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채천석서강대 영어영문학과(B. 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였다. 국제선교대학원(I. G. S. T., Th. M.)에서 수학한 이후, 총신대학원에서 교회사로 신학 석사(Th. M.)와 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Ph. D. Cand.). 총신대학원 교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한마음교회와 언약교회에서 협동목사로 봉사했으며, 평양신학교와 개혁신학연구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많은 기독교 서적을 번역하였으며, 『조나단 에드워즈의 부흥사상』, 『17인의 회심사건』(상중하), 『원자료 중심의 교회사』시리즈(심창섭 교수와 공저), 『성경의 바다』 등을 저술하기도 했다. 현재 크리스찬북뉴스 발행인 겸 대표로서 출판독서문화 활동과 선교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순교적 신앙

채천석 | 2017.12.16 15:00

분명한 이유와 원인이 있어서 고통을 받는 것은 기독교적으로 고난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고난이 아니라 죄에 대한 징벌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높은 가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여 어려움을 당할 때 우리는 그것을 기독교적인 고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도질을 해서 감옥살이를 하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죄의 대가로 받는 벌이고, 바울처럼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다가 감옥살이를 하는 것은 고난이다.

 

바울은 진정 복음전파를 위해서 고난을 자처한 사람이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고 회심한 이후, 복음전파를 위해서 온갖 고초와 수모를 겪었다. 그는 본인이 누려왔던 모든 사회적인 지위를 내려놓고 복음전파자로서의 길을 나섰고,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위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으며, 많은 매를 맞기도 했다. 또한 복음 전파자가 된 이후에는 편안히 잠들어 본 적이 없었고, 복음을 전하면서도 자신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장막 만드는 노동일을 계속했다. 한 마디로,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려 그리스도께 헌신했다. 그렇기에 그는 목회서신에서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에게,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자신 있게 권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바울이 디모데를 향해 목회서신을 쓸 때는 로마감옥에 투옥되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죽더라도 에베소의 젊은 목회자 디모데가 흔들림 없이 목회사역에 전념하기를 원했다. 바울은 육체적인 병약함과 거짓교사들의 비방과 왜곡된 진리로 목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모데에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라고 위로하면서, “우리 주의 증거와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좇아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권면하였다.

 

초대교회는 바로 바울의 이 말씀을 붙잡은 사람들의 역사였다. 초대교회의 많은 성도들은 복음 때문에 고난을 당했고, 나아가 죽음도 불사했다. 그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서 숨어 지냈던 카타콤 동굴에는 당시 순교한 많은 사람들의 뼈가 지금도 남아있는데, 어떤 뼈는 목만 떨어져 나간 채 그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예수를 부인함으로써 죽음을 면할 수도 있었지만, 순간의 자유보다 영원한 생명을 선택함으로써 화형장에서, 또 사자굴에서 찬송을 부르며 죽어갔다.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복음을 위해서 고난당한 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복음이 들어왔을 때 토마스 선교사가 순교하였고,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신앙의 선각자들이 복음을 위해서 죽어갔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터 위에 세워져 있다. 한국교회를 위해 흘린 순교자들의 피가 교회부흥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여러 도시들 가운데 여수·순천시의 기독교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손양원 목사님과 그 아들들 같은 순교자의 피가 그곳에 직접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죽기를 각오했던 처음 신앙을 잃어버리고 점점 안일주의에 빠져가고 있는 듯하다. 기독교인이라는 호칭이 악서사리에 불과한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교회에 출석은 하지만 형식적인 신앙에 그칠 뿐 하나님을 위해 결코 헌신하지 않는다. 신앙은 그저 힘든 세상에서 위안을 얻기 위한 쉼터가 되어줄 뿐이다. 요즈음 자주 듣게 되는 말 중 가나안 신자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독교를 믿지만, 교회에는 나가지 않는 신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공동체에서 신자들과 함께 지내기보다 홀로 텔레비전을 통해 예배를 보는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느슨한 신앙 자세로는 우리가 이 세상을 결코 변혁할 수 없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각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교회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권면한 말씀대로, 순교적인 신앙으로 다시 한 번 재무장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교회도 라오디게아교회처럼 차지도 덥지도 않은 교회가 되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말 것이다. 유럽교회가 왜 점점 쇠락의 길을 걸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신앙의 기본 진리를 고수하고, ‘복음을 위해 고난을 받으리라는 믿음의 자세를 확고히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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