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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나님의 아름다운 선물, 고난

정현욱 | 2019.06.04 10:15
하나님의 아름다운 선물, 고난 고난/폴 트립/조계광/생명의말씀사/정현욱 편집인

하나님의 아름다운 선물, 고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신장 기능이 65% 이상 망가진 이후, 저자는 이전에 체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삶을 살아야만했다. 여섯 번의 수술을 해야 했고, 이전과 전혀 다른 역경에 봉착해야 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고.

 

누군가는 이것이 믿음 없는 이야기라 말할지 모르나 삶이란 그런 것이다. 모세도 삶을 회상하며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90:10)라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모세는 기도를 멈추지 않고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12)라고 간구한다.

 

삶은 이렇게 허망한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우리에게 주어진 부와 물질, 건강이 한 순간 훅~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오늘이란 하루도, 아니 지금 이 순간 일분일초도 생존할 수 없다. 이것을 아는 것이 지혜다.

 

저자인 폴 트립은 이미 유명한 작기이며, 강사이다. 현재 한글로 번역된 책만 해도 <관계가 주는 기쁨>, <6가지 사랑의 약속>, <지금 누리는 하나님 나라> 등 열권이 넘는다. 인생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 가능하다. 20141019, 몸이 불편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의사를 찾았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완전히 전복되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의 삶이 자신이 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엉망진창이 된 인생이 시작된다. 저자는 엉망진창이 된 삶을 끌어안고 독자들을 하나님의 섭리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

 

고난은 인생에게 무엇인가?

 

물리적인 고난은 인간의 자율성과 자기만족이 헛된 망상임을 일깨운다”(26). 그렇다! 고난이 가장 먼저 우리에게 일깨우는 것은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건강한 젊은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패를 경험하고 삶의 무게를 지고 가야하는 중년이 되면 삶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고난은 일찍 성숙의 세계로 이끈다. 성숙한 인간은 자신을 직면하는 것이다. 자신을 바르게 직면하지 않는 이들은 삶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선물인지 깨닫지 못한다. ‘물리적인 고통은 우리의 삶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달려 있다는 현실’(26)을 알려 준다. 우리가 갖는 자율성, 고난 앞에서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저자는 몸의 연약함으로 인해 이전에 보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주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이라 여겼던 것이 단지 나의 욕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난은 타인의 아픔을 공유한다. 타인의 약함을 무능과 게으름으로 비판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제 그들처럼 연약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한다. 그것은 낯설고 무력해 보이는 자신과의 싸움을 동반한다.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도 필요하지만 타인의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고난을 당해보지 않으면 우리가 얼마나 성경을 편협하게 보았는지 알지 못한다. 고난은 곧 하나님의 징계와 저주라는 획일적 공식을 많은 사람들이 대입한다. 심지어 고난을 당하는 자신까지도.

 

저자는 그릇된 신학의 문제를 짚어 넘어간다. 고난당하는 자신이 먼저 하나님께 징계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하나님께 나아가기를 주저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싫어하시고, 자신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 염려한다. 그뿐 아니다. 고난은 하나님의 존재에 의심의 화살을 날린다. 만약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면 나에게 이런 고통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통은 곧 하나님 없음이 된다.

 

고난이 오래가면 감사보다 불평이 늘어나고, 하나님께 헌신해야할 이유를 점점 찾기 힘들어진다(171). 고난이 깊어갈 때 삶의 이유뿐 아니라 도덕적 상태도 무너지기 십상이다.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면 깊은 절망감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고난의 시기는 또 다른 영적전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려움에 압도당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초라해 보이고, 우리를 넘어 멀리 계시고, 무능하며,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있는 것처럼 보인다(84).

 

타인의 시선은 고통에 더 큰 무게를 더한다. 제자들은 길을 걸으면 날 때부터 소경된 이를 보며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의 죄 때문에 저렇게 되었는가. 부모의 죄 때문인가. 아니면 자신의 죄 때문인가. 주님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선언하시고,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기 위하여’(9:3)라고 말씀하신다.

 

이천 년이 흐른 지금도 사람들은 타인들이 고통을 안아주기보다 죄 때문이라고 정죄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아브라함, 모세, 이사야,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 위의 관점에서 본다는 그들은 하나님의 저주 받은 자들이고 하나님의 채찍을 맞는 이들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된 인생들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꺼이 그들을 사용하셨고, 그들의 연약함과 무능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셨다. 이것이 우리가 고난을 대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분은 단 한 가지 고난이 아니라 모든 고난을 다 겪으셨고, 인생의 한 시기뿐 아니라 사는 내내 고난의 길을 걸어가셨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가 괴로워하며 부르짖는 고통을 너무나 잘 아신다. 태어날 때부터 죽으실 때까지 모든 고난을 몸소 겪으셨기 때문이다”(60).

 

그렇다. 주님은 우리의 고난과 아픔을 아신다. 하나님이신 그 분은 친히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나 덤덤히 신음하는 인간의 삶의 자리에 앉으셨다. 고난을 당할 때 우리는 종종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평안하다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말일까? 저자는 전혀 그러지 못했다’(64)고 고백한다. 몸의 아픔은 마음의 고통으로 확장된다. 몸의 싸움은 곧 마음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고난에 깊이 관여하신다’(65)는 것이다.

