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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떤 믿음이 영혼을 구원하는가?

조정의 | 2023.10.13 23:54
어떤 믿음이 영혼을 구원하는가? 존 파이퍼의 구원하는 믿음/존 파이퍼/전광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목회 현장에서 과거엔 믿음을 가졌지만 현재는 의문이 생기는 대상을 발견할 때마다 본질적인 질문이 생긴다. ‘과연 저 성도는 구원받았는가?’ 성도의 구원 여부를 쉽게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또 자기가 책임질 것처럼 성도를 인도하고 돌봐야 할 의무가 목회자에게 있기 때문에 마냥 두고 보기만 할 수는 없다. 왜 어떤 성도는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말하고 나서 금세 열정이 식고 크고 작은 시험이나 유혹 앞에 완전히 믿음을 잃은 것처럼 행동하는가? 왜 어떤 성도는 수십 년간 신실하게 교회 생활을 했는데 어떤 계기로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가는가? 그 혹은 그녀는 지금 방황 중인가 아니면 교회 안에 사탄이 뿌려 놓은 가라지라서 그런가?

주재권 구원 논쟁은 이런 고민이 극대화된 시점에 존 맥아더 목사를 통해 폭발했다. 어떤 사람이 구원받는 데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만 요구되는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영접하고 그 뜻에 순종하며 사는 삶을 요구하는지에 관한 논쟁이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단호한 말씀은 주재권 구원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오직 믿음’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행위도 구원에 발들일 수 없도록 막으려 애쓴다. 믿음 자체에 우리의 의지가 들어설 여지를 줘서는 안 된다. 그러니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에 관한 지적 동의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다.

목회자 입장에서 믿음을 지적 동의로 정의하는 것은 참으로 속 편한 일이다. 근심되는 성도의 상태를 볼 때마다 ‘저 성도는 확실히 구원받았지만, 아직 삶이 뒤따르지 못한 것뿐이야’라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원하는 믿음에 주재권 혹은 믿음에 합당한 열매로서 행위가 포함된다고 보는 측면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날 때가 있다. 구원받고 침례에 순종한 성도가 열심히 하나님 기뻐하시는 선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믿음에 관하여 파선한 자처럼 보일 때(딤전 1:19), 과거의 신앙과 현재의 신앙 중 무엇이 그 사람의 영적 상태를 정확히 대변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존 파이퍼는 <구원하는 믿음>이란 책에서 믿음의 본질에 지적, 의지적 요소뿐만 아니라 정서적 요소가 들어있다고 주장한다(생명의말씀사, 2023): “이 책에서 나는 구원하는 믿음이 그리스도를 보배롭게 여기는 정서적 차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스도를 보배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이용한다. 이것은 구원하는 믿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그런 것을 구원하는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극이다”(21p). 파이퍼는 존 맥아더가 주장한 주재권에 관한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더 깊은 동기로 나아간다.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복종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애초에 구원하는 믿음 안에 그리스도를 보배로 여기고 다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는 마음,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밭의 비유를 통해 열매 맺는 자와 열매 맺지 못하는 자를 구분하셨다(마 13장). 좋은 씨와 나쁜 씨가 뿌려진 것이 아니다. 모든 밭에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린 동일한 씨앗이 뿌려졌다. 차이는 어디에서 왔는가? 밭의 상태다: 길 가, 돌밭, 가시떨기 위, 좋은 땅. 이 말씀에 적합한 적용으로 ‘좋은 땅이 됩시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없다. 모든 죄인은 견고하고 딱딱한 마음 밭을 가졌다. 죄와 허물로 죽어 생명이 자랄 수 없는 땅이다. 그런데 말씀의 씨앗이 떨어졌을 때 누가 자라나게 하시는가? 누가 견고한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고, 누가 진리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영혼을 새로운 영으로 거듭나게 하시는가? 누가 자기 영을 주어 그 속에서 하나님 기뻐하시는 뜻을 행하도록 소원과 능력을 공급하시는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구원하는 믿음은 우리의 연약한 믿음에 더해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우리 안에서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초자연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입하신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존 파이퍼는 그래서 이렇게 설명했다: “구원하는 믿음은 하나님이 초자연적으로 창조하신 것으로 자연히 생겨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 없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러므로 구원하는 믿음은 귀신이나 사람이 초자연적인 신생 없이도 가질 수 있는 여느 믿음과 다르다”(155p). 앞서 파이퍼는 구원하는 믿음의 특징으로 1)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신뢰, 2) 의심에 반하는 경험, 3) 염려와 두려움에 반하는 경험, 4) 하나님의 약속과 실행에 관한 신뢰, 5) 그리스도 자체를 영접하는 것(받아들이는 것), 6) 자증적인 그리스도의 영광에 대한 시각(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 7) 하나님이 약속하신 미래의 실재를 현재 맛보는 것, 8) 행위 자체가 아니라 행위를 가져오는 하나님 주시는 소원과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믿음은 아주 단순한 것이 아니었나? 그렇다. 하지만 아주 단순한 남성 세포가 여성 세포와 만나 심히 기묘한 사람을 창조하는 것처럼, 믿음은 그 안에 생명에 필요한 모든 것이 포함된 씨앗과 같다. 좋은 씨앗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모든 요소가 빠짐 없이 갖춰져 있다. 마찬가지로 구원하는 믿음은 파이퍼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에 대한 의심, 염려, 두려움이 아니라 신뢰를 가져온다.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하신 말씀뿐만 아니라 인격체로서 그리스도와 그분께 속한 모든 것을 통째로 받아들인다. 말씀하신 그대로 반드시 이루실 것을 믿게 한다. 구원하는 믿음은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보게 한다. 그 빛을 바라볼수록 우리는 보배롭고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영광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분 앞에서 다른 모든 것이 점점 무가치하게 여겨진다. 구원하는 믿음은 우리 안에 그분의 뜻이라면 뭐든지 하고 싶어 하게 만들고, 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는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꽃을 타오르게 한다. 그래서 베드로는 구원하는 믿음 그래서 이 땅에서는 산 소망, 마지막엔 영혼의 구원에 도달하는 그 믿음을 가진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벧전 1:8-9).

