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서평
특히 지도자들이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책
세태는 돌고 돌기 때문에 성경 읽기에도 얼마간은 유행이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실천신학자로서 구약성경에 관한 한 아마추어에 불과하지만, 성도들이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또 다시 필자의 전문분야이다. “성서교육의 이론과 실제”라는 수업을 하면서, 보편적인 방법은 있지만, 성경의 부분 부분을 어떻게 넘어가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늘 시원치가 못하다. 이 방면에 있어서 방법의 큰 획을 그어준 사람들은 단연 “정경신학”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것은 아마도 성경비평에 있어서 우리 시대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해하는 바로는 비평학은 크게 네 가지 관점이 흘러왔다. 그 첫째가 자료비평이니 역사비평이니 양식비평이니 하는 분석적 비평이다. 그 기록의 내용이나 역사 양식 등에 따라 자세히 나누고 비평하여 성경을 이해하려고 하였는데, 그런 다음 뭉쳐내는 작업을 끝내 해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 둘째는 분석적 비평의 문제를 쾌도난마하려 했던 통합적 비평인데, 하나의 관점으로 성경을 꿰려고 한 것이다.
계약이니 시간에 대한 성경적 이해니 구원사니 하는 큰 주제로 성경 전체를 이야기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건전한 성공을 이루기는 한계가 있었다. 각 성경의 특수성은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양자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분명한 관점(어떤 이들은 이것을 이데올로기라고까지 부른다)을 가진 비평의 방법이 정경신학이다. 성경 각 권이 형성되던 시기에 그 책들은 권위 있는 정경으로 수용된 바 있으며, 독자는 바로 그 관점에서 성경을 읽어 내리는 것이 성경을 가장 적절히 읽는 방법이라 보는 것이다. 이것은 분석적 비평이 수사관처럼 성경의 난점이나 한계를 밝히려 했던 시도로서 효력을 보지 못했다는 선언임과 함께 통합적 비평들의 환원주의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리고 오늘에 와서는 비평이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해석에 더 가까운 것으로 우리 시대의 관점을 먼저 가지고 성경에로 들어가는 비평 방법이 있다. 사회학적 비평이나 페미니즘 비평 등이 그런 영역에 속한다. 비평 전체를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볼 때, 원래의 성경을 존중할 뿐 아니라 오늘의 해석도 손쉽게 전개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역시 정경비평의 방법이 걸맞다고 생각된다.
이 정경비평의 관점을 가지고 성경을 읽으면서 이 다음 단계에 가서 닿는 것은, 그렇다면 원래 성경이 기록될 때 나왔던 덩어리들은 어떻게 뭉쳐져 있나 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따라 읽는 것이다. 모세오경이 하나의 덩어리로 편집되었다면, 그 덩어리를 하나로 이해하는 것은 그 각 권을 이해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각 권도 더 잘 이해하게 할 것이다. 여러 소선지서 해설서나 주석을 보면 소선지서는 원래 하나의 두루마리였다. 그래서 정경비평을 조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선지서를 하나의 덩어리로 이해하면서 한편 그 각 권의 내용을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소선지서 연구를 위해 그런 책을 찾다가 바로 이 책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정경비평의 대가로 불리는 Brevard Childs의 「구약정경개론」(대한기독교출판사)같은 책을 보아도, 이런 관점이 확연하게 보이지는 않고, 그야말로 각 권의 해설에 힘을 기울인 것 같다. 그래서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 같은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제1장은 ‘소 예언서 개관’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필자가 보건대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이 1장에 있다. 저자는 여기서 소선지서 12권 전체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구조적이고도 내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완전히 모든 학자들에게 인정된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성경을 유기적으로 읽고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이것은 소위 정경신학의 방식으로 성경을 읽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으로서도 훌륭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소선지서 전체 구조는 아래와 같다. 이미 말한 대로 이 구조를 달리 보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시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고, 성경을 읽고 기억하고 묵상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도구가 된다. 무엇보다 소선지서라는 비교적 난삽해 보이는 책들이 정돈된 연구의 대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A 호세아: 언약 위반과 하나님의 사랑
B 요엘: 포로 귀환과 하나님의 성전인 시온에서 열국의 심판
C 아모스: 여호와의 날, 언약의 저주(5:11-12), 하나님의 공의, 남은 자 사상
D 오바댜: 에돔의 심판 –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
E 요나: 니느웨에 관한 말씀
F 미가: 성전에서 하나님의 통치 실현, 메시아, 남은자의 죄 용서, 언약 성취
E’ 나훔: 니느웨에 관한 말씀
D’ 하박국: 유다와 바벨론의 심판 – 공의의 하나님
C’ 스바냐: 여호와의 날, 언약의 저주(1:13), 하나님의 공의(3:5) 남은 자 사상
B’ 학개, 스가랴: 포로에서 귀환한 공동체의 성전 재건
A’ 말라기: 언약 회복과 하나님의 사랑
소선지서 가운데 미가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선지서의 여러 정신들이 미가서에서는 두루 발견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이다. 그리고 성경을 읽어보면 실로 그렇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복잡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가서를 저자가 인도하는 대로 한 번 읽게 되면(7장) 소선지서에 대한 상당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미가서에서 얻은 그런 관점을 가지고 다른 선지서에 다가가 볼 수 있고, 제각각 다른 부분은 또 각 권에 대한 해설을 읽으면서 성경을 읽게 되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대략이라도 소선지서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사실 선지자들의 시대는 혼란의 시대였다. 앗수르와 바벨론 그리고 페르시아, 세 제국이 차례로 이스라엘과 유다에 영향을 미쳤고, 늘 군사력을 앞세웠기 때문에, 위협적이었다. 이스라엘이 아무리 이런 선지자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해도, 선지자들의 예언은 그 시대 정세와 세태에 대한 아주 냉철한 신학적 이해였다. 과연 어느 시대 어떤 나라가 자신들에 대한 이런 적나라한 이해를 가지고 살았겠는가? 그것은 원래는 이스라엘의 복이었지만, 이제는 기독교인들이 가진 소중한 유산이다. 인간에게 느껴지는 세계는 실은 늘 위기이기 때문에 대선지서와 함께 소선지서는 그리스도인들의 자기 이해로서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우리 책의 저자는 그 유용한 성경을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인도하였다. 이것이 우리의 책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의 가치이다.
이런 기본 틀을 가지고 설교를 준비하고 성경공부를 시도하는 것은 또 다시 사용자의 몫이 되겠지만, 그런 활동들이 허공을 치는 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또 유기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 이 책은 특히 지도자들이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교회는 좀더 단단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