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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걷기 속 인문학'(샘솟는 기쁨 출간)의 저자 황용필 박사 인터뷰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16 14:02

아침과 저녁마다 학교의 운동장, 공원, 산책로 등에 건강관리를 위해 걷는 분들을 비롯해 제주의 올레길, 울진 금강소나무길, 지리산 둘레길, 부산의 갈맷길, 백두대간의 능선길 등 걷기의 열풍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걷기가 단순함이 아닌 영적이고 인문학적인 묵상과 사색 그리고 성찰의 걷기로서 걷기와 문화의 만남을 알리고 있는 걷기 속 인문학의 저자 황용필 박사를 강도헌 편집위원이 만나 보았습니다.



- 먼저 박사님 자신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일 1만보를 걷고, 매달 아름다운 사람들과 6km 별밤을 걷으며, 두 달에 하루는 20Km를 걷는 걷기 마니아입니다. 대학에서 교육학석사와 정치학박사를 취득하고 한국독립교회연합회(KAICAM)에서 2012년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고려대 와 남서울대 외래교수, 성균관 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리더십과 스포츠정치학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본부장으로 기도모임과 일터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군 장병들의 멘토링 사역, 25년 동안 몸담은 스포츠계의 경륜을 바탕으로 마이 라이프, 마이 스포츠, 세상이 청년에게 말하다, 최고를 넘어 완벽으로등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네덜란드

-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걸어야 되겠구나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책을 쓰시게 되신 동기와 목적 그리고 걷기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연유를 말씀해 주시지요.

 

걷기를 평소에 길 위에 묵상으로 생각했는데 그 소견들을 칼럼이나 페이스 북 등에 올리자 많은 분들이 공감해줘서 성경을 바탕으로 인문학적으로 가르마를 타보고 싶었습니다. 출간 두 달이 채 안되는데 주변에서 반응이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책 내용보다 걷기라는 것을 단순히 도구적 활동이 아닌 인문학적 성찰과 사색의 방편으로의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모티브가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걷기는 사람들에게 이동수단에서 건강 그리고 최근에는 힐링을 넘어 마케팅의 하나가 되고 있지요. 정동진의 부채바위길이나 여수 금오도의 비렁길, 둘레길, 자드락길 등등을 보면 걷기가 관광의 하나입니다. 물론 공장대신 길을 조성하여 문화와 마케팅이 어우러지는 것도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들이 밀리는 곳에는 추억 그 이상의 사색과 통찰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건강한 두 다리가 있음에도 될 수 있으면 문명의 이기에 의탁하는 것은 교통사고나 일의 속성상 걷기가 어려운 사람, 나아가 창조섭리에 대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Solvitur ambulando>라는 라틴어가 있는데, "It is solved by walking" 즉 걸으면 골치 아픈 문제들도 풀린다는 말입니다. 경영학에도 MBWA! Management by Walking Around,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말지요.

 
부탄

- 이 책에서 걷기에 대한 다양한 의미와 목적들이 다루어지고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 크게 두 가지 걷기로 이해되었습니다. ‘목적 있는 걷기목적 없는 걷기입니다. 왜 걸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목적 있는 걷기목적 없는 걷기걷기가 일종의 수단이나 도구가 된다는 의미인데 가령 유럽 몇몇 국가에서 시행되는 교육용 걷기프로그램이나 국토순례나 탐방, 시민운동차원의 이벤트, 공명선거의 메니페스토, 환경과 질병 경각심을 일깨우는 걷기, 개인적으로는 당뇨예방이나 재활프로그램 등은 일종의 목적적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걷기의 보약은 걸으면서 우리 몸속의 에너지가 연소되고 신발이 닳아지는 것처럼 고민이 해소되고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절대자와의 일종의 대화, 기도입니다. 그래서 걷기야 말로 하나님이 주신 몸으로 표현하는 가장 원시적이고 기본적인 묵상이자 기도의 한 표현이지요.

 

그것은 성경이나 지혜서에도 하나님께서 태초에 동방에덴을 거니시는 장면, 그리고 예수님, 선지자, 사도바울을 비롯해 수많은 구도자들이 걷기를 통해 전도하고 영성을 체득했다는 기록들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우리들의 걷기 선생인 셈이지요.

