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성경 전체에 울려 퍼지는 구속의 선물
퍼구약학 시간에 강의하던 교수님은 출애굽기가 있기 때문에 모세 오경이 있다고 했다. 유대인들이 자녀들에게 출애굽의 사건을 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믿음의 조상이 애굽에 들어왔는지를 설명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야곱을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야곱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요셉을 빼놓을 수가 없다. 요셉이 야곱의 가정을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먼저 애굽에 보냈다고 하는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야곱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삭과 아브라함의 믿음의 조상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바벨탑, 노아의 홍수 그리고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 강의를 들으면서 매우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고 받아 드렸다.
출애굽 사건은 구약과 신약의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유월절을 통해서 애굽에서 탈출하게 되었고, 홍해를 건너 광야의 삶을 통해 수 많은 배신과 회개를 통해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요단을 건너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우리 인생과 비교하기도 한다. 유월절을 통한 출애굽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 세상적 가치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의 가치로 전환하는 구원의 사건이다. 홍해를 건넌 사건은 바울이 말한 것과 같이 세례를 받는 사건이다. 광야의 삶은 우리가 구원받은 자로서 삶을 살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순종과 순종의 사이클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인생이다. 그리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입성하는 것은 구원의 완성됨을 통한 하나님 나라에 입성하게 되는 영광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만큼 출애굽은 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고, 출애굽이라고 하는 주제를 통해서 성경을 관통한다는 것은 결국 구속사적인 맥락에서 성경을 이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출애굽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이다. 출애굽은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되게 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출애굽은 수천 년 전에 한 민족이 애굽을 탈출한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도 그리스도인됨의 정체성과 신앙함의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앤드루 윌슨은 성경 전체를 출애굽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윌슨은 노예의 삶에서 자유의 삶으로 벗어난 사건을 이야기한다. 출애굽기 1장에서 여호수아 7장까지의 사건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출애굽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출애굽의 과정, 그리고 광야 생활 속에서 진정한 자유와 은혜를 체험한 후,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땅으로 들어가 가나안을 차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역사적인 출애굽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장에서 앤드루 윌슨은 출애굽의 역사적인 사건은 이미 창세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창세기 3-6장까지의 사건을 출애굽기 1-2장의 사건과 매우 유사한 사건으로 해석을 한다. 그래서 의인들과 사악한 자들의 구분과 사악한 자들에 의해서 의인들이 억압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사건, 다시 말하면 가인이 아벨을 살해하고, 라멕이 한 사람을 죽인 것, 라멕에게 여러 아내가 있다는 것은 세상의 죄악됨을 보여준다. 출애굽 또한 한 아이의 탄생으로 시작되어, 애굽인들에 의해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이 억압과 고난을 당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노아 홍수를 통해서 출애굽의 다양한 사건을 보여준다.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넜듯이 아브라함도 자신의 고향에 있는 유브라테스 강을 건너 가나안으로 향한다. 야곱도 아버지 이삭의 집을 떠나 밧단아람에 이를 때에 티그리스 유브라데스 유역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야곱이 벧엘에서 하나님과 씨름을 했던 장소 또한 강과 연관성이 있다. 모두 출애굽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3장에서 구약의 역사 속에 나타난 출애굽의 되울림을 말한다. 사사 시대와 왕정시대, 그리고 에스라 시대까지 출애굽의 연관성은 계속해서 드러난다. 다윗이 골리앗을 대면한 것은 모세가 바로를 대면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골리앗을 물리친 후, 예루살렘으로 들어올 때, 수 많은 여인들의 노래와 춤이 있었던 것처럼, 바로에게서 탈출한 후,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소고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사울을 피해 광야에서 헤맸던 다윗의 모습과 같이 이스라엘도 광야에서 40년을 방황하게 된다. 다윗의 삶 속에서 출애굽의 메아리를 다시금 들을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참된 예배 가운데로 이끌어가는 한 사람의 선지자임을 발견하게 된다.
4장에서 출애굽의 관점으로 본 성경의 역사는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그 절정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존재한다. 출애굽의 이야기와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놀랍도록 유사한 공통점이 있다. 이방인의 압제와 억압에 의한 남자 아이들의 죽음, 예수님께서 그 죽음의 현장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신 사건은 출애굽을 생각하게 된다.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의 모습은, 홍해를 건넌 사건의 세례를 생각나게 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를 부르신 사건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장로를 세운 것과 동일하다.
변화산에서 예수님께서 별세에 관한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의 현장에 모세, 엘리야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예수님 자신이 유월절 어린 양으로서 출애굽에 대한 온전한 성취를 이루실 것을 보여준다. 광야에서 먹을 것이 없어 고통받는 백성을 향해 만나를 내리셨듯이, 예수님은 오 천명 먹이신 사건은, 곧 광야의 만나를 떠오르게 한다.
시내산에서 율법을 수여한 그 사건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다. 출애굽 후 7주간 지난 뒤 시내산에 도착을 해 율법을 받았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이후 7주가 지난 후 성령은 임하셨다. 그 결과는 하나님의 임재가 임했다는 것이다.
출애굽은 성경을 관통하는 구원의 서정이다. 죄악된 세상 속에서 피조물은 지속적으로 탄식하고 있다. 그 탄식의 소리는 새하늘과 새땅을 향한 구원의 출발점이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탄식하고 부르짖었던 그 사건을 기억나게 한다. 출애굽은 우리의 구원의 이야기이며, 성화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장차 우리에게 임할 영화의 사건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출애굽은 진정한 자유를 향한 피조물의 부르짖음과 그 부르짖음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놀라운 사건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