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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손바닥만한 구름이 보이게 되길

방영민 | 2018.06.16 12:03
손바닥만한 구름이 보이게 되길 교회를 사랑합니다/조영민/좋은씨앗/방영민 편집위원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 현상은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늪에 빠진 듯 더 깊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교회를 자꾸 떠나고 가나안성도는 더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사람들은 교회로 더 모이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교회의 존재는 부정적인 곳이 되었고 교회의 가치는 많이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사랑과 포용과 평화의 공동체가 미움과 배제와 혐오의 공동체가 된 듯하다.

 

세상의 밤거리를 밝히는 십자가는 많은데 자신의 존재조차 밝히지 못하는 형식에 불과하다. 교회에 다닌다고 하는데 존재의 부흥을 경험하지 못하고 세상과 똑같이 살아간다. 교회에 다니고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고백과 결단인데 그런 신앙은 사라졌고 가르치고 강조하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교회에 다닌다는 것, 교회라는 것, 믿음이라는 것, 우리가 다시 점검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필자의 경험 속에서 요즘 성도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교회를 떠나려는 성도와 떠나지 못해 슬퍼하면서 남아있는 성도이다. 둘 다 가슴 아프고 비참한 모습이다. 현대교회의 자화상 같은 모습을 보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그 원인과 과정을 생각해보고 하나님의 교회가 다시금 원상태로 돌아가길 기도한다. 교회는 그래도 세상의 희망이라고 믿는데, 그 역할이 더없이 필요한 시대에 아름다운 성령의 얼굴을 가진 교회가 많아지길 기다린다.

 

필자는 이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많은 기대가 되었다. 왜냐하면 아픔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교회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회복시켜 가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이 책은 나의 기대 이상이었고 그 어떤 교회론보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책이었다. 왜냐하면 저자는 교회 부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철학으로 교회를 이끌어 온 것이 아니라 온 성도와 함께 이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과 뜻을 물으며 걸어온 발자취였기 때문이다.

 

한 목회자에 의해 모든 것이 뒤집혀지는 반석이 약한 교회가 아니라 성경에서 말하는 가치를 따라 성도와 함께 아름다운 교회를 지어가는 모습이 이게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크게 두 가지로 이 책의 특징을 적어보고자 한다. 하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진리로 사랑하는 우리라는 것은 그 교회만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보편교회 속에서 실현되어야 할 당연한 진리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교회는 인격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깨달을 수 있다.

 

먼저 진리로 사랑하는 우리라는 구호는 저자가 지난 3년간 교회를 섬기며 이 교회의 기본이 되고 추구해야 될 목표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설명을 들으며 이것은 이 땅에 모든 교회가 가져야 할 기본이라 여겨졌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진리 위에 세워져야하고 이 진리가 역사하는 곳이 되어야한다. 아무 기준 없이 사람이 주인 되어서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 모든 중심과 기준은 항상 말씀이 되어야한다. 예배와 섬김과 행정과 교제 등 모든 것은 말씀에 입각하여야 한다. 말씀이 교회 속에 끊임없이 생명력 있고 충만하게 선포되어야하고 이것은 성도의 삶 속으로 실현되어야한다.

 

요즘처럼 설교가 소비적이고 성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이용되는 시절도 없을 것이다. 진리라는 것은 일회용도 아니고 자기 욕망의 도구가 아닌데 어느새 교묘하게 진리마저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진리가 사라져 질식당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진리가 이렇게 변질되는 것은 더 위험하다. 그러니 교회가 진리 위에 세워져 있고 진리가 역사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한다. 하나님의 교회, 그곳은 진리가 살아있고 역사되는 곳이다.

