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고난주간에....

문양호 | 2016.03.25 11:21

엇그저께 부모님이 시내에 나오실 일이 있다 해서 겸사겸사 간만에 부모님을 태우고 하루종일 운전과 가이드하며 시내구경을 시켜드렸다. 어차피 주머니가 가벼운 목사라 좋은 식사도 대접 못하고 럭셔리한 것은 모셔갈 생각도 하지 못하기에 나름 가성비 높게 돌아다녔는데 남산의 목멱산방에서 이른 점심후 경복궁 주차후 경복궁 및 인사동, 운현궁, 서울 역사박물관 등 꽤나 많은 거리를 걷고 운전했다.

 

그런데 광화문 광장을 스쳐 지나가며 세월호 유족들의 천막이 저기라고 이야기해 드리고 경복궁 주차장 쪽으로 좌회전하면서 수많은 경찰 버스들 이 켠쪽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저쪽이 소녀상 있는 곳이고 아마도 수요집회가 열리는 것 같다고 설명드렸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심란해진다. 고난주간에 한쪽은 과거의 국가의 잘못으로 인해 지금도 고통받는 분들이라면 또다른 곳은 지금의 국가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복잡하다. 시간 차는 크게 나지만 이분들은 비슷한 점들이 많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라가 자기들의 잘못을 반성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며, 사과할 생각도 없고 오히려 홀대하고 유령인간 대하듯이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고난주간에 그들을 바라보면서 더욱 마음이 쓰려진다. 주께서 잡히시고 고난 받으시던 그 땅도 그러했다. 억울한 일을 당해 상소를 해도 해결해줄 곳은 없고 과부의 두 랩돈보다는 트럼프같은 부자의 돈을 귀히 여기는 이들이 그때도 있었다. 그 불의한 땅에서 주님은 그러한 이들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주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하지만 이천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교회는 그러한 이들을 외면하곤 한다,

 

그분들의 고통과는 비교할 수도 없지만 고난주간을 지나면서 자잘한 어려움들이 내 주변에 있다. 갑자기 생겨난 눈다래기부터 그리고 덧난 작은 상처, 이미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던 내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 이것이 나만의 고민은 아니리라. 주변의 여러 이들이 그 경우와 환경은 다르지만 그들 자신의 문제로 힘겨워 한다. 그것이 우리네 삶이다.


이 고난주간을 지나 주님이 부활하셨던 것처럼 우리의 모든 문제도 같이 해결되면 좋으련만 주님은 부활 후 얼마 있다가 제자들을 그냥 두고 떠나신 것처럼 우리들의 문제는 이 땅에 그냥 남아 있곤 한다. 부활후 외형적으로 달라진 것은 과거에도 우리에게 없었고 이번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에겐 할 일이 남아 있다.


부활하신 그분이 올라간 대신 우리에게 임하신 성령 하나님의 힘으로 말이다, 외형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문제는 이제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이지만 우리 힘이 아닌 그분이 부으신 능력으로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문제에 다가간다. 오늘 내가 할 일이고 부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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