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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정현욱 | 2017.11.30 11:21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말씀 앞에 서는 용기/한주원/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오래전,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에 주례동의 교회 권사님이 운영하시는 하숙집에 이년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 권사님은 언제나 성경을 읽으셨고, 전도에 열심인 분이었습니다. 매주 이틀 정도는 집 주변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하셨습니다. 기존의 전도지 전도가 아닌 방문 전도에 가까웠습니다. 어느 날 권사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정 선생도 같이 안 갈래?’ 호기심에 네 그러죠라고 대답해 버렸습니다. 전도지도 챙기고, 몇 가지 물건도 큰 가방에 넣고 출발하셨습니다. 그런데 출발하기 전에 작은 수첩을 하나 꺼내셨습니다. 그곳에서 지난주에 다녀온 집에 대한 이야기와 기도제목에 적혀 있었습니다.

 

다른 것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출생한 지 몇 달 되지 않는 아이가 있던 집은 기억이 납니다. 철길 바로 밑에 셋방에 살던 새댁이었는데, 권사님께서 뭔가를 갖다 주기로 한 것 같습니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아마도 기저귀나 작은 저고리 종류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아니나 다를까 세 번째 방문한 집이 바로 그 집이었습니다. 길지는 않았지만 방안에 들어가 잠깐 이야기를 나눈 다음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고 나왔습니다. 처음 방문 때는 그냥 인사하고, 두 번 방문 때는 집에 들어가도 되냐고 묻고, 세 번 방문 때는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가난한 동네인지라 갖가지 사연이 있었습니다. 술 중독자 남편을 둔 아내, 엄마가 바람을 피워 알코올 중독 아빠와 사는 여고생과 남동생이 사는 집, 마흔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홀로인 독신, 시골에서 올라와 공단에 다니면서 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청년 등 사연 없는 집이 없었습니다. 권사님은 그들이 가정을 돌면서 사연을 들어주고 기도해주고, 가능한 물질로도 도우려고 애를 썼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잔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30년 가까이 흐른 지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까요. 저는 이 책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성경 속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사람의 샘플을 찾았습니다. 에녹의 믿음, 아브라함의 순종, 요셉의 인내, 다니엘의 기도 등등. 그러나 성경은 성공보다는 실패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아니, 모든 사람은 실패합니다. 개인뿐 아니라 온 인류도 실패합니다. 실패하지 않은 사람 없고, 실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경은 수많은 인물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들은 때로 위대한 존재로, 영웅으로 그려지지만 어쩔 때는 조잡하고 악랄한 인물로 나옵니다. 한주원 목사는 우리가 감추고 싶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살펴봅니다. 가인의 폭력성, 라반의 갑질 본능, 아간의 탐욕, 삼손의 이기적 사랑, 사울의 인정 중독, 아합의 흐려진 분별력, 엘리바스.빌닷.소발의 소모적인 논쟁 등 인물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고, 시대도 다릅니다. 그러나 인간 본성에 면면히 흐르는 존재의 왜곡은 수천 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옷만 바꿔 입었을 뿐 남아있습니다.

 

가인은 하나님께 거절당했습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습니다. 오랜 후에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에 그의 제물과 제사는 열납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사의 열납 가부는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가인은 거절당했고 아벨은 열납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납니다. 가인은 하나님의 판단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노골적으로 하나님을 향해 분노’(19)합니다. 심리학자들은 분노가 대상을 조정하려는 교만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가인은 제사를 드리기에 앞서 그의 마음이 잘못되어 있음이 드러납니다. 그는 섭섭해 하고, 그는 분노하고, 결국 아벨을 시기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아벨을 불러내어 죽입니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들 속에는 분노가 일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분노가 안으로 들어가 우울증을 일으키고, 어떤 사람은 밖으로 향해 타인을 해칩니다. 하나님은 가인을 향해 죄를 통제하라고 타이릅니다. 네가 죄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네가 주인이 되어 죄가 너를 지배하지 않도록 네 마음을 다스려라. 이것이 하나님의 충고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자신의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고, 죄가 자신을 삼키도록 자신하여 분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가인을 읽다 문득 권사님과 전도하면서 알게 된 아이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엄마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바람이 나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버린다는 말을 들었어도 엄마가 자식을 버린 것을 눈으로 확인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마도 알코올에 중독된 남편과 자식들을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게로 인해 도피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우리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없으나 선은 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는 억울하고,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인내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쌓아 놓은 명성이 한 번 참지 못한 분노로 완전히 무너져 내릴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죄를 다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안에 가인이 살아 있습니다. 자신을 서운하게 하는 하나님께 분노하고, 자신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복하려고 합니다.

