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독서토론회

대형 교회가 가난한 마음을 품고 예수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서중한 | 2003.12.18 22:57
성경의 '가난'을 늘 '영적 가난'으로 해석하는데 의문을 가질 때가 있었습니다. '부자'는 '부자'로 받아들이면서도 '가난'은 '물질적 가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물질적 가난에 대한 가능성을 열지 않았지요. 성경해석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부자로서 일어날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인정할 수 있더라도 가난해야 한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그 속에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기독교 역사에는 성경의  '가난'이 문자 그대로의 '가난'이라고 생각하고 '네 전 소유를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너는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실천하였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부유한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났던  성 프란체스코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무소유'를 가장 귀중한 은혜체험의 통로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가난이 거룩한 가난 곧 '성빈'이 되었습니다.
토론 주제와 관련 없는 듯한 말인 것 같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삶은 머리 속에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머리 속에서 가난을 그리며 사는 사람과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는 그 경험의 차원이 전혀 다릅니다.
큰교회도 가난해지고, 작은교회가 될 수 있겠지요. 대형 교회가 가난한 마음을 품고 예수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작은 현실에 몸을 부딪혀 보지 않은 교회는 늘 생각 속에만 그리는 '작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때론 거대 교회가 '그 작음'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창살 속에 갇힌 사람이 제 아무리 바깥을 꿈꾸며 사각의 벽을 밤마다 뛰어 넘는다고 해도 담 너머의 땅을 두 발로 행보하지 않고서는 상상 속의 그리움, 갇힌 자유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교회의 존재가 엄연하다'고 했을 때는 단지 예수의 정신만을 좇는 정신화된 가난이나 작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가난'을 살아가고 '작음'에 터 잡고 있는 교회의 엄연한 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는 실제로 가난한 작은 삶을 사셨습니다. 그 실제적 가난에 서 있는 교회가 그렇지 못한 교회보다 더 교회답다는 말은 분명 타당한 말입니다.
우리는 좀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교회를 만들 자신이 없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입니다. 자본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는 숨쉴 수 없다고 말입니다.
우리의 욕망이 자본주의 성장논리와 은혜를 객관화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작은 것을 사랑할 정도로 가난하지 못한 것은 심령으로 가난해지면 가난을 전부 이해한 것인양 면죄부를 팔아온 우리 교회의 단면입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54개(2/3페이지)
독서토론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 답글 적정 인원은 200명 정도 김재윤 2004.02.02 10:15
33 답글 교회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치열한 회복만이 살길 신동수 2003.12.18 22:48
32 답글 작은교회는 오늘 큰교회보다 훨씬 교회다운 것 안영혁 2003.12.18 22:49
31 답글 큰교회 옆 작은교회 교사의 눈물 조영민 2004.02.02 01:23
30 답글 교회는 코이노니아 곧 친교의 공동체 채천석 2003.12.18 22:50
29 답글 작은교회는 주제를 가진 교회 안영혁 2003.12.18 22:51
28 답글 교회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성기문 2003.12.18 22:53
27 답글 작은교회의 성도들은 그 자체로서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것 안영혁 2003.12.18 22:54
26 답글 대형교회의 문제점 김경열 2003.12.18 22:56
>> 답글 대형 교회가 가난한 마음을 품고 예수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서중한 2003.12.18 22:57
24 답글 큰교회나 작은교회나 모두 하나님 앞에 자신의 참된 표지와 본질을 늘 자각 신동수 2003.12.18 22:59
23 답글 대형교회는 부채의식과 고마움을 느껴야 김경열 2003.12.18 23:00
22 답글 작은교회를 위한 지원책을 세워야 채천석 2003.12.18 23:02
21 답글 큰교회가 큰 이유가 있다면 작은교회는 작은 이유가 있다 안영혁 2003.12.18 23:03
20 성경적인 십일조란 무엇인가? 성기문 2003.12.04 09:14
19 답글 철저히 비성경적이고 철저히 개교회 이기주의적인, 철저히 욕심으로만 가득찬 조호진 2003.12.04 09:16
18 답글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 강철성 2003.12.04 09:18
17 답글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것 신동수 2003.12.04 09:20
16 답글 재물의 건전한 사용을 먼저 가르쳐야 성기문 2003.12.04 09:21
15 답글 율법의 형식과 제도는 폐지되었지만, 본질과 정신은 신약에도 그대로 승계된 김경렬 2003.12.04 09:2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