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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온라인 사역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 온라인 예배에서 소그룹 양육까지/케빈 리/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케빈 리 목사는 릭 워렌 목사가 섬기고 있는 미국 새들백 교회에서 온라인 사역을 하고 있다. 그가 관리하는 약 2,100개의 온라인 소그룹이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미국목사 케빈’을 통해 미국 교회 시스템과 온라인 사역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새들백 교회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없던 1992년 인터넷에 처음 등록했고 2009년 온라인 예배를 녹화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 생방송 중계, 2013년 온라인 소그룹을 시도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4년 전임 온라인 사역자를 세워 온라인 사역을 전담하게 했는데 2017년부터 케빈 리 목사가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는 번역서가 아니다. 케빈 리 목사가 한국 교회를 사랑하여 IT 강국인 한국에서 교회가 온라인 사역을 통해 유익을 더 많이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온라인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사역이 필요한 것이 자명하다. 또한 점점 교회를 떠나는 다음 세대가 교회와 교회의 사역에 연결되려면 반드시 온라인 사역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작용되어야 한다. 저자는 “다음 세대를 생각할 때 온라인 사역은 대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역”이라고 확신한다(25p). 다음 세대 한국 교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케빈 목사는 이 책을 썼다.
그런데 온라인 사역에 대한 커다란 오해가 있다. 케빈 목사가 우려한 것처럼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기 위한 수단, 소셜 미디어 팔로우 수를 늘리기 위해, 기독교 콘텐츠를 만드는 것,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지는 것 등을 사역의 목적으로 오해하는 것이다(27p). 하지만 저자는 “교회의 목적을 실천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의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교회의 목적이 온라인 사역을 통해 성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새들백 교회를 예로 든다. 새들백 교회의 목적은 예배, 친교, 섬김/사역, 성숙/제자화, 전도/선교인데, 이 다섯 가지 목적을 온라인으로 실현하는 것이 곧 온라인 사역의 목적이다. 케빈 목사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예배를 드리도록 돕고, 온라인 소그룹을 통해 친교를 돕고, 온라인 훈련반을 통해 성도의 신앙 성숙을 도우며, 하나님께 받은 은사를 통해 온라인 사역을 감당하고 각자의 삶에서 복음 전하는 자의 사명을 다하게 돕는 것이 새들백 교회 온라인 사역팀의 목적”이라고 밝혔다(29p).
저자는 오늘날 교회가 교회 집중형 모델에서 교회 분산형 모델로 변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건물을 중심으로 모여 말씀을 듣고 교제를 나누기보다는 교인이 있는 곳 중심으로 말씀과 교제를 나누는 것이 미래 사역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소속감은 어떻게 갖게 할까? 소속감은 교회에게 갖게 하기보다 서로에게 갖게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소그룹 안에서 교제와 제자화가 이루어지고 섬김과 봉사는 교회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한다. 전도와 선교 역시 소그룹을 통해 교회와 함께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한국 교회는 규모를 갖추면서 가정 교회 혹은 셀 그룹 등 친밀한 소그룹을 계속 강조해 왔다. 대형 교회에서 쉽게 얻기 힘든 소속감을 소그룹 안에서 갖게 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사역 역시 같은 목적을 갖는다.
제이 킴 목사는 작년 3월 <아날로그 처치>라는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 교회는 더욱더 참 사람과의 만남, 실제 장소에서 대면하는 예배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오프라인 사역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확장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저자 케빈 리 목사는 실제로 온라인 사역이 지역에 교회가 없는 이들, 안전상 교회를 다니지 못하는 이들, 삶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교회를 다니지 못하는 이들, 각종 질병으로 인해 교회를 다니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다니고 있거나 등록한 교회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자를 사역 대상으로 하지 교회를 다니는 이들을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사역 전담 목사와 팀을 구성하여 전략을 잘 세우고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 목사가 설교하고 그 영상을 온라인 포맷에 맞게 편집하고 SNS 등으로 공유하며 온라인 사역 대상을 관리하고 돌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온라인 예배에 적합한 구성 방식을 제안하고, 온라인 소그룹 운영 방식과 온라인 설교와 강의에 부합하는 형식을 설명한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을 효과적으로 만드는지 알려준다. 온라인 사역은 결과물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인데, 저자는 몇 가지 구체적인 항목을 제시하면서 사역을 점검하고 분석할 것을 권장한다. 온라인 사역 전담 팀과 목사가 이런 사역을 감당한다면 오프라인 사역을 충분히 보완하고 확장할 것이다.
톰 레이너는 <코로나 이후 목회>에서 “디지털 세상에서 각 교회가 잘 할 수 있는 몇 가지 영역을 찾고, 그것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세상을 전면 배척하는 것도 답이 아니고, 온라인으로 교회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도 옳지 않다. 케빈 리 목사의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는 현세대와 다음 세대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이 점점 증대되는 방향성에 어떻게 반응하고 준비해야 할지 도전을 준다. 특별히 사용력과 확장성 그리고 접근력이 뛰어난 온라인 사역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복음주의 교회가 함께 힘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TGC나 리고니어, Desiring God, Grace to You 등 이미 온라인 사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끼치고 있는 기관처럼 지역 교회가 자기 성도의 필요를 잘 알고 합당한 가르침을 준비하여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을 시작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자기 백성을 만나주신 사건을 온라인으로 구현할 수는 없다. 삼 년 반 동안 제자들과 함께하며 가르치고 본으로 보여주시며 삶을 공유하신 예수님의 제자화 방식을 디스플레이를 보고 댓글로 느낀 점을 나누는 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성령의 은사로 성도를 인도하고 먹이고 섬기고 돌보는 목사는 온라인으로 그 소명을 잘 담당할 수 있을까? 교회 전체가 기념하도록 명령하신 주의 만찬이나 교회 전체가 가족을 맞이하는 침례 예식을 분산형 모델로 충분히 시행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질문과 도전을 남기면서도 케빈 리 목사는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를 통해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는 세상에서 교회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선포할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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