 

사울의 이야기는 저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웠습니다. 서두에서 어린 시절 성공한 모습에서는 저와 많이 달라 별다른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부득이한 상황’(141)에서는 심장이 뛰었습니다. 저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일종의 상황 논리에 빠진 사울의 모습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따집니다. 그러자 사울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합니다. “적들은 코앞이고, 군사들은 무서워서 도망가도, 오기로 한 당신은 오지 않으니...” 사울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신보다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다윗을 시기하기 시작합니다. 왕인 자신이 백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해야 하는데, 어떻게 촌뜨기 목동이 나보다 인기가 더 있을까? 사울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울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눈길보다, 보이는 사람의 인기를 갈망했습니다. 그리고 무너졌습니다.

 

평생 사람의 인정에 목마르다가, 인정을 받으면 교만해지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낙심합니다”(150).

 

사람은 변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아서 이리저리 휩쓸립니다. 사람은 도무지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럼에도 사울은 변치 않는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고, 변덕스러운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침내 사람들의 인기가 사그라질 때, 사울도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전쟁에서 스스로 자결하고 맙니다.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인기가 떨어지자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소식을 듣습니다. 혹시 우리 안에 그런 모습은 없는지요. 사람들의 한 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피상적 존재는 아닙니까? 부끄럽게도 저에게는 너무 많습니다. 하나님만을 묵묵히 바라보아야 하는데 사람의 칭찬이나 관심이 없으면 기운이 빠지고 낙심하게 됩니다. 우리 안에 사울이 죽지 않고 살아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나님의 계명을 범합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합니다. 자신보다 인기가 많은 사람들을 시기하며 은밀히 모함하려 합니다.

 

사람의 뜻에 맞추면 맞출수록 자신을 잃습니다. 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의 뜻을 꺾고, 자신의 계획을 접습니다. 자신의 희망도 내려놓습니다. 오직 타인의 칭찬을 듣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중에는 무능한 사람이라고 비판할 것입니다. 남는 것은 허무함과 배신감뿐입니다. 사울의 말년을 보십시오. ‘겸손하고 착한 청년 사울’(145)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람을 따라가면 결국 모든 것을 잃습니다. 나도 친구도 하나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오랜 일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한 가지는 사람은 저마다 지고 가야 할 짐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무겁고, 누군가는 가볍습니다. 그러나 그 짐을 내려놓는 순간 가족뿐 아니라 자신까지 무너지고 맙니다. 성경 속에 수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했지만 누군가는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고, 누군가는 중간에 탈락합니다. 누군가는 열악한 상태에서 출발하여 거장이 되고, 누군가는 최적의 환경에서 시작하지만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인간은 실패하는 것이 운명입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악하고 교만합니다. 어쩌면 여기서 소개되는 실패한 인물들은 비극적인 존재가 아닌 우리의 본성의 결과입니다. 어거스틴은 타락 이전에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있었지만, 타락 이후에는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즉 실패는 운명이고, 필연입니다. 악인들과 부족한 사람들로 소개되는 아간과 압살롬 같은 사람들은 우리들의 본모습입니다. 다만, 우리가 마지막까지 넘어지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부어지는 하나님의 부스러기의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타락의 낭떠러지 위의 좁은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화 낼 일이 얼마나 많으며,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얼마나 자주 들었습니까? 그럼에도 오늘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저자는 책을 마치는 에필로그에서 구약의 실패한 인물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으며, 우리가 살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더군요. 정말입니다. 우리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삽니다. 만약 그 은혜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 가인과 같은 살인자가 되어 있을 것이고, 아간과 같이 탐욕스러운 존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더 거룩해 지기를 소망합니다. 내 안에 거짓된 자아를 죽이고,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으로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의 힘이 약합니다. 어쩔 수없이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합니다. 오늘도 그 은혜로 살아갑니다.

