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가 돌아설 길을 묻다
1517년 마틴 루터는 95개조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채교회에 써 붙였다. 이 사건은 당시 부패하고 부조리한 교회를 뚫고 나온 개신교가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가도록 촉발했다. 한국 개신교는 그 새로운 길의 역사 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500년 전 중세 교회와 매우 닮아 있다.
불의한 권력을 눈감거나 편들고, 교세 확장이라는 욕망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 목회자의 윤리적 탈선과 교회 운영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 주체적인 단독자로 서지 못한 그리스도인 다수는 복음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넘어서지 못한다. 교회의 신뢰도는 수년째 바닥을 기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가장 의미 있게 기념하는 것은 오늘 우리가 몸담은 교회 안에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돌리는 일일 것이다. 개혁의 곁길에 빠진 한국교회는 어떻게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까. 교회 개혁 언론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가 이 질문을 들고 만난 다섯 학자의 통찰을 한데 엮었다.
저자 배덕만 외 4명
편자 강도현
미국 리버티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펀드 매니저,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소셜 카페 기획자로 ‘카페바인’을 운영하며 『골목 사장 분투기』, 『착해도 망하지 않아』(북인더갭)를 썼다. 2016년부터 <뉴스앤조이> 대표로 일하고 있다.
목차
엮은이 서문
터닝포인트 1
권력과 결탁하지 않는 교회로 _ 배덕만 인터뷰
터닝포인트 2
생각하는 신앙, 삶에 잇닿은 신학으로 _ 권연경 인터뷰
터닝포인트 3
하나님나라 복음의 공공성 회복하는 교회로 _ 김근주 인터뷰
터닝포인트 4
맘몬 체제 극복하는 변혁의 공동체로 _ 박득훈 인터뷰
터닝포인트 5
‘새 하늘 새 땅’ 일구는 샬롬과 비움의 신학으로 _ 한완상 인터뷰
출판사의 소개글
여기저기서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 지 오래다. 그러나 변화와 갱신의 열매보다 실망스럽고 가슴 아픈 소식을 더 많이 접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종교개혁의 교훈을 곱씹으며 한국교회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 교회가 희망이라는 고백을 저버리지 않는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찰과 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엮은이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섯 명의 학자를 만나 인터뷰했다.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라 각자의 현장에서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헌신적으로 분투하는 이들이다. 인터뷰를 문답 형식이 아닌 하나의 글로 정리해 인터뷰이들이 평소 외쳐 온 지론을 논리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교회사 전문가인 배덕만 교수는 종교개혁 당시와 그 후 전개된 유럽 역사 그리고 한국교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미국교회사와 초기 한국교회사를 훑으며 교회가 세상 권력과 결탁해 온 뼈아픈 역사에서 돌이켜야 한다는 교훈을 도출한다.
바울 신학에 능통한 신약학자 권연경 교수는 칭의 중심의 종교개혁 신학이 지닌 한계를 짚고, 성찰이 결여되고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국교회의 신앙 풍토를 지적한다.
예언서 연구에 매진해 온 구약학자 김근주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부록 취급받는 구약성서 안에 제시된 하나님나라 복음을 강조하며 교회가 편협한 복음 이해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교회 개혁 운동에 박득훈 목사는 교회가 맘몬에 잠식당하게 된 현실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들추어낸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의 과제로 자본주의 체제 극복을 강조한다.
원로 사회학자인 한완상 교수는 현실 국내외 정세를 아우르며 예수님이 제시한 샬롬과 비움의 길을 따르는 것이 오늘날 시대정신이자 교회에 주어진 사명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활 신앙을 새롭게 이해하고, 종말론적 하나님나라 운동에 동참하기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