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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펌] 좋은 서평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미덕 (서재석)

조영민 | 2005.08.09 09:45
그 책이 어쨌다구?
좋은 서평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미덕

서재석 IVP 간사,

“복음과상황” 편집장을 역임하고 현재 Young2080(청년목회자연합) 부대표로 일하고 있다. 「문서 운동 핸드북」(IVP)을 책임편집했으며, 다수의 성경공부 교재들을 편역했다. 이메일 주소는 hayne88@young2080.com이다.

당신은 책 소개나 서평을 읽은 다음 책을 샀다가 낭패를 보거나 횡재한 경우 중 어느 편이 더 많았는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 경우엔 반반인 것 같다. 신문이나 잡지에 난 책 관련 기사를 읽고 마음이 동하여 서점에 가거나 인터넷 주문을 해서 손에 쥐고 열심히 읽어 보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렇고그런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실망감은 오래 전부터 여러 번 경험해 온 터이다. 반대로, 기사나 서평에 걸맞게 좋은 책임을 확인하게 됐을 때의 뿌듯함도 많이 느껴 봤다. (여담이지만, 이런저런 기회에 내가 쓴 서평이나 책 소개를 읽은 독자들의 반응도 아마 반반으로 갈리지 않았을까?^^)

사실 좋게 봐서 반반이지, 엄밀히 말하자면 인상적인 서평을 만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경우, 서평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기실 책 소개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함량 미달의 글들도 적지 않다. 아마도 글쓰기로서의 서평과 말로 하는 책 소개를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일 터이다.

좋은 서평이 갖추어야 할 미덕

학생 시절엔 옥석을 가리지 않고 마구 책을 읽고, 서평 또한 크게 가리지 않고 접했지만, 얼마 전부터 슬슬 꾀가 생겨 좋은 미덕을 갖추지 않은 서평엔 아예 눈길이 안 갈 때가 많아졌다. 그럼 나는 어떤 서평을 좋아하고 기대하는가? 한 편의 서평을 쓰기 위해 평소 어떤 자질을 연단하려 애쓰는가?

1. 안목

성실과 안목 가운데 무엇을 첫째 미덕으로 꼽을까 고민하다가 주저 없이 안목에 한 표를 던지기로 했다. 요즘은 그 이용 빈도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나는 신문의 출판면에 실리는 서평 읽기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이런 책을 골라 소개하지?’ 생각될 만큼 평자의 수준 높은 안목에 탄복할 때가 더러 있다. 그가 일러 주지 않았다면 도저히 발견할 수 없었을 책을 쏙쏙 골라내, 읽음직스런 쟁반에 담아내는 안목이야말로 서평을 쓰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물론 우연히 그의 눈에 띄었을 수도 있겠지만, 모르긴 해도 그 책을 고르는 눈을 기르기 위해 수많은 발품을 팔고 호주머니를 털면서, 많은 날들을 독서삼매경으로 보내지 않고선 불가능했을 것이다.

문제는 일반 서적의 경우엔 신문 기자나 교수, 출판 평론가 등 이런 안목을 갖춘 이들이 제법 많은 데 비해, 기독교 서적의 경우엔 과문한 탓이지 몰라도 이런 한 단계 격조 높은 안목을 갖춘 서평가들이 아직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세례를 받고 수년 간의 학습 커리큘럼을 가지고 치열하게 책을 읽는 친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와야 이런 안목 있는 서평가들이 개발될 수 있으리라.

2. 성실

1순위를 안목에 양보하긴 했지만, 성실한 책 읽기야말로 문서 운동을 하는 이들이나 서평을 쓰려는 이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미덕이다. 가령 모두 10장으로 구성된 책을 앞부분의 한두 장만 읽고 쓴 서평을 만난다고 상상해 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중간중간 어떤 보화가 숨어 있는지도, 어떤 반전(反轉)과 극적인 결말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 채, 거의 즉흥적으로 서문과 1장만 대충 그까이~꺼 식으로 읽고서 나머진 얄팍한 글재주에 의존해 괜한 수사적 표현만 남발하는 글을 만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많은 독자들이 이런 평자의 글을 나무라기는커녕 방관하거나 심지어 좋아하기까지 한다. 필시 서로 통하는 점이 있어서일지 모르겠다.^^

