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Me too!

신성욱 | 2021.03.18 09:09

책을 읽다가 밀림의 성자로 알려진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와 강해설교로 유명한 마틴 로이드 존스의 상반된 변화의 모습이 교차됐다. 두 사람 모두 의학과 신학을 전공했던 분들인데, 결론은 서로 시작과는 다른 길로 간 대표적 케이스이다. 우선 슈바이처 박사의 경우를 살펴보자.

슈바이처는 신학 훈련을 그만두고 의학 학위를 받아 아프리카에서 의사가 된다. 본인 말에 따르면 슈바이처는 언젠가 이 가난한 피조물들이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가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뤄지지 않자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고 한 점과 그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대속의 죽음이 아니었다고 믿은 점이 그를 그리로 인도했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는 평생 말씀보다는 의료 행위에 더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슈바이처는 결국 신학 훈련을 받은 의사로서의 삶을 마친다.

 

반면에 로이드 존스는 거의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그는 할리 스트리트에서 의술을 펼치다가 웨일즈에서 설교자가 되었다. 슈바이처와는 달리 로이드 존스는 인간의 행위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말하기를, 사람들을 꿰매어 보내서 또 다시 계속 죄를 짓게 하는 일에 질렸다고 했다. 로이드 존스는 인간의 문제를 의학적으로 돕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때문에 그는 복음의 확실성으로 최종 승부를 건다. 결국 그는 의학 훈련을 받은 설교자로서의 삶을 마친다.

19394, 런던의 이브닝 스탠더드(Evening Standard) 신문 기자가 로이드 존스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그에게 왜 당신은 설교를 위해 의술을 그만두었습니까?”라고 물었다. 로이드 존스는 기자를 날카롭게 쳐다보더니 잠시 머뭇거리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저는 인간 육체의 질병보다 사람의 영혼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설교와 설교자에 대한 유명한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무 주저 없이 오늘날 교회에서 가장 긴급한 필요는 참된 설교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가장 긴급한 필요로서, 분명히 이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설교의 목적이자 특권이다.

 

그렇다고 의술을 펼치는 의사들의 사명과 수고를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리스도인에겐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분의 영광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들이 성직이다. 목회 외에 다른 직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전도를 하고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 선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는 그 어떤 일보다 영광스러운 사명자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게다.

 

때문에 딤전 5:17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는 것이다.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

그렇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말씀으로 먹이는 작은 목자로서 모든 설교자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처럼 존경의 대상일 정도로 고귀한 사명자이긴 하지만, 설교자의 부르심에는 위험성과 무거운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놓쳐선 안 된다.

 

야고보는 이에 대해 누구보다도 분명하게 말한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3:1). 그리고 히브리서 저자는 교회 지도자들을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13:17)라고 일컫는다. 이 말씀은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설교자들이여, 설교의 특권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말라.

 

강단에 서서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잊지 말라. 당신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다. 당신은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받으라고 촉구한다. 당신은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선언한다.

그러던 당신이 정작 구원에서 배제되어 천국이 아닌 지옥에서 뉴스거리로 회자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지상에 있을 때 최고의 설교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지던 자가 방금 지옥에 떨어졌다네!”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을까?

절대 그럴 리 없겠지만, 설교의 황태자 스펄전이나 강해설교의 왕자 로이드 존스나 세계 최고의 복음전도자 빌리 그래함이 죽어서 지옥행을 했다면 어찌 될까?

지옥에서도 뜨거운 화제가 되지 않았을까?

 

빌리 그래함이 생전에 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나는 너무 많이 설교했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덜 설교하고 설교한대로 사는 일에 더 신경 쓸 것이다.”

오늘 내 모습은 어떠한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 마디로 ‘Me too’.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021개(9/52페이지)
편집자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61 [신성욱 칼럼] 선생님은 성공하셨습니까? 신성욱 2021.06.06 01:34
860 [신성욱 칼럼] 낯설게 표현하기(Remarkable is good) 신성욱 2021.06.06 01:33
859 [신성욱 칼럼] 씁쓸함 가운데 빛나는 감동 스토리 신성욱 2021.06.06 01:31
858 [신동수 칼럼] 찰나(刹那)의 사역 신동수 2021.06.04 04:41
857 [조정의 칼럼] 그리스도인이 정치를 논할 때(3) 정치를 논할 때는 무신론자가 돼야 하는 조정의 2021.05.31 12:03
856 [배영진 칼럼] 세상은 씁쓸한가? 배영진 2021.05.31 10:25
855 [조정의 칼럼] 그리스도인이 정치를 논할 때(2) 한쪽 이야기만 듣기 조정의 2021.05.24 09:42
854 [배영진 칼럼] 인생에는 각각 한계가 있다. 배영진 2021.05.21 14:08
853 모바일 [김성욱 칼럼] < 악에 동조하는 침묵 > 김성욱 2021.05.21 08:08
852 [조정의 칼럼] 그리스도인이 정치를 논할 때(1) 세 도끼 모델 사진 첨부파일 조정의 2021.05.17 10:53
851 모바일 [김성욱 칼럼] 모든 진리는 명백하다 김성욱 2021.05.10 21:38
850 [조정의 칼럼]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6) - 주의 만찬 조정의 2021.05.10 10:16
849 [조정의 칼럼]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5): 교제 조정의 2021.05.03 09:37
848 [조정의 칼럼]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4): 봉사 조정의 2021.04.26 10:31
847 [배영진 칼럼] 성도의 신앙성숙 4단계 배영진 2021.04.19 12:18
846 [조정의 칼럼]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3): 기도 조정의 2021.04.19 09:11
845 [신성욱 칼럼] 로또 당첨금 3억보다 소중한 우정과 배려 신성욱 2021.04.13 08:37
844 [신성욱 칼럼] 사형수가 오늘 가장 원하는 것은? 신성욱 2021.04.13 08:32
843 [신성욱 칼럼] 유명세에 속지 말라 신성욱 2021.04.13 08:31
842 [조정의 칼럼] 대면예배의 가치-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2): 말씀 조정의 2021.04.12 09:4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