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은혜는 배로 갚고 원수는 사랑으로 해결하자!

신성욱 | 2020.11.21 11:22

미국 남성 잡지 GQ ‘올해의 아이콘에 선정된 배우가 있다. 조지 클루니가 그 주인공이다. 클루니는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멋있는 사람이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 그를 닮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다. 물론 그것은 그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배우 뿐 아니라 감독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그는 타고난 유머와 재치, 그리고 넉넉한 인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도 거론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실제로 그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충격의 패배를 당한 이후 훌리오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 코리 부커 뉴저지주 상원의원, 조지프 케네디 3세와 더불어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의 물망에도 오른 바 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도 할 수 있겠지만, 힐러리의 패배 요인이 매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어서 대안으로 조지 클루니가 거론된 것이다. 남성은 물론 여성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8일 미 CNN 방송 등 여러 매체들로부터 최근 이렇게 매력만점인 클루니의 믿을 수 없는 훈훈한 미담에 관한 소식이 들려왔다. 그가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 14명에게 현금으로 거액의 1400만 달러(15)를 나눠줬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뉴스라는 얘기도 있었으나 ‘GQ’ 12~1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그것이 사실임을 공개했다.

클루니가 직접 나서 소문의 진위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클루니는 친구들에게 통 크게현금을 건넨 일화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에 출연했다. 알폰소 쿠아론이 감독을 맡은 그래비티는 우주를 탐사하던 주인공이 폭파된 인공위성 잔해와 부딪히며 떠돌던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당시 클루니를 포함해 샌드라 블록, 에드 해리스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출연 제의를 수락할 당시만 해도 클루니는 이 영화가 흥행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클루니는 일정 급여 대신 영화 수익의 비율을 출연료로 받기로 했다. 그러나 그래비티는 전 세계에서 7억 달러(7800억 원)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뒀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7개 부문 수상을 했다. 클루니는 수백만 달러의 수익금을 얻게 됐다. ‘그래비티에서 우주에 고립돼 살 길을 모색하는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와 그의 상관 매트(조지 클루니).

클루니는 당시 국제 인권 변호사인 아내 애멀 클루니와 결혼하기 전이었고 가족도 없었다.

 

그는 그래비티로부터 얻은 현금을 저축하는 대신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선택했다. 클루니는 곧바로 미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있는 한 창고에 낡은 밴을 몰고 가 현금 1400만 달러를 가득 채운 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깜짝쇼(Surprise)를 했다. 클루니는 이 장면을 설명하면서 나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 각자 100만 달러를 받는 건 어때?’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 달러를 선물한 이유에 대해 내가 무일푼이었던 시절, 그들의 소파에서 잠을 잤고 그들에게 빌린 돈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친구들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항상 도와줬고 나를 오랫동안 응원해 줬다고 했다. 이어 나는 친구들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unbelievable)이다.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긴다는 말이 무색한 요즘 현실 아니던가!

 

유명세를 타면 탈수록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교만하고 거들먹거리고, 옛 친구들조차 교제하지 않는 게 상식이다. 무명 시절 신세졌던 이들의 은혜를 갚은 실례를 들은 지 오래다. ‘원수는 바위에 새기고 은혜는 물에 새긴다가 정석인 현실이 되고 말았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10살 많은 친구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그분은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이런 부탁을 했다.

 

교수님은 유명세를 타고 높아지면 절대 상처를 주지 마세요!” 깜짝 놀라서 그게 무슨 말씀이냐고 물었다. 군에 있을 때 많이 도와줬던 내무반 후배가 목사가 된지 몇 십 년 만에 만나서 반갑게 교제를 이어왔는데, 유명세를 타면서 자기를 무시하고 개척하면 1억을 헌금하겠단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분이 입었을 상처가 얼마나 컸으면 내게 그런 부탁과 요청을 하셨겠는가?

 

나도 시간 강사 시절, 그분으로부터 용돈도 여러 번 받고, 밥도 많이 얻어먹었다. 내가 유명세를 타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분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 늘 의식하면서 만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얼굴 보지 못한 지 오래됐다. 클루니의 미담을 계기로 전화 한 번 드려서 식사대접도 하고 밀린 얘기도 나눠야겠다. 사람이 은혜를 잊으면 안 된다.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긴다는 말이 있다.

 

성경대로 하면 어찌 될까? ‘은혜는 배로 갚고 원수는 사랑으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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