 명령과 규율이 아니라, 생동감 있고 생명...
에베소서와 하나님 나라 에베소서와 하나님 나라
에베소서 신학
벤저민 L. 머클(Benjamin L. Merkle)/김귀탁/부흥과 개혁사/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를 둘러싼 상황은 순탄하지 않다. 몸은 쇠약해져간다. 관계의 어려움은 늘 우리를 힘들게 한다. 주위의 다양한 요구는 사명감으로 유지했던 기반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우리의 정체성은 모호해진다. 한낱 효율 좋은 도구로만 이용되는 듯하다. 보이는 문제에 몰두하고, 주변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일 때, 시선은 좁아지고 마음은 옹졸해진다.시급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실제적 대안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보다 너 높고 넓은 관점이 필요할 때가 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힘겨운 상황을 맞이한다. 에베소 공동체는 논쟁을 일삼았고, 말다툼과 분쟁으로...
부검과 해부의 차이 부검과 해부의 차이
살아나는 교회를 해부하다
톰 레이너/정성묵/두란노/문양호 편집위원


부검과 해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부검은 이미 죽은 시신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해부는 살아있는 것을 대상한다. 부검과 해부는 영어 단어상으로는 실수하기 좋을 정도로 비슷하다. autopsy와 antomy... 단어상으로 비슷하지만 그 단어가 갖는 의미와 방향성은 다른 듯 싶다.   톰 레이너의 전작인 ‘죽어가는 교회를 부검하다’가 더 이상 죽어가는 교회가 생기지 않도록 이미 생명을 다한 교회의 시신을 통해 죽음으로 몰아간 사인을 찾는 것이라면 ‘살아나는 교회를 해부하다’는 죽을 뻔하였다가 다시 살아나는 교회를 통해 다...
성경은 사회정의를 정의라 말하지 않는다 성경은 사회정의를 정의라 말하지 않는다
사회정의는 성경적 정의인가
스콧 D. 알렌/조평세/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사회 정의를 다루는 기독교 서적이 매우 드물다. 복음주의적인 관점에서 성경을 원칙으로 사회 정의 운동을 비판한 책은 올해 11월에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사회 정의에 대한 기독교인의 12가지 질문>이 유일하다(타데우스 윌리암스). 같은 출판사에서 한 달 후 <사회정의는 성경적 정의인가>라는 책을 내준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스콧 알렌). 한국 기독교 안에서 이렇게 집약적으로 연구하고 저술한 사회 정의 비판 자료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콧 D. 알렌은 DNA(Disciple Nations Allianc...
나는 정말 좋아서 전도하는가? 나는 정말 좋아서 전도하는가?
좋아서 하는 전도: 탈기독교 시대, 그리스도인의 전도법
레베카 피펏/이철민/IVP/조정의 편집인


전도에 관하여 두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 첫째, 전도가 모든 성도에게 주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명이라는 것이다. 영혼을 거듭나게 하시는 초자연적인 역사는 오직 하나님께서 일으키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보내신 자들을 통하여 성취하신다. 복음은 반드시 말로 선포되어야 하고, 사람을 구원하는 믿음은 바로 그 전해진 복음을 들음에서 난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은 몸인 교회에게,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대명령을 위임하셨다.둘째,...
아프지만 읽어야 할 책 아프지만 읽어야 할 책
죽은 교회를 부검하다
톰 레이너/정성묵/두란노/문양호 편집위원


나는 목회의 길을 들어서기 전 직장생활을 십 년 가까이 했었다. 직장생활 기간의 대부분을 첫 직장에서 보냈고 그곳에서 나의 반쪽을 만나 결혼했었다. 당시 30대 재벌에 속하기도 했고 모회사였던 내 직장은 꽤 중량감 있던 건설회사였다. 그런 직장이 IMF 시기에 거의 무너지고 말았다. IMF때 치명상을 입긴 했지만 IMF와는 별개로 이미 위기는 닥쳐왔었고 IMF로 인해 그 타격을 더 크게 받게 되었을 뿐이었다. IMF가 아니었어도 회사는 언제든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위기를 말하는 이들은 있...
낡아보이지만 중요한 주제 낡아보이지만 중요한 주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송인규/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송인규 교수님의 책은 어떤 책을 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개인적으로는 평신도 신학과 묵상에 관련된 책을 좀더 손꼽기는 한다). 저자의 책은 군더더기나 불필요한 부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엑기스를 담아내고 진국임을 느끼게 하는 책들이 대다수다. 또 적지 않은 책들이 해당주제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제공하곤 한다. 이번에 읽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도 그러하다. 하나님의 뜻을 알아감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과거 대학 청년부 시절 수련회 때 선택식 강의나 특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승리하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승리하라
이렇게 승리하라
티머시 공비스(Timothy G. Gombis)/최현만/에클레시아북스/모중현 편집위원


