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예수님짜리 인생

신성욱 | 2021.03.30 16:21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우리 삶의 지표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신앙인들의 생각 속에 성경적이지 않은 사고들이 많음을 자주 본다.

예를 들어, 성도 가정의 너무 젊은 나이의 초등학생이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자. 장례식에 모인 조객들 모두가 너무 안됐다는 표정으로 안타까움의 말을 한 마디씩 내뱉는다. 뭘까? “쯔쯔!”.

 

사랑하는 아이를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유족들에겐 당연한 반응이겠다. 하지만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이에겐 그런 반응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임을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그는 지금 눈물도 질병도 고통도 없는 천국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고 범죄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이전보다 하나님이 나를 덜 사랑하실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하나님이 원치 않으시는 죄를 짓게 되면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탄이 노리는 때가 바로 이 때다. 사탄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범죄했을 때 드는 죄책감을 이용해서 하나님과 관계가 멀어지게 하는 명수다.

하나님이 죄를 범한 사람을 굳이 벌하시진 않더라도 이전보다 덜 사랑하시리란 생각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본다. 하지만 이보다 더 비성경적인 생각이 없음을 알 필요가 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부모 자식 간의 패밀리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나에게는 네 명의 자녀가 있다. 그 중 한 아이가 내가 바라지 않은 실수를 하거나 죄를 범했다 생각해보자. 그렇다고 그 아이에 대한 내 사랑이 줄어들겠는가? 결코 아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 어떤 대단한 일을 해도 하나님은 우리를 이미 사랑하시는 것보다 더 사랑하실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다.

 

반대로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 하더라도 그분은 우리를 이전보다 덜 사랑하실 수 없으시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실까? 질문을 던져보자. 예수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같을까 다를까? 당연히 달라보여야 정상이다. 우리는 죄 많은 피조물에 불과하지만 예수님은 삼위일체 중 2위에 해당하시고 창조주 중 한 분이시고 하나님의 하나밖에 없는 아드님 아니신가?

 

그런 분과 우리를 동일한 사랑으로 사랑하신다는 건 말이 안 될 뿐더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예수님과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에 차이가 없음을 기억하라.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에 드리신 기도가 기억나는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17:23).

 

보았는가? 하나님은 예수님을 사랑하심 같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말이다. 그렇다. 우리의 이해를 뛰어넘는(beyond our understanding)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석상에 앉아 있던 제자들을 두고 하신 말씀일 것이다. 그들이야 당시 예수님과 함께 전 세계에 복음을 전했고 한 명을 빼고선 모두가 순교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그분께 해드리는 일과는 별개란 점을 놓쳐선 안 된다. 하나님의 사랑의 근거를 인간의 행위 여부에 두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자식 중에서 선한 일을 하는 아이를 더 사랑하고 사고 치는 아이를 덜 사랑하는 부모가 있을까? 솔직히 사고 치는 문제아에게 더 마음이 가고 애정이 간다는 걸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위에 소개한 기도와 같은 기도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셨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이 제자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그들의 증언을 통해 나를 믿게 될 사람들도 위함이니”(17:20). 후자 속에 나와 당신이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는가? 없을 게다.

이 엄청난 사랑에 대한 흔한 반론으로 이런 생각도 있다. ‘좋다. 하나님이 한 때는 나를 무조건 사랑하셨다고 치자.

 

하지만 엉망으로 살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신다면 나를 처음처럼 사랑하실 수 없을 게 틀림없어!’

그 또한 틀린 생각임을 아는가? 성경에 보면 하나님의 사랑은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며... 언제까지 떨어지지 아니한다”(고전 13:7-8)고 되어 있다. 약해지거나 식어버리거나 없어지거나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를 향하신 그분의 사랑은 약해지거나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없다. 그 근거가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그분의 신실하신 성품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분의 자녀요 그분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나는 많은 형제들 중에서 맏아들이다”(8;29)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신랑도 되시지만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본다면 그분은 우리의 맏형 되시는 분이시기도 하다.

 

때문에 그분은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신 것이다”(벧전 2:24). 그렇다. 하나님 보시기에 예수님의 가치나 우리의 가치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수많은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 맏아들 되신 예수님을 우리 위해 희생제물로 삼으셨고, 예수님 역시 맏형으로서 우리를 위해 친히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예수님짜리라고 말이다.

 

맞다. 우리는 적어도 예수님짜리. 값으로 매길 수 없을(priceless) 만큼 소중한 존재란 말이다. 비록 허물 많고 여전히 죄를 짓고 있긴 해도 예수 그리스도가 대신 십자가에 달려 피 뿌리며 죽어주신 엄청난 존재란 사실을 기억하자.

그래서 우리 모두가 더 이상 하나님 마음을 아프시게 하지 말고 늘 기쁘시게만 해드리는 효자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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