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얼룩

문양호 | 2016.03.15 11:40

1.

집에서 쓰는 복합기의 무한잉크가 떨어져 용산에서 잉크를 사다가 충전했습니다. 그런데 잉크를 넣느라 마개를 만지는 과정 가운데 잉크가 손가락에 묻고 말았습니다.

쉽게 지지않을 것을 알았기에 아차 싶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여러번 손을 씻지만 역시나 이네요.

아마도 며칠은 흉하게 남아 있을 듯 싶습니다.

 

이전에 유치부도 맡아 사역할 때 설교의 보조도구를 만들면서 거의 전지사이즈그림을 일주일에 두세장은 족히 그리곤 했습니다. 당시 아크릴 물감을 주로 사용했는데 그릴 때 마다 나름 주의해도 물감이 묻어 쉽게 지워지지 않곤 했습니다. 하루 이틀은 손에 물감이 묻어 지내기 일쑤였습니다.


2.

기도하다가 막힐 때가 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지만 깊이 살아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기도의 시간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말씀묵상하는데 힘을 덜 쏟는 것도 아니지만 무언가 독한 감기약을 먹고 멍해있듯 안개속 같거나 둔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역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잘 돌아보면 며칠전 내가 주앞에서 온전하지 못한 삶을 살 때 주의 뜻과는 달리 내 욕심이 앞서 고민하다가 결국 내 욕심을 좇았던 일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신앙이 아주 여릴 때는 이런 고민도 별로 없고 그것이 신앙생활에 그닥 지장을 주는 것 같지 않은데 더디지만 조금 신앙의 연륜이 쌓이면서 조금씩 더 신앙의 예민함이 강해지는 듯 싶습니다. 예전엔 그리 문제되지 않던 것이 더 강한 죄책과 하나님앞에서의 부끄러움으로 나타나고 갈등의 요소로 작용함을 느낍니다. 내자신을 컨트롤 하는데도 작은 쓴뿌리도 커다란 걸림돌처럼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그 러다가 결국 넘어지거나 작은 분노도 내 심령을 강하게 훑고 지나갑니다. 또한 그러한 넘어짐과 상흔은 찰라의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것이 해결되어지고 깨끗해지기까지 안경에 묻은 먼지로 인해 시야가 답답한 마냥 하나님 앞에서 나와의 교제가 껄끄럽거나 그분의 음성이 명확히 들리지 않음을 느끼게 만듭니다. 회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고 내 생활과 태도도 달라진 것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 그것은 남들에게 비쳐진 나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나의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좀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좀더 주 앞에 엎드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디오에서 나는 작은 잡음을 분별하는 매니아마냥 내 영혼의 잡음에 반응하는 영성과 예민함은 결국 내가 하나님 앞에서의 순전성에서 나오는 것이겠죠.    

 

다시 한번 내 손가락에 지워지지 않은 얼룩을 봅니다. 어제보다는 좀 깨끗해 보이지만 아직도 얼룩은 제 손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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