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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람을 믿을 것인가? 사실을 믿을 것인가?
구원에 미치지 못하는 구원파의 구원 무엇이 문제인가?/조남민/한인성경선교회/조정의 편집위원
과거 오대양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엔 세월호 사고까지, 구원파는 결코 한국 교계와 사회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기지 못하고, 무서운 이단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교회를 기업처럼 이끌던 故 유병언 회장, 중증 치료제에 효과가 있다며 ‘또별’이라는 식품을 팔고 있는 장사꾼 박옥수 목사 등 눈에 쉽게 드러나는 문제는 그 심각성을 파악하고 경계하기 어렵지 않지만, 그들과 차별을 선언하고 오직 복음을 선포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이요한 목사의 신학은 문제가 없는지 교계에서 여러 사람을 통해 점검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서적으로는 “구원파의 정체”(현대종교, 2014), “구원 개념 바로잡기: 구원파 교리에 대한 성경적 비판”(새물결플러스, 2015) 등이 있고, 한참 구원파 문제가 심각했을 때, 교계 신문, 학술지 등 여러 매체에서 구원파의 빈약한 구원론 문제를 여러 차례 다뤘습니다.
하지만, 구원파에서 탈퇴하여 참된 복음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평안을 누리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남겨진 이들을 향해 애타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구원파 교리가 정말 왜 문제인지 알고 싶어 관련 서적을 접하고 나서, 지나친 과장과 왜곡이 가득한 서적에 대하여 분노하는 모습을 종종 봤습니다. 객관적으로 비판 자료를 평가해보면, 구원파가 실제로 가르치고 믿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기보다는, 몇몇 가르침을 문맥과 상관없이 끌어다 놓고, 그것이 구원파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과장한 뒤, 정통 신학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원파의 문제를 알고 탈퇴한 사람의 눈에도 적절한 비판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실정에, 2019년 ‘한인성경선교회’에서 “구원에 미치지 못하는 구원파의 구원,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요한 목사의 영생으로 가는 길은 은혜로 가려진 다른 길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 이 책의 주요 타깃이 다른 구원파와 차별을 둔 이요한 목사 계통이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한 마디로 구원파 교리만 분석하겠다는 말입니다.
저자 조남민 목사는 미주 마스터스 신학교 목회학 석사를 취득하고 밸리 성경교회 담임 목사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미주 및 세계 한인 기독교 이단대책연합회 연구위원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중요한 역서로는 제임스 멕카티의 “카톨릭에도 복음이 있는가?”(한인성경선교회, 2006), 테드 트립의 “마음을 다루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디모데, 2004) 등이 있습니다.
소위 구원파의 복음을 "깨달음의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저자는 그 문제를 가리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에 이르는" 바른 복음을 떠나 "은혜를 믿어 구원을 얻는" 거짓 복음을 추구하는 문제라고 말합니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의 대상으로 두어야 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건에 믿음의 모퉁이 돌을 세워둔 꼴이라는 말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이 둘의 차이를 쉽게 구분하지 못하고, 결국 둘 다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에베소서 2장 8절과 골로새서 1장 6절을 상세히 풀어 설명하면서(이요한 목사가 자주 사용하는 본문), 성경은 믿음의 대상이 "오직 예수"라고 말하고 있지, 그 예수께서 이루신 어떤 사실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죄 사함을 받는 것, 의롭다 함을 받는 것, 영생을 얻는 것, 거듭나는 것,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 성령을 받는 것 등 구원파가 설명하는 모든 구원의 아름다운 교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주어지는 것이지, 단지 예수님이 배달해주신 여러 가지 선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결국 저자가 지적하는 구원파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구원이 인격(신자)과 인격(성자)의 만남, 전인격적인 관계 형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사실에 주목한다는 것이고, 결국 "오직 예수", "오직 믿음"을 외치면서도 참으로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원파식 구원은 내가 가진 지식의 확실함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믿는가? 사실을 믿는가? 미묘하지만 "사실"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구원파 교리는 중심을 잃고 쓰러질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저자는 방대한 분량을 통해 성경 본문을 주해하며 구원파가 "사실" 쪽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을 믿는가? 사실을 믿는가?
이 문제는 구원파 정반대 쪽의 문제를 보게 하는데, 만일 그리스도가 이루신 사실, 성경이 증언하는 구원의 내용과 관계없이 "그리스도"라는 대상만 믿고 의지하려 한다면, 그 믿음 역시 구원에 이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기도원에서 뜨거운 그리스도의 임재를 경험했다든지, 십자가 공로에 대한 조금의 이해도 없이 그리스도가 날마다 나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함께하시는 것을 느껴 하나님의 자녀임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을 성경이 말하는 바른 믿음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결국 구원은 사람을 믿는가? 사실을 믿는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사람)가 이루신 성경적인 구속 사역(사실)을 믿는 것의 문제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성경이 놀라운 구원을 이루신(사실) 예수 그리스도(사람)를 믿는 믿음이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여 가르칩니다. 특히 도표와 그림 등을 사용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보여 줍니다.
구원파가 바른 복음을 혼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1) 성경을 짜깁기하여 사용하고 2) 성경의 일부만 떼어 사용하며 3) 성경을 왜곡해서 가르침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먼저 세워둔 교리를 바탕으로 성경을 이용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이단'이 이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여 자기 교리를 '오직 성경'이 말하는 대로 가르치는 것이라 주장합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구원파 계통 설교자의 여러 설교를 녹취하여 기록하였고, 이런 오류가 실제로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 보여 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질문이 생겼는데, 과연 구원파는 '상종 못할 이단인가?' 아니면 '도움이 필요한 형제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구원파 신도 가운데 당당하게 "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 없습니다. 다만 그가 나의 죄를 대신 해결했다는 사실만 믿으면 되니까요"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교리가 한쪽으로 치중되어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구원을 얻고 경험하고 이루는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지 못한다는 권면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반대쪽에 있는 사람에게 "단지 그리스도와 동행한다고 느끼고 믿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당신을 위해 이루신 성경적인 사실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면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구원파를 무조건 이단으로 몰아세우고, 상종 못 할 적으로 삼기보다는, 올바른 복음을 알고 그 복음을 힘입어 참된 구원에 이르도록 도와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것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밝히 드러냅니다. 구원파 교리의 문제를 분석하며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만, 구원파에 속한 사람들을 모두 거짓 그리스도인 또는 거짓 교사 취급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단 분별 서적이 지나치게 혹독하고 비판적이라는 걸 생각할 때, 이런 태도는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38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혹 저자가 같은 주제로 다음 책을 쓴다면, 구원파가 실제로 그리스도가 아닌 그리스도가 이루신 사실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충분히 제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그것이 구원의 여러 교리(칭의, 성화, 영화 등)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150~200페이지 분량의 책자로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원파 교리의 문제를 다루는 책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통해 미묘하게 틀어진 구원파의 구원 교리를 받아들인 사람들이 복음의 정수로 돌아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이 이루신 사실에 감사하며 참된 구원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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