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부와 가난함

서상진 | 2019.03.30 05:00

우리는 곧잘 간증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이 부자가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취득한 것을 자랑으로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특징은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결과가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가리켜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온갖 부정과 부패함으로, 법을 어겨가면서 예배당을 건축해 놓고서도 건축을 다하고 난 뒤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과정 속에서 일어난 부정과 부패 또한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결과 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생각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부는 모두 하나님이 주신 복이고, 부자가 되는 게 신앙인의 성공 중 하나일까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부가 하나님의 복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부유함이 복인 것은 하나님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신앙인도 마찬가지로, 그가 이룬 부가 하나님의 복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복일 수 없는 경우인데, 부자 된 것이 하나님과 관계가 없을 때입니다. 부를 취득한 과정도, 부를 이용하는 방법도, 부의 결과도 하나님과 상관이 없다면 하나님의 복이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을 끌어들여 자신의 부를 포장하고 과시하며 정당화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 이들은 가난한 이를 향하여, 지체 없이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연히 부자를 향하여는 믿음이 좋아서 부를 축적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게 옳은 말일까요? 가난이나 부와 믿음은 큰 상관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상관 관계가 있다면 믿음은 보상주의로 전락하고 맙니다. “무엇을, 어떻게 했더니 하나님이 복주시더라”는 투로 말하게 됩니다. 이는 믿음의 근간을 흔드는 말입니다. 믿음은 내가 하나님을 찾는 게 아니고 하나님께서 나를 찾아오셨음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은 나로부터 출발하지 않고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공로를 쌓은 것이 부자가 되는 이유가 되겠습니까?

가난한 성도는 스스로 자신을 초라하게 보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초라한 성도는 없습니다. 그가 무엇을 가졌든 못 가졌든, 그가 무엇을 이뤘든 못 이뤘든,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성도라면 모두 하나님의 백성인 것입니다. 결코 부가 성공한 성도를 보는 잣대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실패한 성도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좀 가난한 성도라고 해서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에게 올가미를 씌워서도 안 됩니다. 이는 비 성경적입니다. 더 나아가 마귀의 발상입니다. 결코 부가 신앙의 성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가난이 신앙의 실패를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부하든지 가난하든지 그 위치에서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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