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개혁을 이룬 요시야왕이 하지 못한 일
남유다 왕국에서 므낫세가 죽고 그의 아들 아몬이 왕이 되었으나, 그는 불과 2년 만에 궁궐 신하들에게 피살되고 만다. 그러자 유다 백성들은 왕을 죽인 신하들을 처형하고, 아몬의 아들 요시야를 왕으로 세워 다윗 왕조의 정통성을 이어 간다.
조부 므낫세와 아버지 아몬은 우상숭배에 깊이 빠져 있던 왕들이었다. 그러나 그 가문에서 요시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남유다 왕들 가운데 가장 경건한 왕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만큼, 하나님을 진심으로 경외하며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나라의 영적 부흥을 이끈 지도자였다.
요시야는 8세에 왕위에 올랐지만, 실제로 주도적인 통치를 시작한 것은 18년이 지난 26세 무렵이었다. 통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요시야는 먼저 여호와의 성전을 수리하고 재건할 것을 명한다. 이 과정에서 대제사장 힐기야가 성전 안에서 율법책(대개 신명기로 이해한다)을 발견하게 된다. 서기관 사반이 그 책을 왕 앞에서 읽어 주었을 때, 요시야는 옷을 찢고 통회하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율법 말씀 앞에서 그는, 자기와 백성이 얼마나 오랫동안 하나님께 불순종하며 우상을 섬겨 왔는지, 그리고 율법에 기록된 저주가 그대로 유다에 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 이후로 요시야는 훨씬 더 강력한 종교개혁을 추진한다. 그는 성전 안에 있던 바알과 아세라, 하늘의 일월성신을 섬기려고 만든 모든 기구를 꺼내어 예루살렘 기드론 시내에서 불사르도록 했다. 우상을 섬기던 제사장들을 폐직시키고, 예루살렘과 유다 각 성읍에 널려 있던 산당과 각종 우상들을 철저히 제거했다. 그리고 언약의 말씀을 낭독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죄를 깨닫게 하고, 온 백성과 함께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새롭게 하며 그 말씀을 지키겠다고 다짐하게 했다.
아울러 오랫동안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유월절 절기를 다시 회복시켰다. 요시야 시대에 지킨 유월절은 사사 시대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하고 온전한 절기였다고 성경은 평가한다. 그는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으로서 마땅히 기억하고 지켜야 할 절기들을 회복함으로써, 이스라엘 정체성의 뿌리를 다시 세워 가고자 했다.
요시야는 39세 때 애굽 왕 바로느고와의 전쟁에서 므깃도 평야에서 전사한다. 이는 그가 유다의 멸망을 보지 않고 죽게 되리라는 여선지자 훌다의 예언(왕하 22:20)이 성취된 것이기도 하다. 유다는 결국 멸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지만, 하나님은 요시야로 하여금 그 재앙을 직접 목격하지 않도록 막아 주셨다. 일종의 심판 속에서도 베푸신 은혜의 섭리였다. 그러나 요시야 다음에 왕위에 오른 그의 아들들과 후손들은 모두 악하고 무능하여, 애굽과 바벨론의 꼭두각시 왕에 불과했다.
요시야는 히스기야와 더불어 분열 왕국 시대에 가장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도 유능했지만, 무엇보다 영적으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경건한 왕 요시야는 백성들에게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그 말씀에 순종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일을 행하기를 원했기에, 우상숭배를 과감히 도려내고 종교개혁을 주도함으로써 유다 왕국의 마지막 번영기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요시야와 히스기야 모두, 자녀를 경건한 왕으로 세우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히스기야의 아들 므낫세는 무려 52년 동안 통치하면서 유다 역사상 가장 악한 왕으로 기록되었고, 요시야의 아들들은 차례로 왕이 되었지만 연약하고 무능했으며 대부분 단명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자녀 양육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훌륭한 신앙을 가진 부모라고 해서, 자동으로 경건한 자녀가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녀를 말씀 안에서 바르게 훈육하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세우는 일을 결코 포기하거나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요시야처럼 자신의 시대를 하나님 앞에서 충성스럽게 살아가는 동시에, 다음 세대가 믿음의 길을 이어 달리도록 힘써 돕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중요한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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