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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회

초대교회사 속의 ‘아름다운 여성들’

조영민 | 2005.05.03 00:34
  여성의 안수 문제, 교회 내 여성의 지위 문제, 창조의 질서 속에 나타난 순서의 문제이면서 동일하게 동일한 수준으로 창조되었다는 얼핏 납득하기 어려운 전제들 .. 그리고 현실 사회 속에서, 또 교회 안에서 억압의 대상이 되어 있는 교회내 여성들에 대한 ‘바른 생각’의 중요한 자료가 될 만한 책이다. 저자는 교회내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다른 전제에서 출발한 성경해석적 입장에서와는 다른 방법으로 여성에 대해서 살펴보려 한다는 취지에서 글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글을 시작한다. 그리고 방대한 분량의 교회사적으로 위대한 여성들에 대한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책인 “초대교회편”이 나왔다.

  이 책 속에는 서른 명이 넘는 초대 교회 시절에 있었던 (주후 1세기부터 7세기까지) 교회사 속에 있었던 신앙적으로 위대했던 여성들에 대한 글이다. 한명 한명의 여성들의 삶 속에서 그들의 신앙고백이 있고 그들의 그 신앙고백의 결과로 경험해야 했었던 어려움과 그 어려움의 극복이 있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가 경험했던 고난과 그 고난의 끝에 있는 순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앙의 여성들의 위대한 모습을 네 가지 측면에서 다루는데, 순교자가 된 신앙의 여인들, 위대한 남성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준 신앙의 여인들, 금욕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살아내어 본이 된 여인들, 여성의 몸으로 교회의 지도자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이들의 분류이다.

  이 책은 적어도 세가지 면에서 특별한 책이었다.
  먼저 이 책은 책의 소재에 있어서 특별하다. 나는 이런 주제의 글을 접해 본적이 없었다. 번역서이든 국내 작가의 책이든 이렇듯 교회사 속에 등장한 위대한 신앙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줬던 적이 없었다.  창피하게도 나는 이 책의 첫 장에 등장하는 바울의 동역자였던, 그리고 어느 면에서 바울보다 더 깊은 수준의 신앙의 모습을 보여준 ‘테클라’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었다. 신앙적 여성이라는 주제로 내가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는 루터의 아내 카산드라와 어거스틴의 모친 모니카, 그리고 성녀라고 추앙받았던 잔다르크 정도였다. 신앙적으로 위대한 여성에 대해서 단 한번도  구체적으로 접해본 적 역시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듯 오랜 세월 남자들의 그늘에 가려져 소개되지 않았던 위대한 인류의 나머지 반쪽에 대해서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네들의 신앙이 결코 남성들이 말하는 유약한 것이 아니었음에 대해서 보여주었다.  

  이 책은 그 형식(문체)에 있어서도 특별했다. 이 책은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이다. 쓰는 용어가 다르고, 쓰는 어투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그러한 신앙의 인물들의 어록들은 현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는 어감에 있어서 다르고, 우리가 알고 있는 개역한글 성경과는 다른 느낌의 언어로 그들이 봤던 성경을 인용하고 있다. 신앙의 형태에 있어서도 우리네가 보편적(이런말이 가능하다면)으로 가지고 있는 신앙관과 다르다. 무언가 신비한 경험들과 그것을 직관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고, 그에 따르는 수많은 기적의 기사들이 따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대단히 수백년 전에 쓰여졌던 중세의 문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이 책의 ‘그러함’이, 이 책이 갖는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체는 시대를 반영한다. 어투 역시 그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그 당시 어투에 가장 가까워야 한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저자가 선별한 이 여성들의 삶에 대한 초대교회의 여러 전승과 자료들을 가장 그 당시의 상황과 느낌을 살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의 용례와 어법을 통해서 그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중세에 쓰여진 글들을 읽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책의 인물들의 삶과 생각과 마음속에 다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책의 문체가 일반 독자에게 강점으로 다가갈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이겠지만 적어도 저자는 쉬운 글쓰기와 싶게 읽혀지는 글이 되기보다는 최대한 그 정황 속에서 이해되어질 위대한 여성들의 삶을 그려보여 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 번째 특징은 ‘위대한 여성들’은 그 여성들이 살던 세기의 또 다른 위대한 남성들과 함께 존재했다. 또 그들의 삶과 신앙은 그들의 시대 즉 문화와 당시 사회상과 당시 황제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러한 상황들을 ‘위대한 여성들’ 개개의 이야기 속에 반영하기보다는 각각의 장의 보충 자료로 각 챕터의 후반에 붙임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교회사를 저술한 것이지만 그 보충 자료의 도움으로 이 여성들과 일반 교회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집은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의 그림들과 함께, 이미 교회사 속에서 알고 있었던 내용과 그 속에 몰랐던 다른 내용이 있었음에 대해서 쉽게 납득되어지고 이해될 수 있는 설득력을 갖게 해 주었다.

  여성들의 신앙은 남성들의 그것과 또 다른 모습이었다. 여성들의 신앙은 ‘아름다웠다’라는 표현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인 것 같다. 그리스도를 알게 되고 발견케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한 여성들이 당시의 엄청난 핍박 속에서 기꺼이 고난과 순교를 당하는 장면들 속에서 마음이 시렸다는 표현이 옳다. 한 마디 한 마디 그의 생명을 쥐고 있다고 여겨지는 권력자 앞에서 차근히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며 죽어간 아름다운 여성들, 자신의 자녀를 그렇게 아름답게 키워낸 믿음의 어머니들, 깊은 고독과 금욕과 묵상의 삶으로 새로운 영적 각성과 도전이 된 , 또 교회의 어머니로 평생을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낸 신앙과 교회의 어머니들의 삶을 봤다. 그들에 대한 나의 감동은 “아름다움”이었다.

  한국교회의 여성의 지위와 관련된 많은 논쟁들은 아마도 계속 될것 같다. 신학적인 해석의 작업도 계속해서 있을 것이다. 또 성경의 해석에 있어 어떤 입장을 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한다. 교단이 내린 결론도 있겠지만 개교회가 내려야 할 결정도 있고, 사역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신학도로서 내가 내려야 할 대답도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중요한 결정 앞에 선 우리가, 혹시 무심히 지나쳐 버렸을 수 있는 ‘그 아름다운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로 우리의 이미 내려버린 ‘성급한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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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답글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갈망을 토해내는 교회 안의 모습이 더 그리워지는 때 김승일 2004.02.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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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작은교회의 현실과 대안 성기문 2003.12.1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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