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테마독서] 도서관

송광택 | 2016.12.24 20:12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최정태 지음, 한길사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이소이 요시미쓰 지음, 펄북스


 

“책 속에는 과거 전체의 영혼이 담겨있다.” 토마스 칼라일의 말이다. 책의 보관장소인 도서관은 ‘영혼의 요양소’로 불리기도 했다.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최정태 명예교수는 아프리카, 북미주, 그리고 유럽 등 12곳의 위대한 도서관을 방문했다. 월간지 <도서관계>에 도서관 순례기를 연재한 글을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이라는 아름다운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 보스턴 공공도서관, 하버드대학 와이드너도서관, 옥스퍼드대학 보들리언도서관, 케임브리지대학도서관, 순천 기적의도서관, 시애틀공공도서관, 캐나다 밴쿠버공공도서관, 터키 에베소 켈수스도서관 등을 칼라 사진들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록정신은 남달랐다. “사막 한가운데 바윗돌에 현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죽음 이후의 삶까지 그림과 문자로 이 세상에 영원히 남겨놓으려 했다.” 람세스 무덤 속의 지성소를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그 입구에 ‘영혼의 요양소’라는 간판을 달았다고 한다. “당시의 책은 모두 파피루스를 재질로 한 두루마리 형태로서 낱권마다 세우거나 선반에 눕혀놓기 때문에 수장 공간도 넓을 수밖에 없었다”(30쪽).

저자는 이미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을 통해 6개국 15곳의 도서관을 방문한 순례기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에서도 그는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도서관의 숭고한 가치와 이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도서관 순례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가 집약되어 있다. 각 도서관이 탄생한 배경과 역사, 도서관 건물의 건축학적 의미, 도서관에 얽힌 사서와 책 이야기 등 도서관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각종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에는 책을 사랑했던 죽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집을 통째로 동네도서관으로 만든 남편 이야기, 오랜 시간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를 위해 병원 일부를 동네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의사 이야기, 대지진으로 도서관도 서점도 학교도 사라진 곳에 정성껏 숲을 만들고 책을 모아 재해를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 숲도서관 이야기, 낡고 노후화돼서 문을 닫게 된 지역도서관을 땀과 눈물로 되살려낸 두 자매 이야기 등 가슴 뭉클한 인간 드라마가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소이 요시미쓰 씨는 2008년 오사카의 11평짜리 작은 사무실에서 1,500권의 장서로 ‘동네도서관(마찌 라이브러리)’을 만들어 7년 만에 전국적으로 ‘동네도서관 붐’을 일으킨 사람이다. 그가 시작한 동네도서관은 2013년에 ‘올해의 도서관’ 우수상을 받았고 굿디자인상도 받았다. 이 책은 규모나 외형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집, 카페, 가게, 병원, 사무실, 교회 부속 건물 등 일상의 모든 공간이 얼마든지 근사한 도서관으로 변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네도서관’은 책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공간이다. 도서관의 개념 전환을 이루어 낸 것이다. 동네도서관은 도서관이 책만 읽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고 대화가 움트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정적이 감도는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와 토론,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사랑방이 ‘동네도서관’이다.

‘이소이 방식의 동네도서관’은 사람들이 직접 장서를 채워가는 도서관이다. 헌책이나 자신이 아끼는 책, 함께 읽고 싶은 책, 토론 하고픈 책을 하나둘 모아서 사람들 스스로 도서관 장서를 채워가며 완성해가는 공간이 동네도서관이다. 동네도서관은 지역민들의 아지트가 되고 사랑방이 되어서 죽은 마을을 살려내는 공동체의 핵심공간이 되었다.

대개 도서관은 웃고 떠들지 못하지만, 저자는 커피와 차를 내와서 사람들이 맘껏 생각을 말하고 교류하도록 했다. 또 독서 이벤트는 참가자가 많을수록 성공적이라고 여기지만, 저자는 참가자 숫자를 줄이는 대신 가까이서 강연자와 토론하도록 했다. 대지진으로 학교와 서점이 사라진 곳에 숲을 만들고 책을 모아서 조성한 '숲 도서관'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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