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가장 길었던 한 주

송광택 | 2011.03.23 15:36
가장 길었던 한 주, 닉 페이지 지음, 포이에마

<가장 길었던 한 주>는 4복음서와 바울 서신, 예수 동시대의 기록들과 고고학적 연구업적 등을 망라해 지상에서 예수의 마지막 1주일을 날짜순, 시간 순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당시 로마와 유대의 정치·사회적 배경까지 꼼꼼히 챙겼다. 사실 신약성경만 읽어서는 감람산과 겟세마네 언덕은 어디 있었는지, 예루살렘 성전이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차지한 정신적·경제적 가치는 무엇인지, 예수가 왜 유대인들에게 배척당했는지 등 시대적 배경까지 알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마치 목사가 신자들에게 성경 내용의 맥락과 배경설명을 해주듯 이런 의문들을 풀어준다. '가룟 유다가 최후의 만찬장을 빠져나간 것은 식사 전인가, 후인가?'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기 위한 복장과 청결상태는?'과 같은 사소한 문제까지 점검한다. 신화나 은유로 치부해버리기 쉬운 신약성경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나 '부활'을 설명하는 것은 역시 어려운 문제. 저자는 여러 정황을 설명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부활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초대교회의 성장이나 예수님에 대한 신앙이 보전된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도입부에서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역사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은 그리 대단할 게 없었다. 예루살렘에서 한 사람이 죽었고 당시 로마제국의 통치 아래서는 늘 있는 평범한 처형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체포와 재판과 죽음은 이후 세계 역사에 심오한 영향을 끼쳤고 인류의 문명을 결정짓는 핵심 사건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그때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들어가시기 전날 밤부터 일주일 후 부활하실 때까지 마지막 일주일의 여정을 추적하고 세밀하게 복원해나간다.
저자는 1세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 또한 참고한다. 요세푸스의 기록 역시 숫자의 과장이나 일관성 없는 진술, 친로마적인 견해 등 취약점이 많지만, 그 저변에 실제 그곳에 살았던 인물들이 전하는 당대의 진실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주전 20년에서 주후 50년까지 알렉산드리아에서 살았던 유대인 작가 필로의 저작, 주후 200년을 전후해서 랍비들이 수집해놓은 구전 종교법의 방대한 총서 <미쉬나>를 비롯한 유대 랍비 문학, 고고학 유물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이 세상에 존재했던 가장 위대한 사람의 마지막 생애를 생생하고 치밀하게 복원해낸다.
저자 닉 페이지는 영국에서 손꼽히는 기독교 작가다. 그의 탁월한 글 솜씨는 독자들을 사로잡아 일주일의 생생한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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