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독서토론회국민일보기사

예장합동 목사들 ‘여성 안수’ 싸고 격론  

칼뱅이 여성 설교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주장이 여성목사 안수 문제에 보수적인 예장합동 교단 소속 목사들 사이에서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찬북뉴스가 최근 서울 목동 지구촌교회(담임 조봉희 목사)에서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은 지정도서 중 하나인 ‘칼빈의 여성관’(솔로몬출판사)에 나타난 칼뱅의 여성 설교에 대한 입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성교회 서중한 목사는 발제를 통해 “이 책의 저자는 칼뱅이 교회 안의 여성 지위에 대해 ‘문화와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adiapora)으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이 주장은 최근 이슈화된 여성목사 안수 문제에 새로운 이론적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광교회 김재윤 강도사는 “이 책은 칼뱅의 여성관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칼뱅은 ‘여성이 공적으로 가르치는 것에서 배제돼야 하는 이유는 가르치는 것은 남성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지위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로 여성 설교를 분명히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보수교단의 여성 설교 반대 입장의 성경적 근거로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 “여자의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노니”(딤전 2:12) 등을 제시했다.

이 주장에 대해 다른 패널들의 반박 의견들이 쏟아졌다. 총신여총동창회장 채옥희 전도사는 “고린도전서 말씀은 ‘모든 성도의 교회에서 함과 같이’라는 말씀에 이어지는 것으로 여성만 특정한 것이 아니다”면서 “성경에 브리스길라 등 수많은 여성 사역자가 나와 있는데 일부 말씀만 확대해 여성 목회를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송원교회 김성훈 목사는 “칼뱅이 뭐라고 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율법적 시각에서 탈피,현실을 기반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라며 “전통적인 남성편향적 해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방청객 중 “합동 교단에서 10년 넘게 기다리다 지난해말 교단을 바꿔서야 안수를 받았다”고 소개한 김순영 목사는 “여성 사역자들도 다 하나님께 부름을 받았다”며 “목회자의 기준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신문 채천석 발행인은 “얼마 전 임태득 총회장의 ‘기저귀’ 발언이 토론 주제 선정에 영향을 줬다”며 “젊은 사역자들의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좋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황세원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