 

고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1. 고난은 누구에게나 있다.

 

고난을 살아가야하는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고난이 이상하거나 놀라운 경험이 아니라’(185)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있다. 고난을 당하면 나 외의 모든 사람은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다. 그러나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면 그들에게도 아픔과 고통이 있다. 고난은 평범한 것이며,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성경을 읽으면 고난을 쉽게 발견한다. 성경은 고통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이 인간의 실존으로 표현한다.

 

성경은 인간의 현실적 고통을 다룬다. 질병, 강간, 연약함, 살인, 부패한 정권, 인종차별, 기근, 가정 폭력, 불의, 전쟁, 고문, 배신, 가난, 죽음 따위를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현실의 고통으로 묘사한다”(59).

 

가장 먼저 할 일은 고난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난은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인식할 때 고난을 긍정적으로 해설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2. 고난에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고난의 시기에 주의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고난을 너무 크게 보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눈에 가까이 옮겨오면 모든 것을 가리고 만다. 이처럼 고난에 너무 깊이 몰두하면 고난이 우리의 생각과 삶을 지배하고 압도해 버린다. 결국 하나님이 왜소해지고,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고난이 너무도 크게 보여서 마음의 눈을 지배하고 생각을 통제하게 되면 주님의 위대하심과 능력이 왜소해 보인다. 하나님이 너무 위대해 보여서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나님의 놀라운 영광과 경이로운 능력과 임재의 위로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관점과 생각이 눈앞의 어려움에 묶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두려움이 엄습하게 된다”(83).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고난 가운데 있다면 고난에 몰입하지 않아야 한다. 고난의 이유와 고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고난이 자신의 생각과 삶을 좀 먹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말이다.

 

3. 하나님의 도우심을 묵상하라.

 

고난에 몰입하지 않으려고 다른 무엇을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블레이즈 파스칼은 인간들이 최종 심판을 잊기 위해 현재의 쓸모없는 쾌락에 몰두한다고 했다. 우리는 종종 고난을 잊기 위해 세속적인 쾌락을 추구할 수도 있다. 이건 굉장히 어리석고 위험한 일이다. 폴 트립은 말한다. 고난의 시기에 하나님을 기억하고 묵상하라고 조언한다.

 

망각과 그로 인해 두려움을 물리치려면 조용히 앉아서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우리를 인도하시고, 보호하시고, 보살피시고, 은혜와 긍휼을 베풀어 주셨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86).

 

정말 맞는 말이 아닌가? 우리의 생각은 빈잔과 같다. 마음과 생각에 하나님을 가득 채울 때 다른 것이 채우지 못하는 법이다. 시편 기자는 주야로 율법(토라)을 묵상할 때 큰 기쁨이 있다고 고백한다.

 

4.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라.

 

믿음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믿음까지도 하나님의 선물’(2:8)이다. 그러나 믿음은 사용되어야할 수단이기도 한다.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우리가 믿어야할 대상은 우리의 아버지이시며,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시다. 성경은 고난 받는 이들에게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떡을 달라는 자에게 돌을 주지 않으신다.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며, 성령을 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나아’(4:16)가라고 권면한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그분이 우리를 대적하지 않고 오히려 위하신다는 사실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려 주셨다. 그분은 히브리서에서도 자신을 우리의 옹호자라고 내세우셨다. 하나님이 십자가 위해서 우리의 죗값을 남김없이 감당하셨기 때문에 가장 암울한 갈등이나 가장 힘든 시련 중에도 우리는 심판이 아닌 긍휼을 얻을 수 있다”(149).

 

5. 믿음이 지체들에게 도움을 구하라.

 

하나님은 홀로 부르시지 않고 함께부르신다. 고난을 당할 때 우리는 소외당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더욱 움츠려들고 소심해진다. 그런 한 가지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 있다. 하나님은 성도를 공동체로 부르셨다. 십자가의 은혜로 모든 신자들은 교회를 이루고 지체가 된다. 성경은 끊임없이 서로 사랑하라’ ‘서로 도우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힘들다면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을 주는 것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은혜의 사람들이 은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게 하심으로써 보이지 않는 은혜를 보이게 만드신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분의 얼굴과 손과 목소리가 되고, 그분의 사랑과 신실하심과 임재를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증거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만 맡겨 놓지 않으시고, 공동체를 통해 풍성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축복하셨다.”(259)

 

나가면서

 

고난 없는 인생은 없다. 그러나 고난은 삶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마음을 완악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고난은 통해 나의 것이라고 여겼던 수많은 것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것들은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는 고난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통제하려 한다. 그러나 고난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지혜라고 말한다. 사람은 원래 의존적이고 종속적인 존재로 창조되었다’(219). 그것은 인간의 무능성과 연약함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참으로 고난은 인간이 의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전령’(258)임에 분명하다.

 

고난이 깊다는 말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철저히 무능한 존재로 떨어질 때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신다. 우리는 내일을 계획하고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간은 불투명하고 모호하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우리가 절망해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내일이 아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 하나님은 고난 속에 있는 지체를 위해 교회라는 믿음의 공동체를 예비하셨고, 섭리를 통해 선한 열매를 맺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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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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