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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회

교회사 속에 나타난 여성들의 수고와 기여

성기문 | 2005.05.27 15:36
본서는 교회사와 관련된 중요한 서적들을 여러권 번역한 바 있는, 라은성 교수의 전공과 관련된 첫 저작이다. 그는 지금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 있다.
서평자가 가까이에서 그리고 그의 역서들을 통해서 지켜본 바로는 라은성 교수는 성실하고 사명감이 있고 확실한 교회사학자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그의 본격적인 학술저작이 시작을 환영하고 축하하는 바이다.

과거에 행해진 누군가의 아름다운 생애를 현재의 우리의 스승으로 삼는 일은 고귀할 뿐만 아니라 뜻이 깊다고 하겠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이 책은 한국교회의 여성안수찬반논란의 와중에 탄생한 책이며 그러한 이유로 인해서 초대교회사에 나타난 여인들의 깊은 신앙심과 사역을 살펴서 현재 논란이 되는 여성안수문제에 대한 교회사적 해답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책이다. 이 여인들은 신앙심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교회내외적으로 위대한 많은 직책들과 업적들을 남겼다. 이 여성들은 단순히 “빛도 없고 이름도 없이” 섬기며 봉사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뜻과 직분을 유감없이 발휘한 사람들이었다.

본서는 주후 1세기(신약시대의 교회의 역사가 끝난 때)부터 7세기(중세 카톨릭 교회역사 이전)까지의 초대교회사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그 시대의 40여 명의 위대한 여성신앙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떻게 삶을 마무리 했는가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별히 기독교 초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신앙인들은 최초의 여순교자, 최초의 여류작가, 최초의 음악가, 최초의 여권주의자 등으로 이해될 수 있다.

본서에 나열된 여성들을 다음과 같다. 즉 테클라, 도미틸라, 프리스킬라, 블란디나, 페페투아, 세실리아, 아니톨리아와 빅토리아 자매, 아가타, 다소의 펠라기아, 안디옥의 펠라기아, 수잔나, 루시, 캐서린, 도로시, 아그네스, 마가렛, 콘스탄틴의 어머니 헬레나, 타이스, 그레고리의 어머니 논나, 마크리나,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 여사제 테오세비아, 에게리아, 파비올라, 제롬의 조력자 파울라, 크리소스톰의 어머니 안투사, 여부제 올림피아스, 마르셀라, 이집트의 마리아, 멜라니아, 풀체리아, 여류 시인 유도키아, 파리의 선지자 존비에브, 여감독 브리지트, 베테딕트의 누이 스콜라스티카, 왕후 클로틸다, 데오도라, 대수도원장 힐다. 우리가 이와 같이 많은 그리고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초대교회의 위대한 신앙의 여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가히 선택된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저작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는 이와 같은 초대교회의 주옥같은 여성들의 활동에 대한 소개를 통하여 우리는 서양기독교가 북아프리카와 유럽 등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가게 되는 과정 속에서 상당히 포괄적인 안목 속에서 여성들이 끼친 영향과 업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저작은 상당히 큰 의의가 있다. 그녀들이 갖고 있었고 향유하고 추구하였던 리더십은 하나님을 향한 그리고 교회를 향한 열심과 깊은 신앙에 근거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봉사는 열심히 하되 리더십은 거의 없는 한국교회 내에서의 여성의 “이상한” 위치를 반성하고 대조해보게 한다.

