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하나님아버지 그리고 나의 아버지

서상진 | 2019.05.08 05:07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는 어떤 인과관계나 잘잘못에 의해서 결정되어지고, 좌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가 태어나서 부모의 호적에 신고가 되어지는 순간 자녀는 잘해도 내 자녀이고, 못해도 내 자녀입니다. 정상적인 아버지라고 한다면, 못난 자녀가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하고 모든 잘못을 덮어줍니다. 그렇게 용서하고 잘못을 덮어주고 기다려 주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내 자녀이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사랑하기에 기다려 줄 수 있는 이유는 아이의 기준을 떨어뜨리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기다려 줌을 통해서 자녀의 기준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결국에는 자녀는 성장해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사랑의 본질은 인내와 희생입니다. 자녀가 아버지가 살아오신 그 진실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 자녀는 그제서야 비로소 잘못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고, 스스로의 길에서 되돌아오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회개라고 말을 합니다. 십자가에는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인간의 어떤 죄악보다, 인간이 행하는 어떤 용서보다, 인간이 행하는 어떤 사랑보다 아버지의 사랑이 더 크고, 더 높고, 더 넓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을 죽이시면서 온 세상에 선언하셨습니다. 그 선언은 아버지의 사랑이고, 희생이고, 목마름입니다. 이 선언을 받아드리는 것이 구원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사랑이 먼저이지, 내 믿음이 먼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나에게 먼저 주시는 것이지, 내가 믿음이 있어서 아버지의 사랑을 아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면,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믿음은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통로입니다. 그 믿음이 신실하게, 진실된 것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나는 예전의 나일 수가 없고, 아버지를 모를 때의 나일 수가 없으며, 온전해지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게 됩니다. 그래서 과거의 삶을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고, 과거의 생활로 돌아가지 않으며, 현재의 삶 속에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져 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경험 되어지게 되면, 나를 사랑해서 자기 목숨까지 버리신 그 놀라운 아버지의 사랑을 알기에, 아버지의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게 됩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얼마 전 아버지에 대한 글을 적었더니, 페친 중에 한 분이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댓글에 적으셨습니다. 육신의 아버지에 대한 아픔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아버지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묵묵히 자식을 기다려주시는 그 인내함과 말하지 않아도 아는 아버지의 존재를 통해서 하나님도 그런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년 전 아버지가 숨을 거두시는 중환자실에서 아버지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가 베풀어 주신 그 사랑과 은혜에 걸맞는 삶을 살겠노라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그 해, 병실에서 어버이날을 마지막으로 맞이하셨고, 일주일 뒤에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어머니와 동생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더욱 생각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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