 

또한 우리가 반드시 걸어야 하는 이유는 자연은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가장 완벽한 작품이고 계시인데 걷기야 말로 어떤 위대한 설교나 말씀보다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고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달리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걸으면서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찬양하고 묵상할 수 있으니 최고지요.

 

-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가서 걸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나는 곳이 여러 곳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국내에서 꼭 추천하시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한 여름에 강원도 태백에서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가는 길은 짧은 길이지만 청랑해서 좋고요, 홍천의 수타사 산소길은 평범해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길은 웅장한 작품을 숨겨둬서 그리고 울릉도 해안길, 정동진 부채바위 길은 귀청이 파도소리에 씻겨서 좋아요. 서울근교에도 두물머리길, 서대문의 안산길, 한양도성길, 태강릉길, 미사리 갈대길 등등이 인상적입니다.

좋은 길이란 유적지에다 물과 숲이 있으면 최고지만 늘 가는 길, 추억이 있는 길이 최고지요. 뛰어난 경관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태어난 곳인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 뿌리 길과 바다 위 다리가 연결된 가우도 섬 길은 옛 추억이 있어서 좋고 지금은 근무하는 올림픽공원의 들꽃마루 길, 그리고 야구에서도 홈런이 최고이듯이 집으로 가는 길(홈런)과 아내와 같이 걷는 청계천 길이 최고입니다.


- 책의 구성을 보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엔 뭔가 목적이 있는 순서로 느껴졌습니다.

 

,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호모비아토르>에서는 걷는 인간의 속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인간의 본원적 속성들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호모에렉투스와 같은 직립보행인간의 뿌리들을 살폈고 무엇보다도 성경에서 걷기의 단서들을 추려보기 위해 천지창조 이야기와 시속3마일과 같은 걷기를 매개로 하나님의 속성들을 찾아봤습니다.

 

2<길 위의 묵상>에서는 성경 속에서 산책을 통해 기도와 묵상을 시도했던 근거들을 찾기 위해 이삭의 예화나 루소나 칸트 등의 철학자들의 인문학적 단서 그리고 실제로 유럽에서 발견한 니체의 길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또한 걷기가 나약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가들을 적었습니다.

 

3<때때로 걸으니 즐겁지 아니한가!>에서는 실제로 걷기를 통해 발견한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하루 만보를 걷는 방법 등 실천 편을 담았고 부록으로 걷기 좋은 길과 걷는 이유, 걷기의 노하우 등 짤막한 에피소드들을 담았습니다.

 

- 도시화와 기계화가 주는 유익이 있지만, 그와 함께 수많은 폐해들도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걷기의 문화가 서서히 확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산업화와 정보화, 문명화 걷기를 대신하는 문명의 이기들이 점점 발달해가는 데요. 걷기는 이들과 대척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조재가 되고 있습니다. 가령 하루 만보를 세고 걸으라면 머리아파 걷지 못할 건데 스마트 폰의 걷기 어플의 도움을 받게 되면 걷기는 훨씬 체계적이고 또한 도전적이기도 합니다.

 

파편화되고 폐쇄화되고 있는 도시에서 걷기는 사회적자본의 하나로 도시재생의 소중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걷기의 광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길은 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흙으로 지어진 인생이 흙으로 돌아가는 성경적 원리를 생각하면 자연히 우린 흙 앞에서 겸손해집니다. 그래서 겸손(humility)의 라틴어 Humilitas의 어원 Humus는 흙과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소요학파를 창시할 위인은 못되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길 위의 묵상으로 발전해 나가는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예수님도 말씀했듯이 건물이 성전이 아닌 이상 길은 최고의 성전입니다. 묵상의 영어는 meditation 즉 약이 몸 안의 혈관에서 온몸에 퍼지듯이 생각이나 주제가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devotion입니다. 즉 길 위에서 하나님(Deos)의 목소리(Voice)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구도자의 소명을 조금이나마 담당했으면 합니다.

 

-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담: 강도헌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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