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2012년 화제의 책

송광택 | 2012.11.21 08:35
2012년 화제의 책

글/송광택(독서전략가,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2012년의 한국 출판계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인문, 청년, 힐링이 그것이다. 고전을 포함한 인문학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출판사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예를 들면 최진기의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와 같은 인문학 입문서나 인문독서를 장려하는 책들이 꾸준히 나왔다. 독자들은 어려운 인문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책을 찾았고, 따라서 난삽하거나 현학적인 책보다는 교양적 차원의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본격적인 인문서적을 꾸준히 내는 출판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책벌레들의 관심을 끄는 지만지(지식을 만드는 지식)의 책들은 동서양의 인문고전과 양서 중 3천권을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명심보감부터 『칼뱅의 기독교강요』까지 그 스펙트럼의 폭이 제법 넓다.
앞서 언급한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는 철학부터 사회학, 역사철학, 정치철학, 과학철학까지 인문의 기초지식을 총망라하고 있다. 따라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맹자, 장자부터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미셸 푸코까지 기초가 되는 생각들이 쌈박하게 정리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시간의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꿰이는 느낌이 들 것이다.
청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 중에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썼던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른의 흔들림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너무 많이 아파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삶이 나를 거칠게 흔들 땐 꼿꼿이 버티기보단, 함께 흔들리며 한 뼘씩 ‘성장’하고 새로워지는 것이 진짜 ‘어른’이라고 말한다. 
한편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서 이영석은 “언제까지 힘들다고 변명만 하고, 위로만 받을 것인가? 죽자고 하면 반드시 된다!”라고 도전한다. ‘총각네 야채가게’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에 관한 멋진 명언이나 타인의 그럴듯한 성공 스토리를 들먹이지 않는다. 그는 온몸으로 부딪쳐 깨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또한 자아인식, 사회비판, 책읽기,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면서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도전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힐링은 여전히 출판계의 중요한 트렌드다. ‘웰빙’이라는 트렌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힐링이 대세인 듯하다. 『행복을 부르는 힐링 유머』라는 제목의 책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근본적 치유를 이야기하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지치고 탈진한 이에게 잠시 쉬어갈 자리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보여줄 안내자가 더 절실하다. 
그밖에 눈에 띄는 책 중에는 임영주의 『아이의 사회성 아빠가 키운다』가 있다. 이 책은 오랜 기간 유아교육 현장에 몸담아 오는 한편, 올바른 양육태도에 관해 부모교육 강연을 해 온 저자가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육아지침서이다. 저자는 ‘하늘이 내린 사람’으로서 아빠의 역할을 강조한다. 아빠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는 자녀의 사회성 발달에 큰 힘을 발휘해 교육 환경 개선에도 한몫을 한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2012년 기독교출판의 사정은 기독교 전문서점에서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매월 나오는 기독교 출판소식의 베스트셀러 목록도 그 형편을 반영해 준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가면서 출판문화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는데, 가장 눈에 띄게 어려움을 겪은 분야는 기독교출판계라고 한다. 350여 곳의 기독교서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 상반기 주요 베스트셀러는 이어령의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고 이민아 목사의 유작 
『땅에서 하늘처럼』,『하늘의 신부』, 김하중 장로의『하나님의 대사 3』, 오스왈드 챔버스의『주님은 나의 최고봉』, 유진 피터슨의『메시지』 등이다. 온라인서점 갓피플에서는 고 옥한흠 목사의 추천과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던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가 신학서적으로는 이례적인 전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유기성 목사의『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존 비비어의『임재』, 데이비드 플랫의 『래디컬 투게더』 등이 독자의 선택을 받았다.
출판 경향을 평가해보면 간증서와 외국 유명한 목회자의 책을 번역한 번역서, 그리고 에세이류가 주를 이뤘다. 반면 신학 관련 책은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신학자들과 신학생들의 전공서적을 제외한, 평신도들을 위한 신학 책은 전체 기독교 출판 시장에서 그 존재감이 매우 미미하다. 또한 미국 기독교출판과 비교해보면 기독교소설에 대한 반응이 약하다
주목할 부분은 기독교도서가 판매량 1-10위 대부분을 차지하던 종교 분야마저 불교 저자의 책 여러 권이 종교분야 베스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기독교 도서들의 상대적인 침체 원인은 그간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분들이 주춤해진 이유도 있고, 다른 기독교 인사들도 책을 많이 출간했지만 나오자마자 이슈가 됐던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령 박사나 이민아 목사 등의 책정도 말고는 크게 이슈가 될 만한 도서가 없었다.
기독교 출판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사회에 적응과 함께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트렌드만을 따라 편식을 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바른 신앙, 바른 신학을 가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출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국내 작가의 개발과 출판 진흥 위한 전략과 기금 마련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교회가 독서문화에 관심을 갖고, 교회도서관 설립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회도서관은 신앙계승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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