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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예배로 하나님께 물들다

서중한 | 2019.06.13 13:07
예배로 하나님께 물들다 습관이 영성이다/제임스 K. A. 스미스/박세혁/비아토르/서중한 편집위원

 

오래 전 유명한 교회의 목회자 세미나에 참여했다가 적잖이 실망한 적이 있다. 평신도훈련에 관한 세미나였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소그룹을 효과적으로 인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고, 경건훈련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나 실천은 찾기 어려웠다. 그저 소그룹을 잘 이끌어서 교회를 부흥시키는 것에 초점하고 있었다. 참여한 목회자들은 대형교회의 건물과 명성에 압도당하면서 부푼 꿈을 안고 각자 사역지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 때부터 평신도 훈련에 대한 갈증과 공허함이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 잊었던 그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났고 책은 나의 오랜 질문에 답을 주었다.

 

책의 화두는 사람들은 배우고 아는 대로 살지 않는다데 있다. 이 문제는 오래 전 경건훈련에 힘썼던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알려졌던 바이다. 4-5세기부터 사막으로 들어간 수도사들은 그들의 경건훈련을 통해 인간의 마음과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수도생활을 통해 감정이 통제되지 않으면 지식으로 습득한 경건의 내용들이 한순간에 붕괴되는 것을 그들은 수없이 경험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도 고백록에서 당신께서는 우리를 당신을 향하여 있도록 지으셨기에,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안식할 때까지 쉴 수 없습니다”(23)라고 말한 이유도 맥을 같이 한다.

 

마음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경건은 결국 감정의 변화에 따라 흔들리기 일쑤이고, 오랜 신앙생활에도 불구하고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저자 스미스는 인간에게 있어 이성과 지식보다 마음과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열망을 보다 근원적인 것으로 이해하면서, 제자도가 심중에 자리 잡도록 만드는 핵심을 예배에서 찾는다. 예배를 통해 거룩한 습관이 마음 깊은 곳에 안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책의 골자여서, 책 제목을 예배란 무엇인가라고 붙여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먼저 제자도에 대해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제자도는 우리 마음을 정렬하는 방식,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거기에 주목하는 방식이다(14). 결국 제자도는 앎과 믿음보다 열망과 갈망의 문제인 셈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지성의 제자도를 주장하고, ‘생각을 통해 거룩함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주지주의적사고에(18)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도로 아는 지식은 주민이 아니라 구경꾼의 지식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인이 마을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나는 다르게 배웠기 때문에 다르게 이 마을을 알고 있다”(218). “결국 교육의 핵심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사랑하느냐가 아닐까?”(219). “우리는 무의식, 즉 지배하는 이야기들의 저장소를 잘 돌보아야 한다. 당신이 예배하는 것을 조심하라.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바를 결정하고, 따라서 당신이 만드는 바와 당신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할 것이다”(280). “당신이 사랑하는 바가 곧 당신이다”(276).

 

분명 사람의 모든 지식이 삶의 방식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그것은 더 많이 생각하지 않았거나, 더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해서가 아니고 인간은 그저 생각하는 사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정, 정서, 마음과 같은 것을 반지성주의로 치부해 온 오랜 관습에 젖어 살았다. 그것은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론에 기댄 인간 이해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은 사상을 담는 고정된 그릇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지향하는 역동적 피조물임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인간은 무언가를 갈망하고 원하는 에로스적 피조물이다(25).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하는 무언가가 자신의 정체인 셈이다. 경건도 마찬가지이다. 지성이 아니라 마음이 하나님의 창조적 목적에 맞게 설정되어야 경건한 삶이 가능하다. 의식보다 더 근원적인 성향과 지향이 하나님(텔로스)을 갈망해야 한다. 이런 상태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모방과 실천을 통해 우리 안에 내재되는 2의 천성’(38)을 형성해야 가능하다. 제자도는 정보의 습득(information)이 아니라 재형성(reformation)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리셋(reset)하는 것이다(39).

 

스미스는 우리의 마음을 재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예배에서 찾는다. “예배는 하나님이 우리 마음의 지향을 재조정하시고, 우리 욕망을 재형성하시는 무대다. 예배는 그저 우리가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행하시는 공간이다. 예배는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재훈련하시는 체육관이기에 제자도의 핵심이다”(125). 우리는 예배를 통해 창조 목적에 맞는 존재가 되어가므로 예배의 목적은 창조 명령의 갱신”(140)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예배는 우리의 성품을 형성하고 맘몬 중심의 세상가치에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나님은 반복해서 우리를 하나님의 드라마(예배)로 초대하시고, 우리가 복음의 드라마를 반복하는 동안 우리의 성품을 새롭게 형성하신다(155).

