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 골든타임 ◑

문양호 | 2013.06.13 18:18
골든타임

골든타임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응급외과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사건들과 의사로서의 소명을 붙들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것중 한 가지는 일반외과와는 달리 사고같은 응급상황에서 온 환자들이 상당수 있기에 일반적인 진단이나 치료과정과는 달리 긴급하게 판단하고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환자 몸안에서 어딘가 쏟아지는 출혈지점을 찾기 위해 마치 고인물을 퍼내듯이 피를 씻어내며 정확한 지점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은 마치 지진으로 상수도 파이프가 금이 나서 물이 쏟아져 내랄때 고군분투하는 모습같았다. 그런 모습은 고장난 기계나 자동차 고치는 것과 사람치료하는 것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아 보였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환자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응...
급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어쩌면 의사나 기술자 모두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려 힘쓰는 행동양태가 비슷해보인다는 것이다.
목사의 심방이나 상담도 그럴 때가 있다. 일반적인 심방은 충분한 대화와 교제 속에서 성도들의 근황을 듣고 그들의 아픔을 돌아보며 대화하며 기도하지만 심방이 항상 그렇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안해보이는 얼굴 뒤에 폭발직전의 화산같이 온갖 감정이 들끓고 있을 때도 많다.
특별히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듯하지만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가정이나 성도에게 갑작스런 어려움이 발생해 찾아가는 경우, 충분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상황에서 성도의 문제의 원인을 발견해 대처해나가야만 할때가 있다. 그럴 때 응급외과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상대의 뱅뱅돌리는 말이나 또는 여러가지로 폭발하는 성도의 감정이나 이야기들 속에서 진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분의 이야기나 모습을 보고 그분의 실제 문제와 원인을 짐작하고 그것을 확인해 적절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 사건 현장에(?) 여러 사람이 연루되어 있을 때는 더더욱 쉽지 않다. 대심방때 어떤 날은 서너가정을 돌아보는 중에 두 가정이 내 앞에서 대놓고 부부싸움을 벌이던 경우도 있었다. 나머지 가정도 목소리만 높이지 않았지 다른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었다. 어떤 때는 성도간의 다툼이나 갈등 속에 어느 편을 들기도, 어떤 것이 옳다 쉽게 이야기할수 없는 난처한 상황애 들어 가기도 한다.
또 이런 극단적 정도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곧 수면위로 올라올 문제들을 찾아내는 것도 목회자의 심방의 중요한 역할중의 하나다. 그렇게 찾아내지 못하고 도와드리지 못할때 더큰 문제로 결국 나타나는 결과를 자주 보아왔다. 그런 치열한 시간들을 보내다 보면 응급외과의사가 수술과 응급조치후 가운과 몸이 피범벅되듯 목사도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치료는 어차피 선택의 과정을 거치기에 불가피한 선택이 요구 될 때도 있다.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르는 과정 중에 고통이 따르기도 하고 썩어들어가는 부분을 목숨을 위하여 잘라내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므 회복후에는 감사하다는 말도 듣겠지만 당장은 치료과정 속에서 욕을 먹기도 하고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목회자는 그것이 성도를 치료하고 성숙시키는 과정을 알기에 그 응급 조치와 치료과정에 뛰어든다.
무엇보다 그러한 모든 과정이 목회자 자신의 지혜와 재능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질문하나 하나에 상당순간순간에 성령의 인도하심과 주님의 지혜를 구하며 나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난 뒤에도 그들의 온전한 치유를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중보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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