 

이것과 함께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다. 교회 안에 사랑이 없으면 교회가 아니다. 가장 위대한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다. 그분의 생애를 보면 사랑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성자 하나님으로서 창조주가 되시고 우리의 구속주가 되시는 예수님의 사랑은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나누는 것이다. 사랑은 집중력이고 희생이고 댓가지불이고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교회는 사랑이 빠져 버린 곳이 되었다. 매 주일마다 말씀은 변함없이 선포되는데 선포 후에 나타날 사랑은 변함없이 빠져있다. 사랑은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동력으로 기능하는 것인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사랑이 있다고는 하지만 하나님을 향하고 이웃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으로만 가득한 사랑이다. 교회에서 사랑의 말은 하지만 자기부정과 자기깨어짐이 없는 공허한 사랑만 있다.

 

누군가 나타나 아무리 뛰어난 설교를 해도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연설일 뿐이다. 누군가 나타나 천사와 같은 화려한 언어를 구사하여 감동이 있어도 손과 발이 굳어 있으면 충동일 뿐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데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나눔과 열매가 있는 곳에 눈물과 치유와 회복이 일어난다. 하나님의 용서를 깊이 경험한 자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사랑이 없으면 뾰족하고 삭막하며 사랑이 있으면 부드럽고 따뜻하며 모난 것도 고쳐주고 덮어준다.

 

두 번째는 교회는 인격적이라는 것이다. 현대교회는 많은 성도들이 다양한 이유로 상처를 받아 익명성을 가지고 교회를 다니길 원한다. 교회에 사람이 주인 되어 나타나는 세습과 독재와 횡령과 폭력 등 비상적인 일에 실망하고 목회자의 비윤리적인 모습에 낙심하여 떠나고 성도 간에 미움과 다툼으로 교회를 버리는 등 수많은 이유로 교회를 등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들로 인해 교회의 인격은 파괴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은 분열되고 머리는 피를 흘리고 있다.

 

필자가 이 책을 보며 가장 감동이 되었던 것은 교회의 본질이 회복되니 관계가 회복된다는 것이었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와 관계가 재설정 된다. 나를 위해 물과 피를 쏟으신 분께서 지금도 똑같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믿고 확신하게 된다.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믿음이었는데 인격적인 믿음이 된다. 값싼 신앙으로 여겼는데 어떤 댓가지불로 이루어진 믿음인지 알아 값비싼 신앙을 가진 자가 된다. 얼마나 영광스런 부르심인지 그 인격성이 회복된다.

 

또한 하나님께서 피로 사신 교회와의 관계가 회복이 되는데 이전에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고 틀어져도 비수를 꽂고 화살을 날리고 기관총을 쏘며 벌집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는 회개하고 가슴으로 끌어안게 된다. 교회를 향해 돌을 던지는 것은 너무 쉬워 교회는 동네북이고 상처투성이였는데 인격성이 회복이 되니 내 상처고 내 아픔이고 내 고통이고 내 기도제목이 된다. 정말 교회에 칼을 대야 할 때에도 내 몸에 먼저 칼을 통과시킨 뒤에야 울며 교회를 가슴에 품는다. 교회가 한 인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성도와의 관계가 회복이 된다. 교회에서 나타나는 최고의 기적은 병든 자가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자를 내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랑할만한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주님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헐벗은 자를 입혀주고 못먹는 자를 먹여주는 것이다. 같이 울고 같이 웃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교회는 바로 이렇게 인격적인 곳이고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한 곳에 이런 인격성이 회복이 된다.

 

끝으로 요즘 시대에 교회는 다니고 교회에 몸은 속해 있지만 주님처럼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오히려 교회에 대해 실망하고 언제든지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기성교회에 대한 실망이 커서 더 이상 교회에는 희망이 없다고 포기한 자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그래도 유일하게 이 땅에서 죄를 해결하는 곳이고 하나님의 거룩함이 나타나는 생생한 현장인데 왜 이렇게 무능력한 곳이 되었는지 슬퍼하며 뒤돌아본다.

