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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윤동주의 참회록

북뉴스 | 2016.08.06 08:56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 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로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 때 왜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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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거울을 매체로 망국민의 삶을 부끄러워하고 치열한 자아 성찰의 의지를 나타낸 시이다. 치욕스러운 역사와 암울한 시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하고 소극적이며 무기력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느끼는 부끄러움과 고뇌를 형상화하고 있다. 성찰의 매개체는 거울로, 특히 ‘녹슨 구리 거울’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성찰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화자는 망국민으로서 살아온 자신에 대해 욕됨을 느끼고, 욕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인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참회의 글을 쓰는 한편, 조국 광복이 된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또 써야 할 참회록을 생각한다.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부끄러움‘은 삶과 시를 지탱해 주는 근원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송광택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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