실천적인 측면에서 존 파이퍼가 예리하게 설명한 ‘구원하는 믿음’은 구원이 의심스러운 성도를 바라볼 때, 행위와 동기 모두를 진단하게 한다. 주께서 말씀하신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의 참 의미가 단지 순종하는 행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종을 일으키는 동기도 포함된다는 말이다(마 7:20).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라고 말씀하셨다(요 14:15). 같은 의미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라고도 하셨다(요 14:21). 사랑과 순종의 결코 뗄 수 없는 결합된 관계를 본다. 이는 구원하는 믿음이 작동하는 원리가 주를 향한 합당한 마음에서 시작하여 반드시 주가 기뻐하시는 생각, 감정, 의지 등의 열매를 맺는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세상의 여러 가지 시험과 유혹에 넘어져 믿음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성도를 볼때, 혹은 자신이 그런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느껴질 때, 1) 단지 외부로 드러나는 행위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내면의 동기를 점검해야 한다. 하나님에 관한 신뢰, 그리스도께서 하실 일에 관한 믿음이 남아 있는가? 하나님을 생각할 때, 두려움과 염려, 원망과 반항심만 생기는가, 아니면 그분을 여전히 보배롭게 여기고 사랑하는가? 2)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이다. 초자연적으로 새 생명을 당신 안에서 시작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그 믿음을 강하게 만들어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부족한 행위를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애쓰는 삶은 미지근한 신앙을 외식주의로 굳어지게 만든다. 그리스도의 영광에 매료되고 하나님 사랑에 압도되도록 계속해서 복음의 은혜를 부지런히 찾고 마음껏 누리라. 3)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나의 삶에서 하나님에 관한 신뢰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약속을 불신하고 그리스도보다는 그 외의 것이 의미있게 여겨진다면, 애초에 마음 밭에 심겨진 믿음의 씨앗이 하나님이 심으신 ‘구원하는 믿음’이 아니라 귀신이나 나 자신이 스스로 가질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수준의 믿음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라. 주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마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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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성경적 교회 살리기
브라이언 크로프트/신지철/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지난 20년 동안, 북미에서 해마다 평균 약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약 88-91퍼센트의 교회가 점차 죽고있다는 통계 자료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대략 10퍼센트 정도의 교회만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10퍼센트도 성도의 숫자만 계산한 결과라서, 교리의 건전성, 성도의 삶의 거룩함, 교회의 건강한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극히 적은 숫자만이 건강한 교회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기독교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겸손: 나를 내려놓는 기쁨
개빈 오틀런드/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빌립보서 1장 27절에서 2장 3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복음의 가치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빈 오틀런드로 개혁된실천사에서 2023년에 출간된 <목숨 걸 교리 분별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온유하고 겸손하니>, <더 깊게>를 쓴 데인 오틀런드와 헛갈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개빈은 데...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최우선 가치
싱클레어 B. 퍼거슨/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엑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11p).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 원제는 “Worth...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용서를 선택하라
낸시 드모스 월게머스/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용서는 선택이지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용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나아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일은 심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용서를 선택하셨다. 그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가볍게 던지는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의 죄책을 피해자가 갚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당위성도 떨어진다. 죄를 선택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완전히 압도하...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태도, 믿음을 말하다
조명신/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목소리 높여 오랫동안 기도하는 사람의 영성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큰 목소리로 장시간 타인을 비난한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믿음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확실합니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저는 설교나 강의에서 강조합니다. 인격과 존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속 사람부터가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도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책망을 하셨습니다.멋들어지...
전도서의 지혜 전도서의 지혜
더 바이블 전도서: 성숙한 신앙을 위한 지혜
송민원/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셈에 바쁩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거나, 자신보다 강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것 같거나, 약한 사람에게는 비판적입니다.정해진 삶의 법칙대로 최선을 경주하지만, 우리의 삶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얻는데 말입니다.어쩌면 우리는...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김은홍/죠이북스/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이철민/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한편,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의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경이라는 세계
이종태/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기독교 형제단의 역사와 신앙
방기만/CLC/조정의 편집인