 

기도

 

하나님! 자비의 아버지. 오늘 이 책을 읽고 저의 연약함을 발견합니다. 저도 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들은 밖으로 드러날 뿐이고, 저는 숨겨져 있을 뿐입니다. 주님은 마음으로 지은 것도 죄라 하셨는데, 우리 안에 죄가 얼마나 많은지요. 오늘도 거룩하고 순결하고 싶지만, 저의 모습은 여전히 악하고 허물투성입니다. 오늘 당신께 긍휼을 구합니다. 아버지, 당신 없이는 도무지 소망이 없는 죄인입니다. 휴화산처럼 악이 숨겨져 있어 어느 순간 터져 나올지 모릅니다. 인간을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 하나님은 우리를 강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것이라고 하셨으니 이시간도 당신의 긍휼을 구합니다. 주님의 그 피로 저의 허물을 덮으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오직 새롭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온전하심과 같이 저도 거룩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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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마가, 누가,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적인 생애를 다룬 각각의 기록을 남겼다. 역사적으로 신학자들은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묘사한 마태복음을 사자 복음으로,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묘사한 마가복음을 송아지 복음으로,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한 누가복음을 인자 복음으로,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한 영적인 면이 강조된 요한복음을 독수리 복음으로 불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분류할 뿐이지, 복음서가 담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영광은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을 만큼 충만하고 다채롭다. <온유하고 겸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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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교도는 괴짜로 손가락질받았다. 기독교인이 은혜 안에 누리는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검은색 복장에 즐겁고 유쾌한 모든 것을 금지하면서 따분한(?) 성경 공부나 종교활동만을 일 년 내내 강요하는 광신도(?) 집단처럼 여겼다. 극소수의 청교도가 실제로 그런 삶을 추구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 곧 일반적인 청교도의 삶과 신앙, 신학과 실천을 재발견하게 해준 여러 고마운 영적 지도자들이 있었는데, 대표적 인물로는 마틴 로이드 존스, 제임스 패커 그리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청교도를 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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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의 지성과 교회의 지성은 “프랑크푸르트 학파(The Frankfurt School)”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겨레 신문에서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마르크스주의자들 모인 노아의 방주였다”(2013.3.27.)라는 제목으로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대해서 소개했다. 신문에서 보된 인물들은 막스 호르크하이머(1895~1973), 테오도어 아도르노(1903~1969), 헤르베르트 마르쿠제(1898~1979), 에리히 프롬(1900~1980), 레오 뢰벤탈(1900~1993), 프란츠 노이만(1900~1954), 오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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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도널드밀러의 ‘오색 사막 순례 이야기’는 무언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그의 책들은 꽤 유명했고 특히 미국에서는 상당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했지만 왠지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 와닿지 않아 책 장을 처음부터 넘기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치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흥미로움 속에서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한 듯한 이야기는 상당히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런데 그의 책의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자꾸 내게는 어릴 적 교회생활과 교회친구들이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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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후 3시, 생각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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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기독교출판에는 한두 컷 정도의 그림에 한두 문장의 묵상글이 담긴 책이 유행했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웹툰 형식의 기독교만화들이 등장했었다. 기독교내의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기도 하고 성경의 몇몇 책들의 주제들을 다루거나 신학적 주제를 다루는 등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그러한 시도들은 두껍거나 무거운 주제를 기피하는 시대적 풍조에 젖어있는 기독교인들과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교회의 어두움에 대해 불만과 분노하는 세대들의 관심을 끌었고, 실제로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책...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안식의 날: 제4계명의 재발견
이안 H. 머레이/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주일성수”라는 말이 있다. “주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일”이란 뜻이다. 많은 교회에서 주일성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마치 유대인이 안식일을 어기면 안 됐던 것처럼 정죄한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막 2:27). 바리새인처럼 주일을 지키는 일 자체만 강조하다 보면 주일을 기억하여 지키는 것으로 사람이 주 안에서 얻는 행복과 유익을 되려 막을 수 있다. 주님께서 “주의 날”을 주신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다.한편 오늘날 율법주의적인 주일 ...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칼빈의 팔복 강해
존 칼빈/김광남/비전북/조정의 편집위원


