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섭리 신앙의 의미와 실천적 적용

송광택 | 2021.01.21 20:43


섭리의 신비, 존 플라벨, 크리스천다이제스트, 2017

 

섭리 신앙의 의미와 실천적 적용

 

존 플라벨(John Flavel, 1628~1691)은 탁월한 저술과 설교를 남긴 잉글랜드 청교도 목회자다. 그는 사후에 조나단 에드워드, 아키발드 알렉산더 등의 설교자들과 대각성 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서 그는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57:2)라는 말씀을 기초로 섭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나타내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역사들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이 누구신지 보여주는 영광스러운 매개체입니다.(25)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창조와 섭리를 통해서도 자기 자신을 보여주십니다.

존 플라벨에 의하면 우리가 일생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내리게 되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곤경에 처해 있을 때에 성도들이 마땅히 행해야할 의무는 자신들의 삶의 모든 단계들과 형편 속에서 그들을 위하여 섭리가 행한 일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섭리에 관한 서론적 고찰에서 저자는 교회가 온갖 은혜의 역사들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본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이름을 통해서도 은혜의 섭리를 상기시켜 주신다. “너를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니라”(15:7)

그러면 섭리의 증거들은 무엇인가? 첫째로 성도를 위한 섭리의 역사가 있다. 성도를 위한 섭리의 역사 중에는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도 있다. 파리 대학살 때에 위그노파 목회자 뒤 물랭(1568-1658)은 화덕 속으로 숨었는데, 거미가 화덕 입구에 거미줄을 치는 바람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숨어든 곳에 암탉이 매일 알을 낳았기 때문에, 계란으로 연명하면서 많은 날들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런 예들은 무수히 열거할 수 있다.

교회사를 보면 교회를 멸하기 위해서 사용된 강력한 수단과 방법들은 실패했다.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주후 270-275)가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칙령에 서명을 하려고 했을 때, 그 손의 관절들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고 마비가 되어서 서명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가 그 일들을 지배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했다. “그 때에 사람의 말이 진실로 의인에게 갚음이 있고 진실로 땅에서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 하리로다”(58:11)

섭리의 증거는 회심의 역사에서도 나타난다. 저자에 의하면 하나님은 우리들이 주님께 돌아오도록 기회와 도구와 수단을 안배하신다. 즉 우리가 회심의 길로 들어서도록 아주 미세한 상황들을 조정하신다. 이러한 섭리는 놀랍고 기이하며 설명하기 어렵다.

16세기 종교개혁 당시의 전기작가 멜키오르 아담스(Melchior Adams, 15751622)는 자신이 쓴 <유니우스의 삶>에서 젊은 시절에 철저하게 무신론자였던 그가 어떻게 회심하였는지를 보여준다.(97) 그는 리용의 폭동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후에 그의 아버지는 성경을 읽어보라고 권하였다. 그가 요한일서를 펴서 읽었을 때,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위엄과 능력이 자신의 영혼을 사로잡는 것을 느꼈다. 그 결과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경건서적을 읽는 것도 회심의 통로가 되었다. 독일 신학자 중 다수가 루터의 책을 읽고 회심하였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웃집을 찾아갔다가 믿음을 갖게 되었다. 많은 유대인들이 예의상 죽은 나사로를 문상하기 위해 베다니로 갔다. 그러나 마리아의 집에서 예수님을 만났고 주님께서 나사로를 살리시는 것을 목격하고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경건한 사람이 감옥에 갇히는 일이 가련한 죄수나 간수의 영혼을 구원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바울은 죄수가 됨으로써 빌립보 감옥에서 간수를 영적인 자유인으로 만들었다.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설교자로 하여금 적절한 본문과 설교를 준비하게 하신다. 그 결과 마치 자신의 마음의 생각들을 훤히 다 들여다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고백하는 사람들”(179)이 있다.