이기고 싶다. 멋들어진 승리로 찬사를 받고 싶다. 기왕이면 완전한 제압이면 좋겠다. 더 이상 얼씬도 못하게 말이다.세상은 힘을 좋아한다. 옳음은 힘의 소유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그러니 돈과 권력, 명예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이러한 문화는 교묘하게 잠재되어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방법은 다르다.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가치와는 반대다.바울 신학을 전공했으며, 성경 신학과 현대 문화의 접목에 관심이 있는 티머시 곰비스 (Timothy G. Gombis).저자는 에베소서를 정돈된 교리의 모음집으로 보지 않고...
연구가 성령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으려 노력한 로마서 연구서와 길잡이 연구가 성령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으려 노력한 로마서 연구서와 길잡이
로마서에 관한 10가지 질문
김현광/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성경 66권중 논란 많은 책 중 가장 탑을 장식한다 할 수 있는 로마서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가장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신학자중 기라성 같은 분들도 꽤 있는 책이 이 로마서 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책들이 나옴에도 그 스팩트럼이 다양하지 못하고 두세 갈래로만 느껴지는 것도 로마서인 듯 싶다. 서로간에 논쟁은 치열한데 상대에 대해 열어놓는 공간은 꽤나 적은 듯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나온 김현광 교수의 ‘로마서에 관한 10가지 질문’은 로마서에 대해 나온...
하나님의 주권에 전율하라! 하나님의 주권에 전율하라!
섭리
존 파이퍼/홍병룡/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2022년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서 주최한 청교도 컨퍼런스에서 존 맥아더 목사와 존 파이퍼 목사는 패널 토의 중 이 책 <섭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존 맥아더 목사는 이 책이 아주 훌륭하게 하나님의 섭리를 다루고 있으며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고 칭찬했다. 존 파이퍼 목사는 오랜 세월 하나님의 주권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으며 ‘하나님께서 뭐든지 뜻하신 대로 하신다’는 성경의 분명한 가르침에 관한 질문,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시는가?”에 관한 대답이 바로 “섭리”라고 말했다. 새 성경을 ...
메이천 박사, 한국 교회가 읽어야 할 보배 메이천 박사, 한국 교회가 읽어야 할 보배
보이지 않는 것들
그레섬 메이첸/노진준/WPK/고경태 편집위원


John Gresham Machen(1881-1937), "그레섬 메이첸"이라고 번역했는데, 우리는 "메이천"이라고 김길성 박사께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메이천"이라고 사용합니다. 우리 출판사들이 각각 메이천 박사의 저술을 번역해서 출판했는데, 저는 한 출판사 혹은 연합해서 전집으로 된 작품을 선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이천 박사의 저술은 <기독교와 자유주의>(김길성 역, 크리스챤서적/ 황영철 역, 복있는사람), <메이천 박사 저작선집>(김길성, 총신대 출판부)에서 번역했...
아이들 눈 높이에서 ‘기도 많이 걱정 조금’ 아이들 눈 높이에서 ‘기도 많이 걱정 조금’
청소년 기도 많이 걱정 조금
정석원/사자와 어린양/문양호 편집위원


예전에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교회와 집이 서울 성산동과 인천이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다가 교회에서 차도 제공이 되지 않아 아내가 출퇴근 때 쓰는 차로 새벽기도설교를 하고 집에 다시 차를 놓고 다시 교회로 출근을 하곤 했다. 집으로 오는 이유는 차를 다시 가지고 오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당시 중학교에 다니던 이쁜 딸과 등굣길을 같이 하기 위해서였다. 그 거리가 걸어서 십오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사역자이기에 같이 할 시간을 턱없이 부족하기에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 위한 내 나...
폭주 기관차같은 정치가들과 그 집단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폭주 기관차같은 정치가들과 그 집단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용서없이 미래없다
데즈먼드 투투/홍종락/사자와 어린양/문양호 편집위원


해방이 찾아왔을 때 조선총독부는 건국준비위원회 여운형과 은밀한 회담을 통해 조선이 주체적으로 정권을 수립하도록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작업과 폭력사태의 방지 및 일본인의 안전문제를 협의했었다.  그러나 소련의 미국보다 빠른 남하와 미국의 조선에 대한 몰이해는 건준에 대한 부정으로(건국준비위원회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체제를 바꾸었다. 이 인공은 북한의 인민공화국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민족이 주도하는 주체적인 국가 세워나가는 데에 실패하게 되고 친미적인 이승만과 일제하의 친일부일 세력들이 권력을 잡는 문제를 낳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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