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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사이트 <크리스찬북뉴스> '탄생'(크리스챤뉴스위크신문)

북뉴스 | 2003.07.02 12:30
크리스챤뉴스위크 신문 4월 12일자

글을 만지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만든 책에 애착이 많습니다. 물론 정성을 들인 만큼의 애착입니다. 원고를 선택하고, 컨셉을 잡고, 저자와 내용과 형식을 조정하고, 편집하고, 다듬고 깎는 동안, 책에는 편집자의 손때가 묻게 되고, 사상과 영혼의 흔적이 남게 됩니다. 그래서 출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손을 떠난 책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독자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런 바람은 대개의 경우, 그야말로 바람으로 끝나고 맙니다. 이 지점에서 편집자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사실 서점을 들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대형서점의 기독교 서적 코너나 기독교 전문서점에서 더욱 속이 상합니다. 다른 출판사 책이라도, 아 참 괜찮다 싶은 책은 며칠 내로 진열대에서 밀려나고, 뭐 저런가 싶은 책은 어느 새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는 것을 보면서 속이 아니 상할 수가 없지요.

관심이 있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기독교 출판 시장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동종 아류가 판을 칩니다. <야베스의 기도〉라는 책이 이른바 히트를 치자, 여기저기서 무슨 무슨 기도라는 이름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책들이 붐을 이루니 독자들은 그렇고 그런 책들을 또 사보게 됩니다. 그러니 그런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책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그래서 동종아류의 악순환은 심화됩니다.

출판의 철학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일반 출판계에서는 철학과 소신을 가진 출판물들이 적지 않습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기독교 서적 중에서 간혹 소신이 있어 보이는 책인가 싶어서 보면, 정복주의적이고 보수적인 현실에 영합하는 것 이상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기독교가 정권의 핵심을 장악해야 한다는 듯한 제목을 단 최근 한 출판사의 책도 그렇게 보입니다.

특히 기독교 도서들은 기독교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기독교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를 위한 책들입니다. 우리를 위한 책은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선교를 염두에 둔다면,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관심 가질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언어로 된 책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는 점점 더 게토가 되어 갈 것입니다. 비 신앙인들이 승려나 신부의 책은 읽어도 목사의 책은 읽지 않는 오늘날의 현실은 이 점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학문적인 책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참 좋은 책은, 아니 적어도 탄탄한 논리로 짜여진 책은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로 글 모음들이고, 그 경우 편집의 일관성도 떨어지고, 심한 경우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어 하나에는 학문전통의 판단이 담겨 있고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번역에 관해서는 더 심각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못된 번역, 외국어 같은 한글 문장,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 아무리 읽어도 뜻을 알 수 없는 문장, 이것이 한국 기독교 학술서 번역의 현주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반 인문학의 번역 수준은 과거와 완연히 달라졌습니다. 비교하면 부끄럽습니다.

넋두리가 길어졌습니다만, 어쨌든 이러한 현실은 기독교 도서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요청합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에 들어가든 아니든 좋은 책은 평가해 주고, 광고의 홍수 속에 숨겨져 있는 책들을 발굴해 내고, 요란스런 책이라도 부실하면 지적하고, 잘못에 대해 토론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아니 필요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절실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유독 기독교만 비평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평, 그야말로 평가하는 풍토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서평 사이트의 출범은 더욱 반가운 일입니다. 반듯한 신학적 잣대,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 사회적 허구를 뚫어보는 날카로운 이성, 책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크리스천 북 뉴스]의 서평작업을 통해서 한국의 천만 기독교인들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리스천 북뉴스](book-news.co.kr; www,chbn.co.kr)의 안내에 따라 책의 숲을 산책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바로 지금 해야 할 일입니다. 주님께서 바르게 이끄시기를 기도합니다.
서진한(대한기독교서회 출판국장, 월간 기독교사상 주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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