가정사에서도 섭리의 증거를 볼 수 있다. 결혼과 관련된 섭리는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그 과정은 종종 우리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 넘는다. 섭리는 남편과 아내의 기질과 성품이 서로 조화하고 어울리도록 해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두 사람은 사랑과 애정에 있어서도 하나가 된다. 섭리는 때를 따라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시는 것으로 나타나가도 한다. 그밖에도 섭리의 증거는 다양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어떻게 묵상해야 하는가? 존 플라벨은 말하기를 하나님의 역사들을 묵상하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환난 날에 먹고 사는 양식이라고 했다. 성도들은 과거의 섭리들을 근거로 해서, 하나님께서 장차 새로운 섭리의 역사들을 베풀어주실 것을 간구한다.(179) 그에 따르면 섭리와 관련된 과거의 역사들을 잊어버리거나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다면, 믿음의 손은 축 늘어지고 만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어떻게 묵상해야 하는가? 우리 각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들을 할 수 있는 한 하나도 빠짐없이 살펴서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뒤돌아 봐야 한다. 섭리의 모든 역사를 샅샅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한다.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 또 주의 모든 일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행사를 낮은 소리로 되뇌이리이다”(77:11-12)

시편 기자는 아주 오래 전에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베푸셨던 은혜의 섭리들을 회상한다. 다시 떠올리고 음미한다.

우리는 섭리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선하심을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가장 슬픈 섭리들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작용하고 있음을 명심하십시오”(208)라고 말한다.

우리는 섭리의 비밀을 다 알 수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백한다. “지존하신 하나님은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하는 것은 어떤 유익을 주는가?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하므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유지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하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더 깊이 신뢰하게 된다. 또한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하므로 우리는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 “여호와의 행사가 크시니 이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다 기리는도다.”(111:2)

섭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해두면 믿음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에 믿음을 지키는 데 아주 큰 힘이 된다. 하나님의 섭리를 주목하면 이 불안한 세상 속에서 내적 고요함과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때를 따라 자신들에게 주어진 놀라운 섭리들을 보배로 여겨 기억해 두는 것은 모든 세대의 성도들이 변함없이 행해온 믿음의 일이었다. 그러한 은혜들을 기억해두었다가 회상하는 것은 달콤하다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하므로 우리 모두 주님을 더욱 신뢰하는 성도가 되도록 안내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실천적 적용이 가능한 제안들이 적지 않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54개(1/8페이지)
편집자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4 [송광택 칼럼] 코칭의 기술_ 좋은 코칭을 위한 지혜로운 조언 송광택 2022.11.25 11:50
153 [송광택 칼럼] 정보 과잉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송광택 2022.10.23 14:32
152 [송광택 칼럼] 식물학 박사가 풀어낸 먹거리의 이모저모 송광택 2022.10.23 14:29
151 [송광택 칼럼] 부모와 함께하는 하나님 알아가기 송광택 2022.10.23 14:27
150 [송광택 칼럼] 성경, 어떻게 읽어야하나요? 송광택 2021.12.27 12:03
149 [송광택 칼럼] 주님을 닮고 싶어요(그리스도를 본받아, 토마스 아 켐피스) 송광택 2021.12.27 12:00
148 [송광택 칼럼] 성경, 어떻게 읽어야하나요? 송광택 2021.11.12 12:42
147 [송광택 칼럼] 구원의 확신을 갖고 싶어요 송광택 2021.11.12 12:40
146 [송광택 칼럼] 그리스도인에게 공부란 무엇인가 송광택 2021.09.18 23:04
145 [송광택 칼럼] 자녀의 기질이 서로 다릅니다 송광택 2021.09.18 22:26
144 [송광택 칼럼] 예수님의 제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송광택 2021.07.08 08:30
143 [송광택 칼럼] 고전에서 교회갱신의 길을 찾다 송광택 2021.07.08 08:29
142 [송광택 칼럼] 가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송광택 2021.07.08 08:27
141 [송광택 칼럼] 예술이란 무엇인가 송광택 2021.03.23 18:34
140 [송광택 칼럼] 신앙생활을 어떻게 시작하나요 송광택 2021.03.20 10:23
139 [송광택 칼럼] 기도를 어떻게 배울 수 있나요? 송광택 2021.02.28 23:59
138 [송광택 칼럼]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우리의 의가 되시나요? 송광택 2021.02.24 22:33
137 [송광택 칼럼] 하나님을 알고 싶어요 송광택 2021.02.17 22:15
136 [송광택 칼럼] 어떻게 경건하게 살 수 있나요? 송광택 2021.02.17 22:13
135 [송광택 칼럼] 친밀한 인간관계는 가능한가요? 송광택 2021.02.11 12:0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