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무지가 무지를 끌어가는시대-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지는 질문
자유인교회 천정근 목사의 “사상의 가을이 내뿜는 마지막 매미 소리처럼 따가운 광야의 소리” 스물한 편을 담은 책이다. 애초 “속(屬)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제목으로 저자가 목회하는 자유인교회에서 연속한 설교를 모은 것인데, 그중 일부가 '뉴스앤조이'에 연재되는 동안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뜨거운 애정과 날카로운 통찰, 직설적이면서도 진부함 없는 언어로 이 시대 교회와 신자들의 갱신과 갱생을 위한 길을 천착한다.
한국 교회 현실을 짚는 책들이 대개 교회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는 일에 집중하는 데 비해, 본서는 교인들의 의식구조와 인식상의 문제를 천착한다. 이 책이 파헤치는바, 회중에게 깊숙이 자리한 욕망과 콤플렉스, 목회자와 신자들의 복음에 대한 무지, 자의적인 텍스트 해석의 문제점, 빈번히 발견되는 심리적 투사와 혼돈의 현실에 대한 지적은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정신적인 화상’을 입힐 만한 것이다.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서 그려내는 무지몽매한 현실을 하나씩 드러내 검토, 질타한다. 여기에는 신앙의 목적에 대한 몰이해, 기복주의적이고 성공주의적인 긍정일변 신앙의 기만성, 이러한 체질이 공고화, 사회화되면서 초래된 영적 권능의 상실과 같은 것이 대표적일 텐데, 이러한 무지를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대형교회, 교계 원로 발언과 퍼포먼스 등도 칼날을 피해가지 못한다. 당대 지배세력과 불화했던 예언자들의 전통을 성실히 따라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온갖 형태의 ‘권력’들에 대해서도 날을 세운다.
저자 : 천정근
1968년 경기도 용인 출생. 19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군복무를 제외한 날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쓰는 문청으로 보냈다. YS 정권이 들어서면서 출구 없는 환멸의 벽과 맞닥뜨리고 내면마저 황폐해져 좌절과 고난의 이 땅을 떠날 궁리를 하다 아무런 연고 없는 낯설고 먼 러시아로 병든 자신의 그림자 하나, 약 한 보따리 싸들고 1994년 훌쩍 유학을 떠났다. 1999년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러시아 문학을 공부하였다. 모태신앙으로 교회 안에서 성장했으나 청년기를 불가지론적 회의주의자로 보내다, 모스크바 교외의 한 수련회에 참석해 회심을 경험하고 기독교 신앙으로 돌아왔다. 27세부터 교회에서 청년들에게 설교하고 성경을 가르쳤고 거기서 한국 교회의 여러 문제적 현실과 맞닥뜨리며 고뇌하다 다시 교회를 떠났다. 이후 아내와 함께 신학적으로 자기를 규정하지 않은 구도자로서 러시아 정교회, 루터교, 러시아 침례교회, 카리스마파 교회, 신앙공동체들을 순례하며 종교적 구원의 탐구에 몰두했고, 대학원에서 톨스토이의 후기 저작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가 최후의 대작 《부활》에서 피력한 갱생의 빛을 발견했다. 귀국 후 신학을 공부하여 2006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신학은 보수, 신앙은 자유’라는 신념으로 안양에 자리한 자유인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산문집 《연민이 없다는 것》 외에 《헤아려본 세월》(공저), 논문으로 〈1880-90년대 똘스또이 중편에 나타난 종교 윤리적 관점〉 등이 있다.
책머리에
1. 다시, 평신도를 깨운다 (누가복음 23:26-34상)
2.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은 무엇인가 (사무엘하 21:1-14)
3. 왜 기독교인은 자라지 못할까 (마가복음 4:26-29)
4. 비유인가 암시인가 (마태복음 13:10-15)
5. 율법주의인가 허무주의인가 (마태복음 12:38-45)
6. 깨달은 후에야 왕의 나라가 견고하리라 (다니엘 4:9-27)
7.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갈긴 예수 (마태복음 11:15-19)
8. 목회냐 예언이냐 _예언이 사라진 교회 (예레미야 23:16-40)
9. 영성이냐 반지성이냐 _지성이 사라진 교회 (시편 19편)
10. 실존이냐 기복이냐 _고뇌 없는 교회 (마태복음 10:1-16)
11. 목사는 투사, 성도는 혼돈 _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신명기 19:1-21)
12. 교의는 있고 고백은 없다 _기독교인이라는 비전문가 (요한복음 6:24-35)
13. 누구를 위하여 복음의 종은 울리나 (요한1서 2:7-11)
14. 답습이냐 새출발이냐 _중립의 자리를 묻는다 (여호수아 1:1-9)
15. 깨어나 프로테스탄트가 되자 (고린도후서 4:6)
16. 선민이냐 우민이냐 _가짜 역사를 넘어서 (출애굽기 12:29-30)
17. 역사의 부름에 응답한 마르틴 루터 (로마서 1:17)
18. 구령의 열정 _복음 전파냐 반복음의 전파냐 (고린도후서 5:14-17)
19. 먼저 인간이 되라 _복음 바로 세우기 (고린도전서 16:13-14)
20.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목사들에게 1 _세월호 참사에 즈음한 설교들을 바로잡는다 (누가복음 13:1-5)
21.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목사들에게 2 _사탄은 결코 사탄을 내쫓지 않는다 (로마서 12:17-13:10)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