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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디어 시대, 영혼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

조정의 | 2021.08.31 18:51
미디어 시대, 영혼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 스펙터클 문화 속의 그리스도인/토니 레인키/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1999년, 인터넷에 접속하여 이메일 계정을 만드는 것이 대학교 과제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어린아이도 유튜브에 접속하여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즐겨보는 시대가 되었다. 원하는 영상물을 보려면 비디오 가게에 가서 직접 빌려야 했는데, 지금은 손바닥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원하는 영상물을 결제하고 시청할 수 있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미디어 매체가 개발되어 더 많은 미디어를 더 높은 빈도와 강도로 경험하게 될지 알 수 없다. 토니 레인키는 이런 문화 현상을 “스펙터클”이라 부른다. 그는 “여러 시선이 길거나 짧은 시간에 특정 이미지 또는 사건에 고정되는 현상”을 스펙터클이라 정의하면서 “우리의 눈과 뇌를 우리 앞에 투사된 것에 초점을 맞춰 고정시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20페이지). 레인키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스펙터클을 자주 그리고 많이 경험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레인키는 존 파이퍼 목사가 설립한 사역 기관인 디자이어링 갓에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 일상이 예배가 되다>를 통해 국내 소개되었고(CH북스, 2020), 이번에 개혁된실천사에서 나온 <스펙터클 문화 속의 그리스도인>을 통해 미디어 시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그리스도를 최고의 스펙터클로 인정하며 살아갈지 설명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파트, “스펙터클의 시대”에서는 스펙터클 문화에 익숙한 문화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두 번째 파트, “스펙터클”에서는 모든 스펙터클에서 눈을 떼고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스펙터클인 그리스도께 시선을 돌리도록 여러 모양으로 권면한다. 총 3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종종 하나의 독립적인 칼럼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뚜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 레인키가 문제 삼는 현대 문화의 특징은 확장된 ‘스펙터클’에 있다. 고대 성경 시대에도 스펙터클은 존재했다. 극장이나 연극, 운동 경기 등은 짧은 시간에 눈앞에 일어난 흥미로운 일들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고대 그리스도인이나 중세 청교도인 모두 세속적인 스펙터클에 끌리거나 중독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멀리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 미디어 시대 속에서 스펙터클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또 통제할 수 없는 개인의 영역까지 침투했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현혹하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고, 실제로 그 만들어진 스펙터클이 소셜 미디어, 비디오 게임, 텔레비전 등의 매체를 통해 효과를 나타내며, 상품을 파는 이들, 정치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레인키는 점점 더 스펙터클을 추구하는 현대 문화를 분석하면서 단순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말 것인가 고민하는 수준으로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명백하게 밝힌다.

그러면 어떻게 스펙터클한 문화 속에 사는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문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영향을 주는 이들이 될 수 있을까? 레인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스펙터클을 소개한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물론 현대인들이 눈으로 십자가 사건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십자가 사건은 눈이 아니라 귀로 듣고, 믿음의 눈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에도 담대하고 명확하게 십자가를 전하면, 신자들, 곧 그것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앞에 십자가의 스펙터클을 구현할 수 있다. 우리는 성령을 통해 십자가의 스펙터클을 본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온당한 위엄을 갖춘 십자가의 메시지가 감겨 있는 충실한 설교와 책과 사진을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볼 수 있다”(134페이지).

결국 단순하게 설명하면 미디어 시대 그리스도인의 문화 전쟁은 어떤 스펙터클에 그들의 눈을 고정하는가의 싸움이다. 화려한 CG 효과와 강렬한 영상미를 갖춘 이 땅의 스펙터클은 일시적이고 담고 있는 가치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십자가가 전달하는 스펙터클은 영구적이며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C. S. 루이스의 진흙 파이 예시처럼 레인키는 이렇게 문화 전쟁을 치르는 이들에게 권면한다. “인생의 가장 큰 실수는 영원한 가치를 지닌 보화를 찾기 위해 깊이 잠수하지 않고, 세상의 스펙터클이라는 얕은 물에서 철벅거리며 노는 것이다”(235-6페이지). 하나님께서 모든 영혼 안에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한 커다란 내적 공간을 만들어 놓으셨”고 우리는 세상의 스펙터클에 감동할 때마다 그걸로 채울 수 없는 그 커다란 공간을 발견하는데, 저자는 그 공간을 무가치한 것들로 채우지 말라고 경고한다(178페이지).

또 한 가지 이 책에서 발견한 의미 깊은 통찰은 우리 영혼이 가지고 있는 영적 에너지가 제로섬 게임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우리에게 시간과 에너지가 제한된 것처럼 영혼의 에너지 역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헛된 것에 경이로워하고, 감탄하며 애정을 쏟는다면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을 볼 때 경이로워할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199페이지). 유튜브를 보느라 시간을 다 소비하면 성경 볼 시간이 남지 않는 것처럼, 스펙터클 문화에 영적 에너지를 소비하고 나면 그리스도의 영광을 감격하며 바라볼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이는 단지 무엇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보고 듣고 감탄하는 것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리스도인은 모두 알고 있다. 그리스도가 다른 어떤 스펙터클보다 매력적인 보화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그리스도를 가장 고상한 보물로 알아 그분께 고정되어 있는가? 말과 혀로만 그리스도가 최고의 스펙터클이라 말하고 실제로는 배설물처럼 여겨질 것들에 눈과 귀가 현혹되어 있는 건 아닌가? 미디어 금식이나 몇몇 자극적인 콘텐츠를 멀리하고, 무절제한 스마트폰 사용을 억제하는 일 모두 이 시대 문화 전쟁에 꼭 필요한 방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영혼을 영원히 사로잡을 가장 매력적이고 고귀한 스펙터클에 우리 영적 에너지를 쏟는 것이 아닐까? 미디어 매체가 발전하고 미디어가 지금보다 더 많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도, 우리 영혼이 예수님 바라보기에 힘쓴다면, 오직 그분께 매료되어 있다면, 스펙터클 문화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은 넉넉히 이기며 그리스도를 나타내며 살 것이다. 그것이 토니 레인키가 이 책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 시대, 당신의 영혼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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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하나만 꼽으라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이다. 클래식 CD나 LP자체를 얼마 갖고 있지도 않음에도 그 중 적지 않은 것들이 여러 연주자들이 연주한 바흐 첼로 무반주 조곡들이다. 이 곡을 처음 접했던 것은 야노스 슈타커의 연주를 통해서였지만 그래도 최고의 연주가를 꼽는다면 내 나름의 기준으로는 이 곡을 처음 발굴했던 파블로 카잘스다. 그의 연주는 다른 연주자에 비해 어떤 면에서는 가볍게 느껴지는 듯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 연주의 깊이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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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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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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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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