로버트 화이트는 이 책의 서론에서 주석과 설교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설교들은 주해와 관련하여 이 주석과 거의 동일한 해석 방향을 따른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한 더 정교하고 미묘한 해석과 메시지를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의 그리스도인 청중에게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석과 다르다”(11쪽). 이 한마디로 <칼빈의 팔복 강해>를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독자에게 칼빈을 통해 성경 본문을 풀어 설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특별한 유익 때문이다. 모든 설교가 당시 청중...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과 믿음, 철학과 신학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
안영혁/목양/고경태 편집위원


“철학으로 세계를 묻고 믿음으로 다시 보다”, 마치 틸리히(Paul Tillich)의 상관 관계를 말하는 것 같다. 틸리히는 '실존의 물음'과 '신학의 대답'을 추구했다. 그러나 안영혁 박사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는 그런 관계성 유지보다는, 한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 살면서, 신학을 하면서 겪은 철학에 대한 좌충우돌 사고(思考)를 고대철학에서 현대철학까지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안영혁의 <철학, 믿음과 함께 걷다>를 읽으면서, 불현듯 존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이...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한약 같이 달여 먹어야 하는 책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
송인규/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송인규 교수님의 책을 그래도 상당히 관심가졌다고 생각했고 꽤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못읽은 것은 그럴수 있다 치더라도 제목도 몰랐던 책이 있었다는 것은 좀 자존심(?)에 금이 간다.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개정증보판으로 낸 ‘아는 만큼 깊어지는 신앙’은 시리즈로 기획된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의 다음을 잇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십여년 전에 나왔을 때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보다는 주목받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좀 그런 면이 있는 듯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는 만큼 누리는 예배’를 인상적으로 읽기도 했지만 주...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당신의 교회는 건강하십니까?
건강한 교회: 교회 건강의 개혁된 실천
도널드 J. 맥네어, 에스더 L. 미크/유정희/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참석자가 혜택을 얻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은사를 가진 사람이 모여 자기 은사로 서로를 섬기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교회에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모순처럼 느껴진다. 가령 교회가 성경적으로 건전한 교리를 매주 강단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지 혹은 배우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항으로 가면 더 복잡하다. 성도의 교제가 충분히 친밀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까? 성도의 영적 성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보통 컨설팅...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교회가 선택할 유일한 가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리더십, 정의로운 교회
박윤성/글과길/고경태 편집위원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입은 심각한 충격은 성도 숫자 감소보다도 교회에 대한 냉소적인 평가를 넘어서 부정적인 평가이다. 그러한 평가를 받은 요인은 교회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 있다고 우리는 평가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일 것이다.   박윤성 목사(익산기쁨의교회 담임)도 코로나 시대의 리더십을 제언하는데, “정의로운 교회”를 테마로 설정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한국 교회에 있는 불공정한 모습을 제시했다...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목회적 관점으로 읽는 에베소서
맥아더 신약 주석 에베소서
존 맥아더/전의우/아바서원/정현욱 편집인