 

스미스는 제자도의 핵심인 예배에 관해 두 가지 형태를 말한다. 첫째, 예배를 우리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향식 예배개념이다. 우리가 예배를 올려 드린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예배를 우리의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향식 예배는 자연히 진실한 마음을 강조하고 위선을 배제하는데 중점을 두게 되어(121), 항상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을 찾게 된다. 진정성을 보여 줄 참신한 예배 형식을 찾다보니 전통 예배보다는 현대식의 구도자예배와 같은 새로운 형식을 찾는다. 더 웅장한 찬양대와 오케스트라, 조명과 무대 장치 등에 막대한 예산과 힘을 쏟아 붓는다. 이런 상향식 예배에서는 예배를 행하는 주된 행위자가 사람이 되기 쉽다(124). 둘째는 위로부터 아래로 이루어지는 하향식 예배다. 칼빈은 성례전이 엄밀히 말해 인간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예배 시간에 우리가 예배하고, 찬양하고, 기도하고, 헌금하고, 말씀을 듣는 것 같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가는 일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예배하도록 이끄신다. 우리가 하나님이 말씀대로 그 분을 예배할 때 하나님은 예배 가운데 일하신다. 하향식 예배에서는 전통적인 예배형식이 구태의연한 반복 행위가 아니라 매 순간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를 예배자로 서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이다. 일주일 내내 자기 자신을 믿으라라고 암묵적으로 가르치는 세속 예전으로부터(155) 우리의 심령을 재조정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시간이다. “예배는 일차적으로 혁신적 창의성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혜로운 수용과 신실한 반복을 위한 공간이다.”(126). “반복은 하나님이 우리 습관을 바로잡으시는 방식이다. 우리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배자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129).

 

스미스는 예배에 대한 시각을 상향식이 아니라 하향식으로 바꾸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자녀들도 기독교 예배 전통에 자랑스럽게 편입될 수 있다. “형성적 청소년 사역에서는 젊은이들이 더 폭넓은 그리스도인의 실천을 성령의 리듬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젊은이들에게 기도와 주목, 분별, 금식, 예배라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훈련을 소개하는 것은 그들에게 은총의 강으로 들어갈 뗏목을 마련해 주는 것과 같다”(239). 오늘날 우리들은 “‘공교회적기독교 유산이라는 풍성한 보물 곧 수천 년 역사 가운데 성령이 신실하게 교회를 이끌어 오신 과정을 망각하고 무시한다. 대신 우리는 신앙이라는 바퀴를 재 발명하려고 애쓰느라 바퀴가 기우뚱할 때가 많다”(221)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스미스는 제자도의 핵심이 되는 예배를 주일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예배를 확장하여 삶의 방식으로 만든다(180). 그래서 가정이 하나님의 가정(교회 공동체) 안에 자리 잡게 하고, 가족을 교회라는 첫 번째 가정안에 두어서 혈연관계가 상대화되게 한다. 교회는 혈연관계보다 그리스도의 피가 더 우선하는 공동체, 자연적 가정이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는 공동체다(185). 이렇듯 제자도의 중심에 있는 예배는 가정과 다음 세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예전이 된다.

 

스미스는 인간의 지성적 측면을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 일(고후10:5)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동의한다(17). 그런데 그의 요점은 우리가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그 생각에 거룩한 것들을 채워도 그리스도를 닮은 성품으로 저절로 변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나 자신이 아니다. 결국 내가 사랑하고 갈망하는 것, 그래서 내 몸이 저절로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 내 자신이다. 제자도의 지성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고, 듣는 설교에 만족하는 한국교회가 되짚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스미스에게는 우리의 지성뿐 아니라 마음과 감정이 주를 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자도의 최종 지점이다. 그리고 그 지점까지 갈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책 전반을 통해 전개하고 있는 예배.

 

예배를 하향식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도 예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우리 교회들이 성찰해야할 내용이다. 삶의 변화는 전인적인 변화이다. 인간은 죄로 인해 지정의가 모두 오염되었다. 지성의 회복만으로 전인적인 치유를 이룰 수 없다는 점에서 스미스의 논지는 타당하다. 하지만 생각이 달라지지 않으면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미스가 말하는 하향식 예배도 성도들의 이해가 뒷받침될 때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역동적인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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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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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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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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