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 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총신대학교 사회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 책임교수
    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다바오란 어떤 곳인가?

크리스찬북뉴스 | 2018.03.25 01:24

우리 가족은 지난 2005년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되어 바기오에 거주지를 두고 선교사역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2012년 첫아이가 필리핀 현지 고등학교 졸업반(한국으로는 고1에 해당)에 이르자, 아이의 미래를 두고 우리 가족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첫아이는 바기오 소재 모 과학고등학교를 수석 입학하여 수석 졸업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학업성적이 우수했는데, 졸업 후 진로를 놓고 아이가 원했던 것은 필리핀 대학보다는 미국 대학이나 한국 대학에 진학하여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학교로 옮겨 2(11-12학년/한국으로는 고2-3에 해당)을 더 마쳐야 했는데, 바기오에는 유명한 영국계 국제학교가 있었지만 우리 가정은 아이를 그곳에 보낼 만한 형편이 되질 못했다. 아이의 장래를 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하던 중에, 언젠가 다바오에 사시던 모 선교사님의 안내로 다바오 페이스 아카데미 선교사 자녀학교를 견학했던 일이 떠올랐다.


우리 가족은 다바오에 가서 답사를 하던 중, 페이스 아카데미 교장선생님을 만나 혹시 아이들 입학이 가능한지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교장선생님께서 아내에게 학교에서 교사로 봉사해 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는데, 마침 아내는 바기오에 있는 필리핀침례신학대학원(PBTS)을 졸업하고 다음 사역을 위해 고민하고 있던 터라 아이들과 함께 다바오로 이주를 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나는 한동안 바기오의 거주지를 그대로 두고 바기오와 다바오를 오갔지만, 1년여 뒤에는 나도 바기오의 거처를 완전히 정리하고 다바오에 있는 가족과 합류하게 되었다.


다바오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위치한 핵심 도시다. 필리핀 최남단에 위치하여 몹시 무덥지만, 그늘에만 들어서면 그다지 큰 더위를 느끼지 못한다. 단일 면적으로만 따져서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도시에 해당하며, 시내 중심부를 멀리 벗어난 상당한 지역까지 다바오 상권에 영향을 받는다. 다바오는 인구가 약 1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구도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많은 도시다.


다바오는 필리핀에서 비교적 정비가 잘된 도시에 해당하는데, 위험지역이었던 다바오가 이처럼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한 것은 철권통치로 유명한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이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다. 두테르테는 시장 재임시절 자경단을 구성하여 범죄자들을 즉결로 처형하는 강력한 통치를 펼쳤는데, 이로 인해 그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중 1,000여명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설이 있다. 두테르테의 통치스타일은 끊임없이 인권 문제를 야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바오는 필리핀의 여타 지역에 비해 범죄율이 가장 적고, 가장 위험한 민다나오 섬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


다바오는 마닐라나 세부를 경유해서 들어올 수 있는데, 한국에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국제선(4시간가량 소요)을 타고 와서 한 번 더 국내선을 타야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마닐라를 경유해서 들어오면 필리핀 국내선으로 1시간 50분이 걸리고, 세부를 경유해서 들어오면 1시간가량 걸린다.


다바오에는 가볼만한 관광지들이 많은 편이다. 다바오 인근에는 사말 섬(Samal Island)이 있는데, 맑고 푸른 바닷물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말 섬에는 해변을 끼고 수많은 리조트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펄팜 리조트(Pearl Farm Beach Resort)는 시설 면이나 경치 면에서 신혼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다양한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전통 이벤트가 리조트 내에서 행해진다. 스노클링을 하면서 바다 속의 형형색색 물고기들을 만나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다바오에는 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마치 원시림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에덴공원(Eden Nature Park & Resort)은 꼭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다바오는 열대과일과 해양수산물로도 유명하다. 적도 부근의 도시라 각종 열대과일이 풍성하다. 두리안, 망고스틴, 망고, 부코(코코넛) 등 우리나라에서는 사먹기 어려운 영양가 있는 과일들을 다바오에서는 정말로 싼 가격에 사서 먹을 수 있다.


필자가 다바오에서 거주했던 집은 철마다 코코넛, 망고, 두리안이 풍성하게 열리는 곳이었다. 우리 가족은 다바오에 거주한 지 1년쯤 지나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넓은 정원을 가진 큰 집에 거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을 입학할 수 있게 도와주셨던 페이스 아카데미 교장 선생님이 본국인 미국으로 떠나시면서 우리 가정이 그 집에 거할 수 있도록 필리핀 주인과 연결시켜 주셨다. 필리핀 주인은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던 부자로, 자기를 대신해 관리를 잘해줄 수 있는 세입자를 구하고 있었는데, 교장 선생님의 추천으로 우리 가정이 그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은 한국 돈으로 환산해 월세 25만원(두 달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증금으로 지불)에 큰 정원을 갖춘 집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가히 하나님의 은혜라 아니할 수 없었다.