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김기철/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홍종락/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모세오경에서 창세기부터 모세오경에서 창세기부터
창세기를 캐스팅하다
김준수/밀라드/고경태 편집위원


10월에 김준수 목사(밝은세상교회)는 『창세기를 캐스팅하다』(밀라드)를 출간했다. 김준수 목사는 6년 전 『모세오경: 구약신학의 저수지』(킹덤북스)을 출간했다. 김준수 목사는 오경에서 “창세기” 편을 개정 증보하여 출판했다.   김준수 목사는 『모세오경』이 “이전 책이 워낙 무겁고 분량이 많아 읽기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서 고심한 끝에 책을 7권으로 분권하기로 결심하고, 맨 첫 번째 책으로 선보이게 된 게 『창세기를 캐스팅하다』”라고 소개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모세오경 시리즈(1)”이다. 이전에 출간된 도서에서 ...
내어줌의 공동체 내어줌의 공동체
날다, 떨어지다, 붙잡다
헨리 나우웬, 캐럴린 휘트니-브라운/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명예편집위원


나를 내던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평판, 소소하게 누려왔던 안정을 내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를 내어준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왠지 비효율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치고 고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평안과 안정을 추구합니다. 누군가에게 완전하게 수용 받고 싶습니다.  타인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었을 때, 우리는 수용 받고 사랑을 누립니다.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은 하버드 대학의 교수직을 내려...
교회는 복음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교회는 복음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복음 교실: 문답으로 배우는 핵심 복음
박호석/크레도북스/조정의 편집인


하나님은 모든 시대 자기 백성이 당신의 뜻을 알고 순종하기를 원하신다. 단순히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으로 수행하기를 원하시고,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감정까지 변화시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원하신다. 예수님도 자기 제자를 세우시면서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계명을 지킨다’고 하셨고, 승천하시면서 제자로 삼는 사명을 위임하실 때도 “내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라고 명령하셨다. 베드로 역시 유서와 같은 편지를 남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라”라...
입체적으로 만나는 바울의 편지 입체적으로 만나는 바울의 편지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
정은찬/Ivp/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할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들려주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지 못하여, 오해를 할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그들의 진심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곡해하고, 내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를 재단할 때도 있습니다.지금 현재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과도 완벽한 의사소통은 힘듭니다. 눈을 마주치고, 마음을 열고, 에너지를 쏟아야만 소통이 시작됩니다. 2000여 년 전, 우리와 다른 문화와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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