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성공보다 값진 실패

신성욱 | 2020.12.04 08:46


신대륙 미국이 온통 ‘골드러시(Gold Rush)’로 흥청거릴 때인 19세기말 애리조나주의 툼스톤에서 열심히 금광맥을 찾고 있는 달비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금광에 미쳐 있었다. 언젠가는 광산에서 금맥을 찾아 부자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래서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삼촌과 함께 서부의 금광을 찾아 왔던 것이다. 농토를 판 돈을 투자한 그는 몇 년간 철저히 사전조사를 하여 금광이 파묻혀 있다고 판단되는 작은 산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몇 주일 뒤 한 200m 정도 파들어 갔을 때 마침내 황금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남의 눈을 피해 흙으로 금맥을 덮고 지상으로 황금을 운반할 기계를 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성공담을 늘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그에게 돈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채굴기를 사가지고 금광으로 돌아왔다. 금은 자꾸만 쏟아져 나왔고 거부가 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였다. 그런데 어느 날 뜻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금맥이 갑자기 뚝 끊어지더니 흙덩이만 나오는 것이었다. 행운의 여신은 더 이상 달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광의 맥은 끊어지고 더 이상의 노다지가 나오지가 않았으므로 그의 꿈은 무지개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동안 캐놓았던 금마저 그 금광에 모두 쏟아 부어야 했다. 이제는 노임 지불 능력마저도 없어져서 광부들은 모두 떠나가고 결국은 폐광이 되고 말았다. 그는 결국 채굴을 단념했다.


광산을 포기하고 채굴기를 고철상에 팔아치우고 난 후 툼스톤을 떠나 고향인 동부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달비로부터 채굴기를 산 고철상은 매우 궁금했다. ‘그 좋은 금맥이 그처럼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그 고철상은 자기가 직접 금광을 인수하였다. 그는 생각하기를 ‘금이 나오던 금광이 갑자기 금이 안 나올 이유는 절대 없다’고 확신했던 것이다.


그래서 광산기사를 초청하여 산의 특성을 조사해 본 결과 금맥의 단층을 찾아야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고철상이 찾아낸 금맥의 단층은 달비가 중도에 포기했던 그곳에서 불과 3피트, 즉 1m도 채 떨어지지 않는 바로 그 밑에 있었던 것이다. 그 즉시 광부들을 동원하여 작업을 재개하였는데 거기에는 이제까지 발견한 어떤 금광보다 풍부한 광맥이 묻혀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금이 달비가 파기를 중단했던 곳으로부터 겨우 1m밖에 안 되는 깊이에 묻혀 있었던 것이다.


새 주인인 고철상은 그 광산에서 나온 금으로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
얼마 후 달비는 금광에서 노다지가 쏟아져 나온다는 소문을 들었다. 달비는 반신반의하며 자기가 운영하였던 금광에 찾아갔다. 금광의 새 주인은 바로 자기가 채굴기를 판 고철상이 아닌가? 금광의 새 주인은 달비에게 ‘당신이 지금까지 파놓은 곳에서 겨우 3피트를 더 판 결과로 얻은 행운이었다’고 하며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그리고 새로 금맥을 발굴하게 된 자초지종을 들려주었다. 달비는 땅을 치며 통곡했다. ‘불과 몇 분만 더 파 보았더라면….’ 그러나 백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 후 달비는 완전히 정신 자세를 바꾸었다. 고향을 떠나 시카고의 보험회사에 입사하여 보험설계사가 되었다. “나는 노다지가 있는 바로 3피트 앞에서 행동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제 고객 앞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으리라.”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보험에 들 것을 권유하였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그때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살렸다. 내가 한번만 더 땅을 팠으면 백만장자가 되었을 텐데, 내가 한번만 더 권유하면 이 사람이 보험에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끈질기게 보험을 권유했다.
이런 세일즈 철학으로 임한 결과 어느 사이에 달비는 미국에서 최고의 보험세일즈맨으로 재탄생하였다.


그는 보험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미국 최고의 톱 세일즈맨이 되어 부와 명예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성공한 후 이런 명언을 남겼다. ‘인간은 광산에서 금을 캘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캘 수 있는 더 값진 금은 인간의 두뇌와 마음으로부터 캐는 금이다.’
달비가 좌절하지 않고 1미터만 더 파들어 갔을 경우와 1미터를 놔둔 채 낙심하여 포기한 경우 중 결과적으로 볼 때 어느 경우가 그에게 더 큰 축복이었을까?


물론 후자 쪽이다. 만일 1미터만 더 전진했더라면 그는 물질적으로 백만장자가 되어 큰 부를 누릴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마음과 생각에 있어서의 새로운 결심과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Failure is the mother of success)란 말이 있다. 실패를 통해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딛고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일어서는 사람도 있다.


놀랍게도 달비는 후자와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실패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실패했을 때가 실패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보다 훨씬 더 큰 유익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셈이다.
가능하면 실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달비의 경우처럼 실패가 오히려 더 큰 복이 될 수도 있다. ‘주님, 저도 실패를 벗 삼아 보다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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