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바쁜 현대인을 위한 기도 입문서

송광택 | 2005.03.25 14:51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빌 하이벨스 저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

기도란 무엇인가? 리차드 포스터는 이미 현대의 고전이 된 그의 명저 <기도>에서 “참되고 완전한 기도는 사랑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어거스틴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사무엘 코울리지는 “옛 선원의 노래”라는 시에서 “사랑을 잘 하는 사람이 기도도 잘 한다”고 노래했다. 따라서 “진정한 기도는 사랑에 빠짐으로써 나온다”(리차드 포스터).
헨리 나우웬은 <영적 발돋움>에서 이렇게 말한다: “기도 없는 신앙생활은 그리스도 없는 복음과 같다.” 그는 말하기를, “골방이 없는 삶”, 즉 조용한 중심축이 없는 삶은 금방 파괴적이 된다고 했다. 또한 “기도는 긍휼이 풍성한 지도자의 조건 정도가 아니라 그 본질”이라고 했다.
유진 피터슨은 “기도는 전복의 행위”라고 했다. “기도는 기존 세력이 주장하는 권위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통치와 하나님의 의도, 방법, 전략, 명령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한다. 기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하신 주권을 인식하고, 점점 더 순종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문화도, 가정도, 정부도, 직업도, 강한 자아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일하시며 창조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하나님의 주권을 저항하지 못한다”(<유진 피터슨의 기도학교>중에서).
탁월한 저자인 제임스 휴스턴은 기도가 ‘하나님과의 우정’이라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기도는 삶을 변화시키는 우정이다.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라는 ‘눈길을 끄는 제목’의 이 책은 기도를 부담스러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체험적이면서 성경적인 안내를 해준다.


저자에 의하면, 기도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우리 인간의 교만한 본성과는 아주 이질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기도는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도전이요, 독립적인 삶에 대한 고발이다. 단호하게 자기 나름대로의 길을 가고 있는 바쁜 사람들에게 기도는 매우 황당한 방해꾼이 아닐 수 없다”(9쪽).

우리는 왜 기도하는가? 우리는 직관적으로건 경험적으로건 “하나님과의 가장 친밀한 연합은 오로지 기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자는 기도를 탐구하고 연구하고 실천하였다. 기도에 관한 중요한 책을 15권 내지 20권정도 읽었다. 기도에 관한 성경 구절들도 거의 다 섭렵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12쪽). 기도를 통해 저자와 하나님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질적인 변화야말로 가장 짜릿한 기쁨이었다. 저자는 “기도를 시작한 후로 하나님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기도는 하나님의 능력의 통로다.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서 자신의 평강을 우리에게 주신다. “우리의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자신을 따르는 자의 기도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마음도 있으시면, 그럴 능력도 있으시다...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힘은 기도하는 자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14쪽).

하나님은 기도에 응답하신다. “내 기도에도 응답하셨고, 당신의 기도에도 응답하실 것이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은 당신의 기도를 듣고 싶어 하신다. 하나님이 기꺼이 듣고자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라는 모험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19쪽).

예수님처럼 기도하려면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규칙적인 기도 시간이 중요한 만큼 일정한 기도 장소도 중요하다”(70쪽). 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은밀함을 강조하셨다. 왜 문을 닫아야 할까? 분명하고도 현실적인 이유는, 은밀한 장소일수록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과 교통하려고 할 때 엄청나게 산만해진다. 음악 소리, 전화 벨 소리, 아이들 소리, 강아지 소리, 새 소리 등은 기도의 집중력을 떨어지게 한다.
기도를 위해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심으로 기도할 수 있는 은밀한 장소를 조성하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신은 그 곳으로 자꾸 가고 싶어 할 것이다”(72쪽). 그러므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려면, 관심을 분산시키지 않는 조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하나님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도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감동적인 표현들을 남발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 말의 뜻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사용하는 것도 원치 않으신다. 그저 친구나 아버지에게 말하듯이 그렇게 하나님께 말씀드리기를 바라신다.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인격적으로, 절실하게 말이다”(75쪽).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한다. 저자는 그의 기도들을 매일 글로 적는다. 저자는 기도의 실천을 위해 한 가지 지혜를 알려준다.  “종이에다 수평으로 네 칸이 생기게 세 개의 줄을 긋고 각 칸마다 A(찬미), C(고백), T(감사), S(간구)로 적으라”(99쪽). 이것은 일종의 기도 유형이다. 이 유형이 유일하거나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유형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 유형은 균형 잡혀 있고, 활용하기 쉽다.