다바오에는 크고 작은 축제들이 있지만, 매년 8월에 열리는 카다야완 축제(Kadayawan Festival)가 가장 유명하다. 축제기간에는 여러 전통의상들로 갈아입고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펼친다. 필자가 글을 쓰는 이 주간에도 다바오 데이(Davao Day)를 기념하는 축제가 펼쳐질 예정인데, 325()에는 거리 퍼레이드로 인해 시내 주요 도로를 통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리핀의 축제는 한번 경험해보면 좋은데, 이 나라 문화와 전통을 이해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바오는 필리핀의 다른 지역보다도 더 많이 가톨릭화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알려진 것처럼 필리핀의 국교는 가톨릭이지만, 다바오만큼 가톨릭 신앙이 그대로 전수되고 있는 곳도 드물 것이다. 모든 행사나 식사 모임에 자연스럽게 기도가 행해진다.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식사시간에 대표자가 기도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이러한 종교적 토양이 복음전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올바른 신앙을 가르치는 일이 아예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바오 시내에서는 시설을 잘 갖춘 개신교 교회 건물을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개척된 교회들이 제법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같은 현대적인 교회 건물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기존 건물을 임대하여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필리핀 목회자들의 경우는 주로 가정교회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개신교 복음화 정도는 필리핀 북부지역보다 떨어지는 편이라 할 수 있다.


처음 다바오를 찾아온 방문객들은 현지 개신교회를 경험하기 원한다면, 영어로 예배를 드리는 CCF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면 좋을 것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으며, 설교자의 메시지 내용을 프로젝트로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그리고 필리핀의 개신교회들이 그러하듯이, 20-30분에 걸친 뜨거운 찬양으로 예배가 시작된다.


태풍의 눈이 가장 안전하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다바오가 그런 곳일지도 모르겠다. 필리핀에서 가장 위험한 곳인 민다나오 섬에 소재한 다바오가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니 말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다바오는 필리핀 남부의 선교 거점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필리핀에서 서양 선교사들이 많이 철수한 상태지만, 아직도 다바오에서는 많은 서양 선교사들을 볼 수 있다. 민다나오 지역은 우리 교단에서도 선교 파송 지역으로 인정할 정도로, 여전히 활발한 복음 전도가 요구되는 곳이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485개(1/25페이지)
편집자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5 [송광택 칼럼] 철학의 위안(보에티우스, 현대지성)- 인생의 의미와 참된 행복을 말하다 송광택 2018.07.15 19:54
484 [고경태 칼럼] 지식 강국 사회를 꿈꾼다 사진 첨부파일 고경태 2018.07.04 02:36
483 모바일 [문양호 칼럼] 보아야 할 것 사진 첨부파일 문양호 2018.06.30 11:50
482 모바일 [문양호 칼럼] 빗방울 사진 첨부파일 문양호 2018.06.26 09:01
481 모바일 [문양호 칼럼] 기도 사진 첨부파일 문양호 2018.06.21 21:44
480 [서중한 칼럼] 너무 익숙해서 상처를 만듭니다 서중한 2018.06.21 19:02
479 [서중한 칼럼] ‘벙어리 개’의 슬픔 서중한 2018.06.18 18:10
478 [고경태 칼럼] ‘전우치’가 필요했었지만 ‘간서치’가 필요하다 사진 첨부파일 고경태 2018.05.28 23:11
477 [정현욱 칼럼] 신앙의 절차탁마(切磋琢磨) 정현욱 2018.05.15 00:04
476 [이성호 칼럼] 어버이날과 고려장 이성호 2018.05.08 18:36
475 [채천석 칼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사진 첨부파일 채천석 2018.04.21 22:35
474 [서중한 칼럼] 그 권세, 그 자유 누리며 살기를 서중한 2018.04.21 11:29
473 [이성호 칼럼] 밭에서 씨앗으로 이성호 2018.04.16 23:40
472 [이성호 칼럼] 부활과 내 십자가 이성호 2018.04.06 20:38
471 [채천석 칼럼] 필리핀 장기선교사역을 마치며 사진 첨부파일 채천석 2018.03.31 22:17
>> [채천석 칼럼] 다바오란 어떤 곳인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8.03.25 01:24
469 [문양호 칼럼] [만화단상]우리는 자주 서로 다른 성경을 본다 사진 첨부파일 문양호 2018.03.23 18:17
468 [문양호 칼럼] [만화단상]지금 교회의 기초는? 사진 첨부파일 문양호 2018.03.23 18:16
467 [이성호 칼럼] 두 번째 아버지 사진 첨부파일 이성호 2018.03.20 17:57
466 [채천석 칼럼] 필리핀 북부 선교 거점도시 바기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8.03.04 14:4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