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고 그 영광을 보게 할 충실한 안내자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고 그 영광을 보게 할 충실한 안내자
흔히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은 그 관점의 차이로 인해 가까워지기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성경신학은 미시적인 차원에서, 조직신학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신학적인 일치가 전제된다면, 이 둘은 서로 보완적이고 협력적인 입장에서 하나됨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삼위하나님 중심적, 언약 중심적, 성경 중심적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저자가 밝혔듯이 개혁주의 신학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학을 배울 때 누구로 부터 배웠는가가 그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참된 믿음의 계보를 통해서 복음이 제대로 전수되며 나무가 좋아야 열매가 좋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딤후 3:14).
저자는 그 유명한 교회 개혁자 존 칼빈을 위시해 존 오웬, 프란키스쿠스 투레티누스, 조나단에드워즈, 찰스 하지, 헤르만 바빙크, 메러디스 클라인, 게할더스 보스, 코넬리우스 반틸 등의 개혁주의자들을 통해 이 저작의 기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시대에 생존해 계시는 분들보다 과거의 분들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첫째로 다른 시대에 비해 경건한 영적 거인들이 활동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로 과거의 선배님들은 그 생애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배교의 위험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자타가 공인하는 철저하게 성경 중심의 신학입니다. 사실 다른 신학에서도 자신들의 신학은 성경 중심적이고 성경에서 기인한다고 말하지만 개혁주의 신학은 보다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측면에서 "오직 성경"을 강조 및 적용합니다.
그렇다면 이 보다 더 성경신학에 어울리는 신학이 있을까요?
이 책의 장점은 친절함입니다. 비교적 쉬운 문체를 사용하여 신학을 배우지 않은 일반 성도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을 해주고 있고, 단지 주제에 대해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닌 반대편이나 잘못된 신학들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선명한 이해를 제공합니다. 마치 유명 학원가의 족집게 선생님처럼 쉽고 명료하게 설명을 해주어 조금의 집중력을 가지고 따라간다면 많은 유익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최신 신학의 논의들을 평가하는데 있어, 옛적 길에서 가지고 온 오래된 복음의 시각으로 균형 잡힌 분석을 시도하고, 적용점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본서에서 상당히 많은 학자들의 글들을 자유롭게 인용하고 옳게 진술한 부분들을 제시하고,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 적절히 반론하며 인용된 자료들을 통해 독자들이 더욱 풍성한 이해에 도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구속사적(섭리사적) 성경관과 언약신학적 렌즈를 통해 구약부터 신약까지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조망하며, 성경을 해석하는 눈을 가지도록 돕는 안내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구속사적 관점과 언약적 관점, 그리스도 중심적 관점은 성경을 관통하고 연결하는 열쇠입니다. 이러한 관점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의도대로 성경을 풍성히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구약의 여러 본문을 단지 그 본문 자체에 매여 본문만을 해석하는 것에 주목 한다면 그것은 유대교와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구속사적 관점으로 하나님의 구속언약이 구약과 신약전체에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아담으로부터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그리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새 언약에 이르기까지 구약과 신약을 면밀히 살피며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책을 통해 구약시대에 아브라함, 모세, 다윗의 언약을 살피며 그 시대의 '왕의 하사언약'의 형식이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들과 맺으신 언약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약시대에 모형과 그림자로 전해졌던 것이 신약시대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새언약으로 연결되어지고 있음을 밝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 하나의 축인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이 내용이 영원한 통치자이신 하나님을 통해 어떻게 이루어 가시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구약의 인물들의 사례(특별히 모세와 맺으신 언약과 새언약의 연속성)를 통해 구약과 신약의 구속사적 연속성이 있음을 탁월하게 설명하며 반론에 대해 효과적으로 논증함을 보며,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이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성경을 연구하며 언약과 계시의 연속성을 간과함으로 언약의 풍성함을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에 맞닥뜨리게 되었는데, 저자는 그러한 점을 잘 지적하며 균형 있게 이 부분을 다루었습니다.
구약시대부터 점진적으로 드러났던 하나님의 언약적 계시는 새언약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복음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계시하셨음을 보여줍니다. 그리스도께서 친히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과거의 언약처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에게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의 피의 효력이 영원하기에 그분 안에서 영원한 사랑과 기쁨,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묵상하며 다시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누리게 되는 이 놀라운 특권과 축복! 이것을 누리는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게 됨을 생각합니다.
성경신학책이 성경 중심적이라는 이 표현이 어찌 보면 당연하기에 다소 어색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작금의 시대에 성경중심적이라고 하는 표현이 함의하고 있는 내용이 너무 넓은 범주(자유주의를 위시해 성경을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여러 신학들도 포함된)를 가지고 있기에 저는 앞서 언급한대로 개혁주의신학적 관점. 즉, 하나님의 영감된 성경의 무오성과 무류성을 토대로 모든 성경을 대하는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술해 나가는 이 책이 매우 성경 중심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나라와 언약의 관점(구속사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하나님의 역사를 풍성히 드러내 그 영광을 보게 하는데 충실한 길 안내자가 될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