찬미는 기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찬미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이 누구시며 성향이 어떠신 지를 상기하게 된다. 찬미는 기도하는 사람을 깨끗하게 한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찬미하는 데 몇 분을 보내다 보면, 우리의 영이 부드러워지고 우리의 기도 제목도 바뀌게 된다”(87쪽).

고백은 우리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에 고백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죄의 고백을 진정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92쪽).
감사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고맙게 느끼는 것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저자는 매일 하나님께 네 종류의 축복에 감사를 드린다. 기도에 응답하심, 영적인 축복, 인간 관계에서의 축복, 그리고 물질적인 축복에 대해서. “내 삶의 거의 모든 것이 이 중 어떤 범주에든 포함된다. 각 범주대로 감사를 표현하노라면, 나는 어느새 하나님이 내게 해주신 것들을 찬양하는 찬미로 되돌아가곤 한다”(94쪽).

간구는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다(빌 4:6). 저자는 간구 제목을 사역, 사람, 가족, 그리고 개인적인 부분으로 나눈다. “너무 큰 일이어서 하나님이 다루실 수 없거나, 너무 작은 일이어서 하나님이 신경 쓰실 수 없는 일은 없다”(95쪽). 저자는 기도 내용을 글로 적으면서 기도할 때 특별히 ACTS 공식이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가 하나님께 아뢰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는 게 좋다. “만일 하나님이 이 요청을 들어주신다면,” 1) 그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이 되겠는가? 2) 그로 인해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앞당겨지겠는가? 3) 그것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4) 내가 영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겠는가?
우리는 기도를 통해 우리의 요청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므로, 기도는 우리를 순수하게 해줄 수 있다. 우리 동기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이 나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주님, 용서하세요. 제가 더 자라나게 해주세요. 당신의 뜻에 맞는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세요.”
물론 하나님께서 “안 돼!”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다. 하나님이 왜 때로는 신실한 신자들이 드리는 합당한 요청을 거절하시는 것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이것이다. “이생에서 응답되지 않은 기도라도 영원 속에서는 찬란한 해명(spectacular vindication)이 있을 것을 그리스도인들은 확신할 수 있다”(130쪽).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계 21:4).

저자에 의하면 우리가 기도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기도를 하루 일정 속에 꼭 집어넣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에 이부자리를 걷어차기도 전에 기도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혹은 점심 식사를 하면서, 또는 직장 일이나 수업을 마친 후에, 또는 저녁 식사 후나 잠자기 바로 전에 기도 시간을 갖는다. 하루 중 어느 시간을 선택하든 그 시간을 성실하게 지키기만 한다면 상관없다. 기도는 우리의 일상적인 리듬 속에 꼭 들어 있어야 한다”(158쪽).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과 차단되어 하나님께만 주파수를 맞출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 안에 침잠해 있는 동안 우리의 피난처요 지성소가 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기도는 시간을 요구한다. “진정한 기독교의 핵심 요소는 바로 시간이다. 쓰다 남은 시간 말고, 내버리는 시간 말고, 질적인 시간, 명상과 묵상과 반추를 위한 시간, 서두르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말이다”(175쪽).
기도는 속도를 늦추는 삶을 요구한다. 저자는 일기 쓰기(journaling)를 통해서 삶의 속도를 늦춘다. 여기서 일기는 영적인 기록으로, 우리의 경험, 관찰, 묵상을 적는 것이다. “그 날 있었던 사건들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돌이켜 보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기도 한다”(178쪽).

저자에 의하면, 진정한 기독교는 “살아 계시고 역동적이며 대화하시는 하나님과의 초자연적인 동행”이다. 능력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서 온다(182쪽). “능력은 고요함 속에서 온다. 능력은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통해서 온다. 당신 인생의 전 궤도를 바꾸는 결정들은 지성소에서, 하나님 앞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에서 나온다”(202쪽). 저자는 묻는다: “당신은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일정 속에 반드시 포함시키는가? 그렇게 해 보라!”(207쪽)

저자 빌 하이벨스(Bill Hybels)는 1952년생으로 미국 시카고 북서쪽 교외 지역에 위치한 ‘윌로우크릭 교회’를 설립했다. 원래 ‘윌로우크릭’이라는 이름은 빌 하이벨스가 처음 개척교회로 모이기 위해 세를 내었던 영화관 이름이었다. 하이벨스는 20대 초반부터 거리의 전도자로 나서 온갖 역경을 헤쳐나오는 가운데 현재의 윌로우크릭 교회로 일구었다. 그는 동역자들과 수평적으로 권한을 나누어 일할 줄 아는 진정한 ‘영적 리더’이다. 이 책은 그의 대표 저서 가운데 하나이다. 기도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필독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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