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그라인더가 멈췄다

문양호 | 2016.03.25 11:25


 

1.

그라인더가 또 멈췄다.

원두가 칼날에 걸렸나, 아니면 그라인더가 고장인가?

벌써 몇번째다. 갈던 원두를 쏟아내고 그라인더를 두드려봐도 않돼다가 이젠 됀다.

최근 가끔씩 수동 그라인더가 원두를 넣고 돌리다가 멈출 때가 있었다.

그러기를 몇번 하다가 혹시나 해서 그라인더가 멈추자 갈던 원두를 쏟아내 자세하히살펴보았다.

이런.. 얼핏 봐서는 잘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그만 자갈조각이 하나 있다. 아마도 로스팅할때 들어갔을까? 원두랑 같이 볶아졌는지 자갈도 원두마냥 윤기가 흐를 정도로 잘 볶아져서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 원두는 선교사로 나간 분이 그곳 현지 원두를 하나 선물해주신 것이었다. 어렵게 사역하시는 분이 선물해주신 것이어서 감사히 먹고 싶었는데 내가 도리어 죄송하다.

그다음부터 그 원두는 분쇄하기전 접시에 쏟아 살펴본다. 두번에 한번 꼴로 까만 돌조각이 나온다.

그래도 그라인더가 망가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커피는 맛있는데....

 

2.

돌섞인 원두같은 것들이 있다.

비슷해 보일 때가 있다.

구분이 잘 가지 않을 때가 있다.

순수하게 주를 사랑해서인지 내 욕심인지..

주의 뜻인지 내 생각인지..

하지만 뭔가 멈추어졌고 삐그덕 거릴 때가 있다.

무조건 밀어 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힘을 주고 무리하다간 망가져 버리기 쉽다

뜻은 이루지만 하나님은 떠날수 있고

건물은 지어도 성도의 마음은 무너진 상태일수 있고

목표액은 도달해도 공동체의 영혼은 피폐할 수 있다.

 

3.

...

비슷해보이지만 아닌 이들이 있다.

겉보기엔 똑같아 보이고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본질은 다른 이들이 있다.

성경을 그들도 같이 읽고 같이 찬양도 할수 있지만 그들속 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 공동체는 삐그덕 대고 요란한 잡음을 낸다. 힘은 쓰지만 그 힘은 힘의 가치를 잃는다. 그저 죽은 힘일뿐이다. 돌을 골라내야 한다.

 

4.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금요일.

나는 아직도 내속에 섞여 있는 비슷하지만 다른 돌조각을 골라본다. 불순물을 찾아본다.

고르기 보단 다시 죽어야 할듯 싶다. 수많은 불순물을 내 힘으론 거르지 못한다. 죽어야 다시 로스팅하고 분쇄할듯 싶다.

그래야 좋은 향기를 내는 그리스도의 원두커피가 될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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