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조정의초등학교 5학년 때 유평교회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2007년 유평교회에서 보내심을 받아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엠마오 성경 대학교에서 성경공부 일년 코스를 마치고 2008년부터 2013년까지 LA에 있는 The Master’s Seminary(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M.Div와 Th.M(신약전공) 과정을 마쳤습니다. 2013년 6월부터 유평교회에서 청년회교사와 주일설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27일 공식적으로 유평교회 목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아내 김선미 자매와 2008년 결혼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강해서인 <야고보서>와 칼럼집 <정직한 크리스천의 솔직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3): 기도

조정의 | 2021.04.19 09:11

기도는 하나님과 나 사이에 일어나는 개인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회중이 함께 기도하는 것에 관해 여러 번 언급합니다(행 2:42; 20:36; 약 5:16).

우리는 왜 함께 모여 기도할까요? 이렇게 기도할 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요? 성도가 합심하여 기도하면 기도빨(?)이 더 세질까요? 혼자 조르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조르면 하나님이 더 잘 들어주실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하나님께 간절히 구한다 해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그것을 듣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회중 기도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회중 기도는 회중이 함께 하는 예배입니다
회중 기도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기도가 예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을 향한 예배입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고,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며, 그분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 신뢰, 범사에 그를 인정하는 마음이 함께 드리는 기도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회중이 함께 기도할 때 그 기도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예배가 됩니다. 회중 가운데는 연약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고,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 다른 어떤 것을 더 의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음이 세상에 머물러 있는 사람도 있고, 영적 필요에 둔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회중이 함께 기도할 때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연약한 사람을 붙들어 세워줌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도록,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도록 격려할 수 있습니다.

회중 기도는 품위 있고 질서 있게 해야 합니다
여기서 회중이 함께 하는 기도의 원리를 살펴보기 원합니다. 한국 교회에서 우리는 회중 기도의 독특한 형식을 발견하는데, 이는 통성기도입니다(저를 가르치신 미국인 교수님은 Korean Style Prayer라고 부르시더군요). 많은 경우에 있어 통성기도는 방언 기도와 함께 시행됩니다. 저는 한 번 큰 교회에서 수많은 성도들이 통성기도 하는 것을 그 속에서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말씀이 전해지기 전에 세 번에 걸쳐 회중 기도를 독려했는데, 모두 통성기도를 드렸습니다. 익숙하지 않아 내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옆 사람의 기도를 따라 하기를 반복하면서, 동시에 방언으로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도록 무섭게 기도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하나님께 마음을 온전히 쏟기 힘들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행해졌던 방언 기도에 대해 이렇게 경고합니다.

만일 누가 방언으로 말하거든 두 사람이나 많아야 세 사람이 차례를 따라 하고 한 사람이 통역할 것이요 만일 통역하는 자가 없으면 교회에서는 잠잠하고 자기와 하나님께 말할 것이요(고전 14:27-28)

그러므로 온 교회가 함께 모여 다 방언으로 말하면 알지 못하는 자들이나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들어와서 너희를 미쳤다 하지 아니하겠느냐(고전 14:23)

저는 예언과 방언 등 특별한 은사가 중지되었다는 입장에 있지만, 그 입장과 상관없이 성경은 분명히 모든 회중 예배를 “품위 있고 질서 있게” 하라고 명령합니다(고전 14:40).

회중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연약한 성도를 붙들어 세워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게 하기 위해 함께 드리는 기도는 품위를 깨고 질서를 무시하면서 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 들어와서 보더라도 “미쳤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품위 있고 질서 있는 예배 형식을 취해야 합니다. 회중 기도의 목적은 서로에게 덕을 끼치는 것이지 나와 하나님 사이에 느끼는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은사 지속론을 지지한다 해도 성경에 기록된 회중 기도의 원리를 생각하면 통역 없이 교회에서 잠잠하고,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대표기도의 인도에 따라 질서 있게 기도를 드리는 것이 올바른 회중 기도의 방식입니다.

