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만 6년이 되었습니다.

서상진 | 2019.04.03 10:16

개척의 길로 들어선 지 이번 주가 만6년 째입니다. 무슨 용기와 담대함으로 개척을 시작했는지, 그 때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시작을 했지, 개척하는 일이 이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면, 시작을 하는 데, 꽤 머뭇거렸을 것입니다. 원래 개척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청빙을 받아서 담임목회를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줄 알았던 순진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개척을 하시는 다른 목사님들의 어려움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들었을 때에 마음 속으로 드는 생각은 저렇게 사람을 모으는 것이 힘들까? 라고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세상 물정 모르는 목사였습니다. 그랬기에 2-3년만 열심히 하면 교회가 자립하고, 이 정도 교회가 성장했다고 가오 잡으면서 다닐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쭉 자라왔고, 20대부터 신학을 시작하면서 교회에서 교역자라고 하는 이름으로 생활을 해 왔기에, 교회에 대한 낯설음과 교회를 바라보는 내 생각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평범했습니다. 그러다가 목사 안수를 받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교회라고 하는 곳에서 보냈습니다. 그랬기에 목회라고 하는 것도 다른 사람 이상으로 잘 할 것이라고 하는 자만심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어느 날, 교회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질문 앞에서 나는 교회가 무엇이라고 도무지 대답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 질문을 받기 전에는 교회는 교회지, 교회에 대한 무슨 정의가 필요하냐는 생각을 했었고, 내가 그토록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곳인 교회라고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 본 적도, 교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지냈기 때문입니다.

요즘 페이스북에서 만난 세 명의 개척 교회 목사님들과 자주 만납니다. 한 분은 3년이 좀 넘은 목사님이시고, 두 분의 목사님은 이제 개척한지 1년이 되지 않은 목사님이신데, 제가 목회하는 근처에 계신 분들을 페이스북에서 만나게 되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합니다. 어제 그 분들과 만나서 식사를 하는 중에 한 목사님이 자신의 목회의 터닝 포인트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이 이스라엘에서 1년 정도 머물렀을 바로 그 때라고 말을 하더군요. 저도 목회의 전환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두 번의 큰 사건이었는데, 한번은 "교회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질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교역자 MT였습니다. 그 곳에서 밤 늦게까지 "교회란 무엇인가(한스 큉)"란 책을 읽으면서 정리하며, "교회는 공동체"라고 하는 이 단순한 명제가 내 생각과 마음에 빛처럼 들어왔을 때의 충격은 너무 컸습니다.

또 하나는 이스라엘을 다녀 온 이후입니다. 관념적으로, 생각 속으로만 여겨졌던 성경의 말씀들이 그 곳을 다녀온 이후로 새롭게 보이기 시작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을 다녀 온 이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성경의 지리와 문화, 그리고 그 곳의 역사였습니다. 이스라엘을 가기 전에 관심은 단지 성경의 인물 중심의 사건이었다고 한다면, 그곳을 다녀 온 이후에는 배경과 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경을 바라보는 눈이 더욱 커졌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스라엘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보고 싶은 갈증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땅을 하나 하나 다시금 다녀보고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예수님의 발자취와 믿음의 거인들의 발자취를 다시 한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데, 앞으로의 목회의 삶들 속에서도 말씀과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더 풍성히 누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져가는 하루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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