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디지털 영성

문양호 | 2016.01.29 14:00

 

어제부터 가족들 디지털 기기들이 하나씩 문제를 일으켰다. 어제는 이쁜 딸이 핸드폰의 느려짐과 오작동을 고치기 위해 이제는 A/S 센터 찾기도 힘든 팬택 서비스센타 가기 위해 멀리멀리 나갔다 왔고 밤에는 나의 반쪽의 노트북을 초기화하려다가 오히려 먹통이 되어서 오늘 오전 삼성 서비스 센터를 찾았다. 새벽 매일성경으로 아침 묵상을 하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어제취침전 끌 때 실행됐던 윈도우 업데이트가 새벽에도 돌아가느라 이삼십분을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래서 먼저 성경통독을 하기 위해 아이패드II를 들고 시작하지만 오래되서 그런지 앱실행도 너무 느리다.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무기력해진다. 컴퓨터로 묵상을 한지 이십년이 넘다보니 노트북이 없으면 제대로 묵상을 정리해나가기가 이상하다. 그러다가 성경을 들고 오늘 본문을 읽으며 컴퓨터가 제대로 돌아갈 때까지 조용히 묵상하기로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이 안되면 개인묵상을 못하거나 사역을 못하는 것이 아닌데...

오늘 본문이 누가복음 9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그들의 훈련을 위해 파송하는 장면이다. 그래, 주님은 제자들을 보내시며 돈이나 두벌 옷도 가지지 말라고 하셨는데 난 비록 구형이고 좋은 모델은 아니어도 핸드폰에 아이패드에 노트북까지 사용하면서 하나만 제대로 안돌아가도 불평하고 일을 못할 것같이 수선이다. 나름 효율적으로 그 모든 것을 잘 사용하고 있고 내 사역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들에 비해 약간 열악한 부분이 있어 가성비 높게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사용 자체가 잘못이나 죄가 아니어도 내자신에게 있어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개인만의 문제일까? 목회자는 좋은 교회건물과 마이크, 음향장비나 음악기기 들이 없으면 예배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 좋은 장비와 설비를 찾곤 한다.

성도들도 조금만 예배시간 덥거나 조금만 추워도 불평하고, 자모실이 비좁다, 화장실에 사람이 많다면 이 교회는 문제가 많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런 것없이 주께서 주신 사명과 능력으로 아무 것없이 나아갔고 커다란 일들을 행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란 특권을 벗어버리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더한 일을 행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그런데 나는 조금만 내 기기가 버벅대도 불평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더빠른 노트북이나 신형 아이패드가 아니라 그분의 능력을 받기 위해 내 자신을 비움이다. 그분의 은혜를 받기 위해 내손에 쥔 것을 놓아보냄이다. 이 시대 교회도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그러기에 받을래야 받을 손과 여유가 없다. 오늘 내가 주앞에 무릎꿇으며 내자신을 비울 이유다.

 

p.s. 그런데 오늘 따라 핸드폰이 문제다. 갑자기 핸드폰이 자꾸 죽는다. 나도 그 수리하러 멀리멀리 갔다가 와야 할까?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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