기다렸던 책이 출간되었다. 언젠가는 누가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손에 넣고 읽어보니 감개무량하다. 존 맥아더 목사는 한국 내에서도 워낙 유명한 저자이기에 필자의 설명이 굳이 필요 없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는 상당히 보수적 성경관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학자다움을 갖춘 목회자라는 점이다. 두 가지의 특징은 존 맥아더의 전부라고 말해도 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매일 성경을 주해하고 설교해야 되는 설교자라면 그 어떤 주석보다 가장 먼저 구입해야 할 책...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소돔과 고모라에 살고 있는 교회에게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칼 트루먼/윤석인/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위원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것만 같다. 사적인 미디어 방송에서 동성연애,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고 공영방송에서도 이제 쉽게 성 혁명의 결과물을 발견한다. 사회 저명한 학자, 강사나 지도자,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지금의 시대 정신이 옳고 바른 길로 가는 중이라고 외친다. 대중의 다수가 이 흐름에 동조한다. 군대에서 동성끼리 성관계를 맺은 행위는 무죄, 이를 조사한 행위는 조사받는다. 자기 스스로 여성이라 느끼는 남성 수영선수가 여성 수영대회 상을 휩쓸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탈 기독교 시대 전도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서상진 편집위원


전도..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전도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80-90년대만 하더라도 전도가 참 잘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하는 총동원전도주일이라고 하는 이름하에 그동안 기도하며 사랑을 베풀었던 대상자를 교회로 모시고 와서 복음을 듣게 함으로 결단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는 교회에 관한 말을 세상 속에서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교회마다 많은 고민이 있다. 펜데믹 이후에 전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또한 그 방법은 무엇인지에...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반성
설교자의 인생
임종구/다함/서상진 편집위원


“설교자의 인생” 책 제목이 참 좋다. 이 책의 저자인 임종구 목사는 10여년 전 경산의 한 교회의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모임에서 자신의 개척 시절의 처절하고 힘들었던 삶을 가감없이 전해주었고, 그런 삶이 자신의 목회의 뿌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됨을 강조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기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지만, 그런 삶이 쉽지 않다. 이 세상에 설교에 관한 수많은 세미나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세미나 속에서 방법을 찾고, 강의를 하는 그 사람을 찾지 않는다. 세미나를 하기까지 그가 어떤 삶을 ...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세상이 교회를 비필수적이라고 말할 때,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교회의 재발견: 왜 그리스도의 몸은 필수적인가
콜린 핸슨, 조너선 리먼/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미국은 락다운(이동금지명령)과 셧다운(폐쇄 명령)으로 모든 비필수적 모임과 행사, 심지어 사업장 운영 등을 강력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건강 외적인 영역의 위험성을 고려하면서 “필수적”(essential)인 일들에 한하여 규제를 완화했다. 이런 정책의 전환은 대한민국에서도 유사하게 이루어졌다. 문제는 국가가 교회를 ‘필수적’이지 않다고 규정하고 모이기를 폐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참 교회는 스스로 ‘필수적’이지 않다고 인정할 수 없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하나님...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 성경이 말하는 대로 싸워라
일상의 영적 전쟁: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
데이비드 폴리슨/권명지/토기장이/조정의 편집위원


<일상의 영적 전쟁: Standing Firm in Spiritual Battles>이란 제목을 봤을 때, 그리스도인의 성화, 영적 전쟁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죄인이 거듭나 옛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 과정, 육체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맺을 때 육체와 세상과 마귀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다룬 책이라 생각했다. 부제인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도 저자인 데이비드 폴리슨이 발전시킨 성경적 상담학의 주요 주제인 신자의 영적 성장과 관련된 책이란 걸 말해준다. 추천인...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변한 세상, 변함 없는 복음, 어떻게 전파할까?
탈기독교 시대 전도: 세상에 닿는 복음 전략
팀 켈러/장성우/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 시대는 없었다. 타락과 부패가 만연한 세상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다. 교회가 기다리는 세상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악이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새 하늘과 새 땅)이다. 어떤 사람은 중세 시대 교회와 정부가 결탁했을 때 기독교인이 세상을 지배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만행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된 기독교의 특징은 회심이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성령의 능력을 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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