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동양 학생과 서양 학생들의 차이점이 끼치는 복음에 대한 치우친 영향들

신성욱 | 2021.01.11 12:22

오늘 아침 우연히 미국의 명문 펜실베니아 주립대(UPenn) 의 한 강의실에서 일어난 영상을 시청하게 됐다. 영상 속에서 강의를 하던 교수는 동양 학생과 서양 학생의 차이를 얘기하려 하면서 자기와 대화를 나눌 여학생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미국 여학생과 한국 여학생 두 사람이 앞으로 나갔다. 교수는 둘을 잠시 클래스룸 밖으로 내보냈다. 그들이 사라지자 교수는 동양 학생과 서양 학생의 차이에 관한 몇 가지를 칠판에 보여주었다.


그 첫 번째 차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동양~‘자신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서양~‘자기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이 내용을 보여준 후 밖으로 내보낸 두 여학생을 들어오게 한다. 두 사람을 앞에 세운 채 교수가 미국 여학생에게 먼저 질문을 한다. “네 자신을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그 여학생이 자신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한국 여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자신이 스마트하다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수가 미국 여학생에게 다시 묻는다. “평점이 몇이지?” 여학생은 답을 못한 채 머뭇거린다. 교수가 다시 묻는다. “3.0 이하니 위에니?” 여학생이 3.0 위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한국 여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역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다시 묻는다. “3.0 이하니 위에니?” 위라고 답한다. 그러자 교수가 얼마냐고 묻는다.


그때까지도 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교수가 귓속말로 자기한테만 말하라고 한다. 그러자 교수가 그 비밀을 공개해버린다. ‘3.6.’ 모두가 놀란다. 동부 명문대에서 4.0 만점에 3.6이란 평점을 받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교수는 이어서 한국 여학생에게 몇 학년이냐고 물었다. 원래는 2학년인데 4학년 마지막 학기라 했다. 거기 앉아 있던 모든 학생들이 놀라면서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번에는 옆에 있는 미국 여학생에게 몇 학년이냐고 물었다. 같은 ‘2학년’이라고 답했다. 원래대로 하면 2학년인데, 그 한국 여학생은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맞을 정도로 매학기 많은 과목을 수강하면서도 학점이 3.6으로 좋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 여학생에게 같은 학년인데 이런 차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아주 스나트 함에도 너무 겸손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제서야 교수는 두 여학생에게 칠판에 적힌 글씨를 읽어보라고 했다. 보나마나 학점 3.6인 한국 여학생의 성적보다 낮았을 2학년 미국 여학생은 자신이 스마트 하다고 답한 반면, 4년간 이수해야 할 과목을 2년 만에 수강하면서도 평점 3.6을 받고 있는 한국 여학생은 자신이 스마트 하다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놀랍다. 교수가 소개한 동양 학생과 서양 학생의 차이 그대로가 아닌가.


교수가 한국 여학생에게 다시 묻는다. 딸의 성적을 보고 엄마가 어떻게 말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번엔 미국 여학생에게 묻는다. 만일 그녀가 한국 여학생처럼 2년 만에 4학년 과목을 거의 다 들으면서 평점 3.6을 유지했다면 엄마가 뭐라 반응했을지 말이다. 그러자 미국 여학생은 자기 엄마 같으면 페이스북에다 그 사실을 올리고 동네방네 다 떠들고 다녔을 거라 답했다.


이번엔 한국 여학생에게 교수가 묻는다. “이토록 탁월한 학생임에도 어째서 자신이 스마트 하다 생각지 않았는지, 그리고 어째서 한국 엄마는 딸에게 잘했다 칭찬하지 않았는지”를 말이다. 그때 그녀는 한국에선 자기나 자기 엄마 생각에 3.9나 4.0 정도가 되면 몰라도 그 이하면 거의 대부분이 자신이나 자신의 딸을 스마트 하다고 생각지 않을 거라고 답했다. 그렇게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면서 도전받아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더 애쓰고 노력하는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특히 미 동부 지역의 학생들은 너무 자신에 대해서 미화하고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다. 교수가 처음에 밝혔듯이, 동양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하는 반면, 미국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말이 사실인 듯하다.
문제는 이것이 복음을 이해하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동양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인이 되었다는 사실엔 주목하지 못한 채 자꾸만 죄 많은 죄인이라는 부정적인 자화상을 갖고 있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님의 은혜로 죄 사함을 받은 의인이라는 긍정적인 자화상은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늘 원치 않는 죄를 짓는 죄인이라는 사실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동양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를 경험하기보다는 율법적인 신앙의 틀 안에 갇힌 채 기쁨과 생기 없는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같은 서양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는 잘 누리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문제의식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본다. 둘 다 한 쪽으로 치우친 양극단적 신앙의 모습이다. 우리가 죄 사함 받고 의롭다 하심을 받는 것이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에서 비롯된 것이듯, 우리가 은혜로 구원받은 몸이긴 하나 하나님의 자녀답게 멋지게 잘 살아가야 하는 사명자란 사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함을 꼭 기억하고 사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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