회중 기도는 하나님의 은혜를 공동체가 함께 경험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회중 기도의 가치는 하나님의 은혜를 동시에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매년 교회에서 기도 제목을 정리할 때마다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성실하게 응답하셨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지체의 질병을 고쳐주셨고, 건강을 붙들어 주셨으며,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지체가 배우자를 만나도록 허락하셨고, 아이를 낳도록 축복을 더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우리가 한마음으로 구한 것을 하나님이 응답하시면, 우리는 그 응답을 함께 받고 모두가 우리 가운데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맛봅니다.

사도 바울은 여러 번 교회에게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부탁합니다(고후 1;11; 골 4:3; 살전 5:25; 살후 3:1). 그리고 여러 서신서를 통해 그 기도에 하나님이 어떻게 응답하셨는지 소식을 알렸습니다. 편지가 각 교회를 돌면서 성도의 기도에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 은혜를 맛본 성도들은 다시금 자기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 은혜에 감사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믿음이 더 굳건해지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회중이 함께 기도할 때 우리는 은혜의 보좌 앞에 함께 나아가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의 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 기도에 응답하실 때, 회중은 하나님이 교회에게 베푸신 풍성한 인자와 긍휼을 함께 맛봄으로 다시금 한 목소리로 찬양의 제사를 하나님께 바칩니다. 그것이 회중이 함께 드리는 기도의 가치와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회중 기도에 진지하게 임해야 합니다

구약시대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하나님은 성전을 “기도하는 내 집”이라 칭하셨습니다(사 56:7). 신약시대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그 말씀을 인용하며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눅 19:46). 단지 건물을 기도하는 집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이루는 지체가 하나님의 영적 건물, 신령한 집(벧전 2:5)이며 산 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퉁이 돌로 그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들이 함께 모였을 때, 하나님은 그들이 기도하는 집이 되기를 기대하십니다. 회중이 함께 기도로 하나님을 예배하기를, 하나님께 구하기를, 하나님을 찬미하기를, 하나님을 신뢰하기를, 다른 지체를 위해 중보하기를, 그리고 그 기도에 성실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경험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회중 기도를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앞에서 기도하는 동안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 하나의 행위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린아이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칠 때, 외부 행위를 가르쳐도 그 내적 진실성은 계속해서 그들 스스로 배워나가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기도가 외형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가졌다 해도 내적 진실성을 스스로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회중이 기도할 때 우리가 하나님의 존전에 나가 예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희생과 은혜를 기억하며 회중이 함께 기도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죄인인 우리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도로 아뢸 수 있고 그 응답을 받는다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분의 뜻대로 구하고,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전달되는 근거 역시 그 이름 예수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을 그 거룩한 보혈로 허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힘입어 우리는 유일하신 참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로 예배합니다. 그리스도가 없이는 우리는 감히 하나님 앞에 나갈 수조차 없는 존재입니다.

회중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함께 경험한 자들입니다. 그 자비를 함께 맛본 자들입니다. 그들이 함께 나눠 먹고 마시는 떡과 잔이 이 사실을 계속해서 선포합니다.

그러므로 기도의 진실성은 그리스도를 얼마나 깊이 알고 그 사랑을 얼마나 깊이 헤아리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의 참혹한 상태를 볼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자기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풍성한 긍휼에 깊이 감사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성도가 함께 드리는 기도에 진심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시록 말씀에 보면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 앞에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 대접이 있는데, 그 향이 “성도의 기도들”이라고 말합니다(계 5:8; 8:4). 성도의 기도가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에 올라갑니다(계 8:4). 이 아름다운 그림이 성도가 함께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에 연상되기를 소원합니다. 회중의 기도가 하나님께 아름다운 향기로 드려지는 예배라는 것을, 그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실 때 성도가 모두 함께 그 은혜의 향기를 맡게 되리라는 것을, 우리가 함께 기도할 때마다 기억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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