서평을 쓸 때 성실하다는 것은, 마치 성경공부 하듯이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재독, 삼독, 정독하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자신이 잘 모르거나 어려운 대목에 대해선 솔직히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이 어려운 부분인데, 괜히 대가인 척하면서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사람보다 자신이 여러 번 읽어 봤지만 알 듯 모를 듯하다는 느낌을 토로하는 성실한 글쟁이들이 오히려 진정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의 책 읽기가 아연 활기를 띠고, 교회 안에서 독서 르네상스가 형성될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성실하고 꼼꼼한 책 읽기와 서평 쓰기를 어려워하는 풍토를 낳은 주범 중 하나로, 교회 강단에서 매주일 울려퍼지는 수많은 설교들에 그 혐의를 두고 있다. ‘보고 배운다’고 했던가? 우리가 듣는 일상적인 수많은 메시지 가운데 성경이든 책이든 꼼꼼한 독서에 기반한 성실한 주해를 갖춘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새 신자들의 삶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설교가들의 메시지가 불행하게도 성실한 본문 읽기가 결여된 채 재담과 수사로 얼버무려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성실하고 깊이 있는 독서의 결과로 서평의 깊은 우물을 길어 올리는 이들이 희소한 게 아닌가 하는 흰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지만 남는 게 없는 주례사식 서평, 저자나 출판사와의 관계를 의식해 칭찬 일변도로 쓰는 속 빈 강정형 공치사식 서평,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이랬다 저랬다 또는 왔다리 갔다리만 반복해 짜증나게 하고 핵심을 파악할 수 없도록 주변부 또는 언저리만 빙빙 돌다 마는 우왕좌왕 좌충우돌식 서평, 쟁점 파악을 제대로 못하거나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면서 쟁점을 부각시키지 않는 애매모호한 서평, 서평의 근본 취지를 잘못 이해해 무조건 ‘까면’ 독자가 좋아한다고 여기면서 앞뒤 가리지 않고 필봉(筆鋒)을 마구 휘둘러 대며 혹독한 비판, 비평 일색으로 써 나가는 안하무인(眼下無人)형 서평…. 성실과는 거리가 먼 이들 ‘Don’t List’ 가운데 우리가 쓰는 서평이 해당되지는 않는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3. 친절

눈부신 안목과 부러울 정도의 성실을 갖추기도 버겁지만, 하나 더 주문하고 기대한다면 단연코 친절의 미덕을 들어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제대로 된 서평이라면 반드시 다루어야 할 다음과 같은 ‘Do List’들이 있는 법이다.

·서지(書誌) 정보­저자, 번역자, 출판사, 출판연도, 원전(元典), 책 두께, 책 사이즈(판형), 제본 방식(양장 여부), 가격, 개정판 등 기본 정보를 언급해야 한다.
·구입 관련 정보­판매 방식(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경우), 절판 정보, 할인 정보 등 혼자서만 묵혀 두기 아까운 노하우들을 나눌 때 환호를 받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가?­구체적인 필요를 열거하는 게 좋다. 한때 여러 출판사들이 유행처럼 내놓던 “이 책은 목회자, 평신도, 주일학교 교사 등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라는 식의 서너 마리 토끼를 한 번에 다 잡자는 보도자료에 비해, 서평이 경계를 달리하는 대목이 바로 여기다. 좋은 서평, 친절한 서평은 핵심 독자층을 밝힘으로써 낭비와 분산을 줄여 주고, 효율과 집중을 선사한다.
·어떻게 읽으면 좋은가?­한 번에 죽 집중해 읽는 게 좋을지, 장별로 나눠 읽는 게 좋을지, 줄쳐 가며 읽는 게 좋을지, 요약해 가며 읽는 게 좋을지 등 읽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서평을 만나면 왠지 반쯤 그 책을 읽은 듯 기분이 좋지 않은가?
·균형 있는 평가­장점과 단점을 진솔하게 그리고 균형 있게 다루면서, 나아가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를 짚어 주는 서평을 읽다 보면 어느새 주머니 사정은 뒷전이고 어떻게 해서든 그 책을 사서 직접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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