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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칼럼

  • 이성호함경도 실향민의 아들로 서울의 유력한 산동네 돈암동 출생. 북악산과 삼각산을 닮은 작은 교회와 소박한 사람들을 가슴에 훈장처럼 여기는 포항의 작고 불편한 교회의 책임사역자. 한신대 신학대학원. 한신대 대학원 교회사 박사과정(Ph.D.Cand.)수료. 연규홍 교수와 「에큐메니칼 신학의 역사」(Vital Ecumenical Concerns) 번역,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집필. 포항CBS라디오 5분 메시지, 포항극동방송 ‘소망의 기도’ 진행자. 책에 한(恨)이 맺혀 ‘Book Party’할 수 있는 도서관 교회를 꿈꾸다.

추석이, 추석이 되는 세상

이성호 | 2016.09.09 23:13
추석이, 추석이 되는 세상

1.
아직도 더운데 벌써 추석입니다. 이 추석은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가장 풍성한 시기이며, 1년 중 가장 큰 보름날을 만나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추석 때에는 머슴들까지도, 새 옷을 한 벌씩 해주었습니다.

추석에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하는데 저도 기억합니다. 새로 산 쫄쫄이 바지와 긴 팔 난방, 파란 나일론 운동화를 신고 삐쭉 삐쭉 골목으로 나서면, 모두 비슷한 차림새였던 유년시절의 어색한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라 더 절절한 추억입니다.

그런데 명절마다, 우리 가슴을 후벼 파도록 처량하고 서글픈 이웃들이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지금도 은행현금인출기 앞에서 단 한 푼도 인출할 수 없어 황망히 돌아서는 우리네 아버지들과 청년들이 있습니다. 명절이 되면 더욱 커지는 아이들의 투정에 마음으로 통곡하는 어머니들도 지천이며, 종이박스 하나 더 주워서 행복한 이웃 할머니도 있습니다. 모쪼록 함께! 마음 따뜻한 추석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2.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의 사람’이라든지,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라고 할 때, ‘밤낮으로 엎드려 기도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매우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기도는 장소와 형식에 따른 어떤 동작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의 사람’이라는 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따르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날마다 교회에 나와 기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모든 시간과 생활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듯 그렇게 살아가는 자세와 태도를 가리킵니다. 또한 그렇게 바라고 염원한대로 애써 사는 것 역시, 기도의 영역입니다. 하나님의 원하시는 뜻을 알리는 일도 기도의 연장이며, 우리의 몫입니다. 이 모두가 기도입니다. 우리 삶 전체가 기도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선한 싸움을 강담하는 것은 단지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세상의 한복판에서 기업인은 기업인답게 힘써 경영하는 것이며, 교사는 교사답게 바른 것을 가르치는 일에 힘쓰는 것이며, 장사하는 사람은 과도한 이익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하듯 사는 문제입니다. 내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을 실천하는 것으로 우리는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 24시간 예배하는 사람이 됩니다.

3.
여러분의 교회가 이런 공동체이기를 소원합니다. 교회는 언제나 ‘내’가 아니라 ‘우리’이며, ‘나의 탁월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함을 따르려는 우리 모두의 기도와 협력으로 세워져 감을 믿습니다. 좋은 교회란 교회의 본질을 함께 고민하고 그 고민을 나누고, 그 고민을 실천으로 옮기는 그런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교회는 <신앙고백의 공동체>를 넘어서 <행함의 신앙공동체>여야 합니다.

참된 신앙, 참 기도는 실천에서 다릅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내 교회를 위해서’를 뛰어넘어, 이 ‘사회’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세계’의 회복을 일구는 교회들이 마구마구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할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증언하실 것입니다.
 
선명한 계절 가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가위 추석에 보름달을 바라보며 제 각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습니다. 바라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든든히 서가는 꿈을 함께 꾸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 ‘우리’가 되기를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둥그런 보름달이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와 이 땅에 두둥실 떠오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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