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라비아에서 살면서 예수와 복음서를 비교하다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아라비아)에 대한 이해는 교회가 아니어도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 되었다. 이슬람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에서도 유력하지만, 기본 이슬람은 아라비아 지역이다.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라비아 이슬람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안에는 이슬람에 대해서 이슬람 포비아적 이해(Islamophobia)와 관용론적 이해가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라비아 예수>는 이 두 방향과 전혀 상관없이 아라비아 생활에서 성경 이해를 추구한 것이다.
또한 우리사회에 무슬림 외국인 유입이 많고, 우리나라 사람도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슬람 선교가 아닌 이슬람으로 개종되는 것을 방어하는 일도 선교의 한 방향으로 삼아야 할지 모른다.
앤드류 톰슨의 <아라비아 예수>는 이슬람 이해와 복음서 이해라는 두 가지를 융합시킨 매우 유익한 저술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현대화된 사회로 평가할 수 있고, 오히려 아라비아 지역이 옛 생활 모습을 더 많이 보존하고 있다. 아라비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베두인들의 생활은 매우 특이한 경우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2,000년 동안을 땅에서 유리하다가 100년 전에 정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인의 생활에서 옛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라비아 예수>는 현재 아라비아 무슬림들이 꾸란이 아닌 복음서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예수에 대한 이해이다. 그래서 본서는 무슬림을 이해하기 위한 매우 유익한 저술이고, 무슬림 대상으로 선교하려는 선교사에게는 너무나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무슬림을 이해하는 일이 절실한 한국 교회 사역자와 그리스도인에게도 아주 귀한 자료이다. 성경에 대한 여러 관점을 제공하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 두란노에서 출판한 “열린다 성경 시리즈”는 이스라엘 관점에서 성경을 보려고 했는데, <아라비아 예수>는 유사 아라비아 문화권에서 성경을 보는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아라비아 예수>는 Part 1 “아랍의 혈연 문화와 예수의 복음”, 낙타, 마즐리스(Majlis), 결혼식에 대해서, Part 2 “아랍의 종교관과 예수의 복음”, 금식, 진주, 발에 대해서, Part 3 “아람의 여성관과 예수의 복음”, 향유, 물, 환대, part 4 “아랍의 언어 세계와 예수의 복음”, 목자, 빵, 달리기로 구성되어 있다. 4부분은 각기 3주제를 형성하고 있고, 전체는 12주제로 되어 있다. 참고로 <아라비아 예수>에서 나오는 “마즐리스”는 2015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목록이다(아랍에미리트연방,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아라비아 예수>는 성경 당시 문화와 아라비아 문화가 공유되는 것을 밝히면서 성경과 예수 이해를 추구했다. 12가지 주제 중에서 한 예를 요약하여 제시하겠다. 아라비아 지역의 “향유”에서 요한복음의 향유 부음 사건과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무덤에 향품을 넣은 것을 열거하면서, 앞에서는 예배하는 모습이고, 뒤에서는 예수님의 왕적 신분에 대한 것이라며 두 가지로 제시했다.
<아라비아 예수>는 아라비아 문화에서 예수와 성경(복음서)을 이해할 수 있는 오버랩이 있는 것이 매우 특이하다. 교회 사역자(성공회)이기 때문에 아라비아 문화에 있는 유사성을 잘 파악했을 것이다. 우리가 아라비아를 이해하는 것은 선교뿐만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제 아라비아인 무슬림은 우리에게 너무나 가까이 와 있고, 우리도 그들 속에 가까이 가고 있기에 이 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