둘째로 저자가 끼친 학적인 업적이라고 한다면 단순히 그들의 일생을 언급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부적인 삶과 활동과 목소리를 듣게 만든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며 마찬가지로 그녀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학적으로나 더 세부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후학들을 위하여 각주와 세부적인 설명과 별도로 제시된 중요한 교회사적 인물들과 사조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제시되고 있다는 점도 본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우리에게 지속적인 연구와 보충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는 지엽적인 것일 수 있으나, 현재의 여성안수논쟁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상황 속에서는 중요한 문제제기일 수 있다. 즉 저자가 밝힌 대로("... 성경적 해석을 두고 논한다는 것은 정말 난항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성경적 해석은 시대별, 문화별, 상황별, 사상별, 신학별, 그리고 개인별로 다양하다. 그 가운데 여성 목사 안수권에 관한 논쟁은 더욱 그러하다. 변화된 상황들과 변천들을 무시하고 성경 해석을 놓고 논하는 것은 정말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고찰 없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더욱 안쓰러운 일이다. 굳이 여성 목사 안수권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하더라도 여성 지위나 여성들의 교회적 위치에 관한 이슈들을 다룰 때 성경해석에만 몰두한다는 것은 정말 좁은 시각이 아닐 수 없다"; p. 5) 비록 교회사적으로 다양한 견해들과 입장이 나왔다고 가정할 때, 이미 여성안수의 반대증거로 사용되고 있는 성경구절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던 초대교회에서 당시의 교회론적 발전과 적용의 측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논의되었는가에 대한 개괄적인 언급이라도 제시되었으면 교회사적인 측면에서 그와 같은 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조금은 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이것은 이와 관련된 후속적 저작들에서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기독교 역사의 서술(방법론)에 관한 문제다. 사실 초대교회의 역사는 모든 기독교의 역사이어야 하지만, 여전히 로마 카톨릭의 역사로 이해되고 있었다. 그러한 면에서 저자는 초대교회의 역사를 모든 기독교의 역사로 심지어는 개신교도들을 위한 역사로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이 책은 여전히 개신교도들에게는 껄끄러운 책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초대교회에 나타난 여성성도들의 정절과 독신, 기적, 순교 등 신학적으로 혹은 교회사 서술의 측면에서 그 묘사가 전설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채로 인용 혹은 전제라는 형식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로마 카톨릭의 교회사와 개신교도가 저술한 초대교회사의 차이점이 명백하게 드러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이것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저자의 평가이며 원전의 인용인지 쉽게 구별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마찬가지로 용어상에도 로마 카톨릭의 용어와 개신교의 용어들이 혼용되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부분도 저자의 나름대로의 목소리와 더 일관된 평가가 드러나 보였으면 한다.

마지막으로는 내용적 문제보다는 표현과 문체의 문제를 지적해보고자 한다. 서평자도 몇 년전 처녀작을 내면서 뼈져리게 공감했고 반성하는 문제이지만, 표현상의 오류와 혼돈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주어와 목적어 등이 생략과 자주 눈에 띄는 수동태문장과  지명이나 인명 혹은 용어들에 대한 미국식 표기는 우리의 문법적 기준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본서를 읽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을 또 하나 첨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모쪼록 바라기는 이 책을 통하여 라은성 교수의 이 주제와 관련된 오랜 수고와 철저한 소명의식이, 그리고 교회사 속에 나타난 여성들의 수고와 기여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본서에서 잘 묘사된 <여인들의 발자취>를 통하여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더욱 깊어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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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초대교회사 속의 ‘아름다운 여성들’ 첨부파일 조영민 2005.05.03 00:34
>> 답글 교회사 속에 나타난 여성들의 수고와 기여 성기문 2005.05.27 15:36
52 셀교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첨부파일 김광훈 2005.02.11 22:58
51 답글 개인적인 의견 김재윤 2005.04.07 12:17
50 중국 지하교회 기적의 기록 첨부파일 송광택 2004.10.09 18:03
49 답글 개인적인 의견 김재윤 2005.04.07 12:18
48 답글 현대판 중국의 사도행전 김광훈 2004.10.09 18:09
47 답글 절망했습니다 이민영 2004.10.09 18:14
46 답글 헌신의 자극제 나상엽 2005.03.10 09:54
45 영성이란 무엇인가? 첨부파일 채천석 2004.02.26 10:07
44 답글 개인적인 의견 김재윤 2005.04.07 12:19
43 답글 기독교적 심성 전반을 일컫는 말 서중한 2004.02.26 10:08
42 답글 신앙생활로서의 일상생활'을 가리켜 '영성'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조호진 2004.02.26 10:09
41 답글 성경이 제시해 주는 대로 '하나님' '인간' 그리고 '만물'과의 관계성 신동수 2004.02.26 10:10
40 답글 성경해석 및 신앙생활의 양태와 관련된 카테고리 조호진 2004.02.26 10:11
39 답글 말씀을 통하여 영성을 바라본다 서중한 2004.02.26 10:12
38 답글 묵상을 통한 영성진작 채천석 2004.02.26 10:13
37 답글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갈망을 토해내는 교회 안의 모습이 더 그리워지는 때 김승일 2004.02.26 10:13
36 답글 조화로운 영성이 한국교회에 풍성하기를 소원합니다 이경석 2004.02.26 10:14
35 작은교회의 현실과 대안 성기문 2003.12.1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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