 

교회가 무기력해진 것은 교회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예수님 잘못도 아니고 복음이 능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어쩌면 예수님처럼 교회를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닐까? 물론 단편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근본적으로 죄인이 모이는 곳이고 가슴이 시리도록 아픈 곳이고 상처와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영광과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은 십자가 지는 사람이다.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은 교회에서 주님을 닮아 밀알처럼 끝까지 희생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교회를 움직이는 사람이고 하나님의 시선은 이 사람에게 머물지 않을까? 모두 다 교회 때문에 아파하는 시절에 주님의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정말 교회를 다시 사랑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하늘에 손바닥만한 구름들이 많아지는 부흥이 일어나게 되길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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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Edgar McGrath)는 1953년생으로 21세기 복음주의 신학자 중에서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그는 잉글랜드 국교회의 사제(Anglican priest)이다. 존 스토트(John R. W. Stott, 1921-2011), 제임스 패커(J. I. Packer, 1926-2020)는 잉글랜드 국교회 사제이다. 맥그라스는 전문 신학자이지만, 그의 많은 저술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참고로 로이드 존즈는 웨일즈 회중주의자라고 위키페디아서 소개하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웨일즈 독립파이다. 웨일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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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계일의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는 깊은 학문성이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신학 근본 체계를 연구한 매우 좋은 저술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등장하게 됨으로 우리의 신학이 기독교 학문 체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글이 1차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시도입니다.   곽계일 박사는 루터파 연구자로 교부학과 유대교 랍비 문헌학 연구를 하는 전문가입니다. 교부 문헌을 연구하는 매우 귀한 자원인데,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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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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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상담학에서 일반적인 원칙으로 가르치는 변화된 삶의 원칙은 ‘반응하지 말고 행동(순종)하라’이다. 죄인은 자연스럽게 육신의 욕구대로 반응할 때가 많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행동하려면 반드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롬 12:2). 이 복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거의 대부분 어그러지고 이기적이며 악한 특성을 갖는다. 이 세대에 만연한 ‘반응성’의 특징이 바로 이 악한 반응성이...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성경적 교회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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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북미에서 해마다 평균 약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약 88-91퍼센트의 교회가 점차 죽고있다는 통계 자료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대략 10퍼센트 정도의 교회만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10퍼센트도 성도의 숫자만 계산한 결과라서, 교리의 건전성, 성도의 삶의 거룩함, 교회의 건강한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극히 적은 숫자만이 건강한 교회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기독교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겸손: 나를 내려놓는 기쁨
개빈 오틀런드/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빌립보서 1장 27절에서 2장 3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복음의 가치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빈 오틀런드로 개혁된실천사에서 2023년에 출간된 <목숨 걸 교리 분별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온유하고 겸손하니>, <더 깊게>를 쓴 데인 오틀런드와 헛갈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개빈은 데...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최우선 가치
싱클레어 B. 퍼거슨/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엑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11p).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 원제는 “Worth...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용서를 선택하라
낸시 드모스 월게머스/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용서는 선택이지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용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나아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일은 심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용서를 선택하셨다. 그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가볍게 던지는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의 죄책을 피해자가 갚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당위성도 떨어진다. 죄를 선택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완전히 압도하...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태도, 믿음을 말하다
조명신/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목소리 높여 오랫동안 기도하는 사람의 영성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큰 목소리로 장시간 타인을 비난한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믿음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확실합니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저는 설교나 강의에서 강조합니다. 인격과 존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속 사람부터가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도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책망을 하셨습니다.멋들어지...
전도서의 지혜 전도서의 지혜
더 바이블 전도서: 성숙한 신앙을 위한 지혜
송민원/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셈에 바쁩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거나, 자신보다 강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것 같거나, 약한 사람에게는 비판적입니다.정해진 삶의 법칙대로 최선을 경주하지만, 우리의 삶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얻는데 말입니다.어쩌면 우리는...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김은홍/죠이북스/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이철민/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한편,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의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경이라는 세계
이종태/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기독교 형제단의 역사와 신앙
방기만/CLC/조정의 편집인


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김기철/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홍종락/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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